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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4.08.12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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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5907237

영화 대부 2의 시작점은 대부 비토 '돈' 콜레오네의 사망 이후 조직의 수장이 된 마이클이 네바다로 거점을 옮기고 여기서 아들 앤서니의 첫 영성체 축하 파티 장면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는 전편의 시작이 마이클의 여동생 코니의 결혼식 파티로부터 시작되는 것과 비슷한 전개지요. 대부 3편 역시 나이든 마이클이 자선활동을 통해 '성 세바스찬 훈장'을 교황으로부터 수여받아 이를 축하하는 파티 장면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대부 2에선 '팻 기어리'라는, 이탈리아 사람들을 무척 싫어하는 네바다 주 연방 상원의원이 마이클에게 대놓고 모욕을 가하며 상납하는 뇌물의 양을 늘리라는 지시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제 눈에 띄었던 건, 그의 축사였습니다. 마피아 두목 어린 아들의 첫 영성체 축하 파티에서 축사를 한다는 것 자체도 이때 마피아들이 얼마나 세력이 강고했는가를 보여주지만, 이들이 벌였던 범죄 집단과 정치인의 유착이란 것이 얼마나 노골적으로 진행됐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놓고 조롱이라도 하듯, 기어리 상원의원은 축사에서 앤서니의 이름을 호명하며 '앤서니 '바이토' 콜레온'이라고 발음합니다. 앤서니의 미들네임은 Vito 는 '비토'로 발음해야 맞지요. 그런데 이걸 일부러 그런 듯 '바이토'로 발음합니다. 이건 피아노를 파이아노라고 부른다던지, 피자를 파이자라고 부르는 것 같은 실수 혹은 엿먹이기죠. 내가 너랑 사업은 하지만 절대로 존중은 안 한다. 나는 너를 경멸한다. 이런 걸 드러내놓고 보여주는 거랄까요.

마이클은 이런 기어리의 독특한 성적 취향을 이용해 그에게 몰래 약을 먹이고 그와 상대하던 매춘부를 기어리가 죽인 듯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이를 빌미로 그의 약점을 잡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정치를 보면 대부 영화가 자꾸 떠 오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검찰독재 세력의 음모는 자기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본질은 마피아와 같지만, 그 방식은 마피아보다도 훨씬 덜 세련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도 안 되는 인사들, 특히 그 자리에 절대로 가서는 안 되는 인사들을 갖다 박아 놓고 이를 공식화하려는 것이나, 말도 안 되는 죄목을 씌워 정적을 제거하려 하는 것이나, 그냥 막가파 식이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건, 국민의 힘 소속 의원들조차 권익위 소속 국장의 자살 사건이라던지, 이진숙의 방통위원장 임명이라던지 하는 일들에 반발하고 있는 이들이 분명히 있다는 이야길 듣고 나서였습니다. 저 당에 지금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적지 않은 이들이 윤석열 정권의 폭주에 대해 속으로 반발하는 이들이 많은 겁니다. 그러나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속에서만 부글부글 할 수 없는 이유들이 있겠지요.

마치 팻 기어리가 마피아에게 약점을 잡혔던 것처럼, 저들 의원 나리들도 검찰 캐비닛에 약점을 잡혀 있다는 것이 이렇게 더 강하게 의심이 가는 것은, 이 정도까지 왔는데도 탄핵이나 정권 퇴진에 대해 이야기를 못 하고 있는 한심한 의원 나리들의 모습 때문입니다. 영화 속의 팻 기어리 상원의원은 어떤 음모를 뒤집어 써서 그렇다지만, 우리 나라 의원님들의 대부분은 실제로 드러나면 쪽팔릴 죄들을 너무 많이 지어서 이 무도한 정권에 대놓고 반발도 못 하는 거 아닙니까.

아무튼 최근의 '마약 게이트'를 보며, 이 정권이 진짜 마피아와 더 닮아가는 거 같다...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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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씨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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