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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이상만
EastSideStory
2024.09.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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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6382369

그날 아침, 집에서 푹 쉬고 있는데 회사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야, TV좀 켜봐.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비행기가 부딪혀가지고 무너졌어." 이 아저씨가 과음을 하셨나? 이게 무슨 소리야? 그래서 졸린 눈으로 TV를 켜는 순간, 저는 숨이 멎을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비행기가 날아와 부딪히는 장면, 그리고 건물의 붕괴 장면은 그때까지 봤던 어떤 SF영화보다 더 충격적이었고, 건물이 무너져 내리며 만들어진 구름같은 먼지와 파편, 사람들의 경악성은 더더욱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충격의 9.11 테러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날의 진실이 아직 다 밝혀졌는가에 대해 저는 23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해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9.11은 여러가지로 의미와 상징성이 강한 사건이었고 아직도 많은 의문점이 남아 있는 사건입니다. 왜 그날 북미항공사령부 NORAD는 비행기의 항적 이탈을 감지하고도 격추하지 않았는가부터 시작해 이 사건을 추적하던 사람들이 왜 그렇게 의문사를 당해야 했는가 등등. 그렇지만 분명한 건, 이걸 통해서 미국은 아프간전이라는 새로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명분을 얻었고, 그 덕에 조지 부시 주니어 정부와 결탁하고 있었던 군산복합체만 노가 났지요. 대신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의 위상도, 그리고 미국의 세계에 대한 영향력도 이 시점으로 상당히 꺾였고, 미국에서는 제대로 된 정치가 실종됐습니다.

그때부터 발호한 이른바 신보수주의는 배타적으로 흘렀으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신참이민자들에 대한 반감과 이들에 대한 착취를 '보다' 정당화시키는 방향으로 나갔습니다. 이른바 '애국법'이라는 게 만들어지고, 그동안 자유로웠던 미국 공항은 보안과 검색을 이유로 소수계 인종들, 특히 아랍계나 남미계들에게 참 불편한 곳이 됐습니다. 이들은 남들이 잘 받지 않는 검문검색을 받아야 했고, 특히 히잡을 착용한 여성들에겐 엄청나게 불쾌한 경험을 남기는 곳이 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 무너지면서, 정치는 더욱 저질화되고 희화화됐습니다. 사실 이들이 이런 상황을 만회할 기회는 있었지요. 만일 민주당이 버니 샌더스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하고 그가 대통령이 됐더라면 꽤 멋진 일이 있었을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역사엔 가정이란 게 없지요. 트럼프라는 희대의 또라이가 대통령이 되면서 미국의 정치는 그 핵심 정신이 실종된 정치가 되어 버리고 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바이든과의 대결에서 패배한 트럼프는 지지자들로 하여금 의회를 침탈하게 만들어 버리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짓을 하며 자기의 권력을 지키려 했습니다.

그러나 어제 해리스와의 토론에서 트럼프는 말 그대로 철저하게 발렸습니다. 바이든이 갖고 있었던 온갖 부정적인 이미지를 트럼프가 흡수해 버렸다는 사실이 새삼 확인됐지요. 게다가 트럼프는 가짜 통계와 거짓된 예를 들었는데, 이는 같은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도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반응을 받았습니다. 그가 서 있던 토대가 오로지 극렬한 극우 지지자들 뿐임을 확인하게 되었다고 할까요.

대부분의 언론에서도 해리스의 토론 승리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니긴 할 겁니다. 첫 여성 대통령이자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유색인종 대통령으로서, 그가 어떤 지도력을 발휘하게 될 지는 솔직히 저에겐 아직도 미지수이긴 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약진이 9.11 로 더욱 확실히 망가졌던 미국이 조금이라도 정상적인 길로 가게 될 것을 저는 그냥 기도할 뿐입니다. 적어도 그녀는 제 한 표는 확실히 확보했습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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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12 08:38
    베스트

    한국 입장에서는 트럼프를 응원합니다.

  • 고양이네마리 작성자
    2024.09.12 12:57
    베스트
    @내가사는이유

    트럼프는 바로 우리를 벗겨먹으려 들 겁니다. 북미수교라... 트럼프 개인의 욕망 때문에 가능할지도 모르지요. 그렇지만 지금 거제항에 미군 군함들이 수리를 위해 들어오는 이런 상황에선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우리에겐 큰 이익도, 큰 불이익도 없을 거라는 짐작은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윤석열이 그때까지 대통령이라면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우리에겐 불이익만 있겠지요. 

오버씨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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