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한다고 바빠서 잇싸 안 들어간지 거의 1년 넘은 것 같은데 오랜만에 왔습니다.

안 좋은 일을 겪고 말이죠...

어제 27일 17시 25분 경 저는 중고거래사이트로 중고 스마트폰을 알아보다가 번개장터에서 갤럭시 z폴드 5를 75만원에 파는 글을 봤습니다. 시세보다 훨씬 싸고 안전거래 말고 바로 계좌 입금 유도해서 의심했습니다만, 동일한 기기를 80에 파는 다른 판매자 글을 보고 시세가 대충 80만원 대 인줄 알고 의심을 덜었습니다. 

80에 파는 판매자에게도 번개톡으로 연락해 사진 좀 더 찍어서 보내달라고 부탁했으나 답변만 있고 사진이 계속 안 올라와 결국 처음 75에 판매하는 판매자에게 구매의사를 밝히고 연락했습니다.

직접 송금하고 GS편의점택배 영수증과 송장번호, 택배상자 사진을 받았습니다.(제품 사진은 안 나왔습니다.) 이때까진 문제가 없었는데 문제는 자정 쯤에 발생했습니다.

23시 50분 쯤 갑자기 번개장터에서 제가 거래한 판매자가 운영자에 의해 제재되었다고 경고 알림을 받았습니다. 즉시 사기조회사이트 더치트로 조회해봤는데 전화번호론 신고 건수가 없었는데 계좌번호로 조회해 보니 이미 3건의 신고건수가 있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송금을 토스로 했는데 낯선 사람한테 송금 주의하라는 알림베너가 떴지, 사기 의심 계좌 알림이  뜨지 않았습니다.

이후 판매자한테 전화, 보이스톡을 걸었으나 전원 끄고 잠수타서 저는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중고거래 많이 해보고, 직거래나 택배거래 등등 안전거래나 계좌송금도 했으나 한 번도 사기를 당한적이 없어서 너무 안일했습니다.

이번주 토, 일요일에 직장 당직이라, 저는 아침에 출근해, 제가 사기꾼에게 보낸 송금내역확인증과 문자, 카톡 내역들 그리고 번개장터에서 제재받고 차단 당한 사기꾼 아이디와 채팅방도 캡쳐본을 출력하고 직장 상사분들께 사기 당했다는 걸 말씀드리고 경찰서에 갔습니다.

그러나 주말이라 당직자 1명 빼고 민원과나 다른 직원은 출근안해서 내일 다시 오라고 소득없이 끝났습니다. 안 그래도 계속 더치트로 조회하니 피해사례가 더 증가했습니다. 보니까 명의도 여러개고 계좌번호, 전화번호도 여러 개를 사용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더치트로 조회된 피해사례들을 보니 진짜 다양했습니다.

중고차 사기 500만원, 게임기 20만원, 아코디언 300만원,

아파트 월주차권 40만원, 필리핀 페소화 등등 아무래도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사기꾼 집단인것 같습니다. 그것도 하루만에 벌써 4,5번 사기를 쳤고 그걸 눈 뜨고 지켜볼 수 밖에 없어 마치 무정부상태인 것 같았습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글을 올리니, 주말에만 대포폰, 선불폰, 대포계좌로 배째라듯이 사기치는 놈들이 많다고 그렇더군요. 주말에는 경찰도 쉬고 금융기관도 쉬니 계좌정지도 안돼서, 주말에만 활동하는 사기꾼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주말에는 중고거래를 하지말라는 조언들도 있었습니다.

여러 사기 후기들을 보니 대부분의 100만원 미만의 거래들은 소액사기로 분류되어, 잡혀도 대부분 돈을 제대로 못 돌려받거나 소송해도 소송비용이 더 나오거나 혹은 시간이 2,3달이 기본이고 몇 년 지나도 범인 못 잡은 사례들도 많아 대부분 포기하라는 후기가 많았습니다.

물론 간간이 돈 돌려받은 사례들도 있어 저도 내일 고소장 작성해서 경찰서로 갈 계획입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lg폰이 거의 4년이 넘었고 사후지원도 끝나서 급하게 바꾸고 싶었는데 봉변을 당했네요.

앞으로는 번거롭더라도 직거래 아니면 안 하거나 아예 중고거래를 가급적 안 할 생각도 들더군요. 

직장상사 2분 빼곤 가족들에게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니 너무 막막하고 속상합니다. 번개장터에서도 문의를 넣어 다행히 빨리 제재되었는데 왜 경찰이 주말에 쉬는지 이해가 안됐습니다. (심지어 저도 격주로 주말에도 정상 출근하는데 말이죠.)

그나마 다행인건, 제가 토스앱으로 계좌송금을 했는데,

토스에선 중고 거래 사기로 송금한 것에 대해 딱 1번 만 최대 50만원까지 보상해 준다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래서 토스에 문의넣어서 인정되면 50만원까진 보상 받을 것 같습니다. 다만 75만원 제 돈 전체를 잃는다는 게 정말 PTSD가 심해서 주말 내내 일이 잡히지 않고 의욕이나 식욕도 없었습니다.

안그래도 직장에서 갑자기 일도 많아지고, 전임자들이 해야 할 일들의 수십년치를 제가 다 해야할 상황이라 정말 막막합니다.

취업을 해서 백수 때보단 삶이 풍족했으나, 이렇게 한꺼번에 제 인생이 무너지는 느낌이라 슬픕니다. 다들 중고거래 하실때 피해 안 당하시길 바랍니다. 

직장에서 상사분과 점심을 같이 먹을 때 , 인생 공부했다 생각하고 너무 상심하지 말라고 하시고 그냥 비싸더라도 대리점 가서 새 거 사라고 조언하셨습니다. 8년 동안 중고거래하면서 나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제가 쉽게 한순간에 사기 당할줄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