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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of July 2024, some of the top-selling beers in the United States include:

 

  • Modelo Especial: The top-selling beer in the US, surpassing Bud Light after a collaboration with Dylan Mulvaney sparked controver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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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chelob Ultra: The second highest-selling beer in the US by dollar sa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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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rona Extra: A top-selling beer in the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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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ors Light: A top-selling beer in the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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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ller Lite: A top-selling beer in the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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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udweiser: A top-selling beer in the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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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usch Light: A top-selling beer in the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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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tural Light: A top-selling beer in the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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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ineken Original: A top-selling beer in the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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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ording to Statista, Bud Light is the most popular beer brand in the US, with 33% of respondents liking it.

 

In the first quarter of 2024, Anheuser-Busch InBev reported a 9.1% decline in revenue from US sales. The company said the decline was primarily due to a volume decline of Bud Light.

 

올해 상반기 미국 내 맥주 판매량에 대한 재밌는 뉴스가 나왔더군요. 이 맥주의 나라에서 맥주 판매량의 변화는 나름 트렌드의 변화는 물론 미국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작은 창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은 진정 맥주의 나라입니다. 유럽에서 처음 지금의 미국 땅으로 건너 온 청교도들이 배를 대기도 어려운 플리머스에 상륙한 건, 물은 물론 그들이 싣고 왔던 맥주가 떨어졌기 때문이었다고 하지요. 그리고 미국 독립의 아버지 중 한 명으로 일컬어지며 워싱턴의 뒤를 이어 미국의 제 2대 대통령이 된 존 애덤스와 6촌 관계인 새뮤얼 애덤스도 맥주 양조장을 갖고 있었지요.

여기에 맥주라고 하면 자기들이 최고라고 자부심이 쩔 독일인들이 1849년부터 대량으로 이민오기 시작하며 특히 밀과 보리가 풍성하게 자라는 중부지방, 특히 위스컨신이나 아이오와 등에 정착하면서 대형 맥주공장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미국 최대 대량생산 맥주 중 하나인 밀러 역시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독일계가 세운 것이고, 아예 '미국의 맥주'로까지 불리우는 버드와이저도 프로이센 헤센 출신 독일인 아돌프 부쉬가 만든 겁니다. 이 사람은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보헤미아를 여행하다가 이곳의 행정구역상 우리나라의 도 단위에 해당할 부트바이스 Budweis 주에서 마셨던 맥주에 깊은 인상을 받고 여기서 이름과 맥주 스타일을 따와 미국에서 이 맥주를 만들어 팔았다고 하지요.

풍성한 곡물의 생산량 덕이랄까, 미국 맥주는 원래 맥주에 들어가야 할 보리가 들어가지 않거나 약간만 들어가고 아예 쌀과 옥수수로 만든 것들도 대량생산됩니다. 버드와이저나 밀러 역시 그런 맥주이고, 부드럽게 술도 아닌것처럼 들어갔다가 과음하면 제대로 숙취를 보여주는 술자리의 끝판왕이 되어 주기도 하죠.

원래 독주 문화가 넘쳤던 미국에서 아돌프 부쉬의 맥주는 처음엔 환영받지 못했으나, 이 맥주의 장래성을 알아 본 애버하드 앤하우저라는 사업가가 아돌프 부쉬와 손을 잡고 만들어 낸 맥주가 버드와이저입니다. 그리고 이 맥주는 곧 미국을 상징하는 맥주가 되지요. 제 소싯적에 한국에 들어왔던 버드와이저는 당시 광고 문구에서 "비치우드 숙성의 깨끗한 맛!" 어쩌구를 강조했던 것이 기억나는데, 처음 마셨을 때 뭐 이리 밍밍해 했던 기억도 나네요.

아무튼, 코카콜라와 말보로 담배와 더불어 미국의 상징이 된 이 버드와이저가 요즘 망신을 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멕시코 산 맥주인 모델로 에스뻬시알에 밀려 판매량 2위를 기록하더니, 올해 들어서는 자사 브랜드인 미켈롭 울트라에까지 밀려 3위로 내려앉은 겁니다.

90년대 라이트 맥주의 붐이 인 이후, 가볍게 마시기에 좋은 맥주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오던 버드라이트의 위상 추락엔 몇 가지 이유가 있긴 합니다. 일단 마케팅에서의 판단미스랄까요.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자 2023년 4월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딜런 멀베이니와 협업한 SNS 광고에 대해 미국 주류의 보수층이 반발, 버드라이트에 대한 보이콧 운동이 일어났고, 이때 판매량 순위가 1위에서 2위로 떨어졌습니다. 이 사건이 어느 정도의 파장을 불러일으켰는가 하면, 앤하우저 부시 인베브의 CEO가 사과 성명을 게시하고 마케팅 부서장인 알리사 하이너샤이드와 대니얼 블레이크가 휴직 처분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이것은 이 회사의 사내 내분까지 불러일으켰고, 이 상황은 진보와 보수 모두 버드라이트에 대해 반감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델로는 갑자기 뜨는 맥주가 됐습니다. 일단 버드와이저 류의 부가물 맥주보다는 훨씬 진한 맛을 내는 것도 신세대 맥주 소비자층에게 호응을 받았지만, 미국 내 히스패닉계 인구가 크게 늘어난 것도 성장세에 도움이 됐습니다. 게다가 미국 내 신세대들은 이미 '파티에는 코로나'라는 식으로 멕시코 맥주에 대한 거부감 같은 게 없었습니다. 한참 에일 붐이 일었을 때 진한 맥주를 마시며 부가물 맥주는 싸구려라는 인식을 갖게 된 대중은 유럽 맥주처럼 무거우면서도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 멕시코 맥주를 마음에 들어 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가 올해 2월 딜런 멀베니와의 협업을 두고 "엄청난 실수"라고 지적한 후,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앤하우저 부시 인베브를 "구원받을 가치가 있는 위대한 미국 브랜드"라고 옹호한 것도 역효과를 불러왔습니다. 버드와이저가 미국에서 생산되는 미국의 맥주이긴 하지만, 현재 AB InBev 사는 벨기에 국적의 다국적 기업이 됐고, 트럼프는 술을 마시지 않는데다 그가 AB InBev 에 5백만 달러의 투자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트럼프와 이 회사가 버드라이트 판매량 회복을 위해 모종의 거래를 했다는 의혹까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앤하우저 부시가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될 사실 - 벨기에 국적의 다국적 기업이라는 - 이 드러남으로서 비난만 더 사게 된 것이지요.

맥주 판매량을 갖고 정치의 향방을 논한다는 것은 논거의 비약이 될 수도 있지만, 다음과 같은 추론은 가능합니다. 히스패닉계 맥주가 미국에서 크게 성장한 만큼 히스패닉의 투표도 이번 미국 대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소수계의 선택이 어느정도 미국의 선거를 좌우지할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분명히 가질 수 있게 됐다는 것. 그리고 과거 버니 샌더스가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하자 이에 반발한 버니 지지층이 트럼프 지지표로 대거 이동했지만, 이번엔 그런 일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도 이번 미국 대선엔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겁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맥주 브랜드 Top 10 중에서 멕시코 브랜드가 두 개나 된다는 것도 특기할 만한 일입니다. 네덜란드 산인 하이네켄도 미국에서는 재미있는 마케팅을 통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것 같긴 하지요? 나머지는 쿠어스 라이트와 밀러 라이트를 빼고는 모두 아직도 AB InBev의 맥주들이 차지하고 있긴 합니다. 아무튼 이 맥주 판매 전쟁은 지금 미국 내의 진보와 보수간의 갈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고, 소수계의 약진 또한 보여주기에 재미있게 관전하고 있습니다. 아, 저는 개인적으로 모델로 에스뻬시알을 무척 좋아합니다. 캔이나 병보다는 멕시코 식당의 깐띠나에 가서 생맥주로 마시는 게 저한테는 제일 맛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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