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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https://www.youtube.com/watch?v=SmAsZwBRKmM

 

모처럼 챙겨먹는 비번 날,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동네를 돌아다니며 평소에 필요했던 것들을 사러 다니다가 잠깐 도서관에 들어왔습니다. 오래 된 서스펜더(멜빵)의 물림쇠가 고장나 아예 괜찮은 거 하나를 사자 싶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마음에 드는 건 인터넷 상의 사진만으로 존재하는데, 물건을 보고서 사야만 안심이 되는 꼰대 마인드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모양입니다. 아,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애썼지만, 저는 제 꼰대 마인드를 이렇게 확인하고야 맙니다.

먹던 약도 떨어져서 병원에 들러 약을 픽업하고 나오는데 카톡이 뜹니다. 한국은 새벽일텐데, 벗님께서 보내주신 카톡을 받고 이런 저런 상념에 잠깁니다.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피격 침몰된 오클라호마 호 안에 갇혀 숨진 장병들 중 390명의 신원이 밝혀지고, 그 유해가 전몰장병 묘역으로 옮겨져 안장되고 훈장이 추증됐다는 그런 이야기를 담은 유튜브 링크를 제게 보내 주었는데, 가슴이 괜히 먹먹해지고 눈물이 흐릅니다. 벗님의 코멘트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서 닿았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미국의 이런 면 만큼은 우리가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미국의 '연방 결속력'은 바로 이런 데서 생성되고, 이 느슨한 나라가 제대로 설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면 때문이란 걸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요즘처럼 미국 안에서도 분열이 심화되고 그 분열을 이용하는 정치가들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링컨이 그 엄청난 전쟁을 치르며 피로 지켜낸 연방이 지속되는 것은 미국이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어떤 예우를 하고 있는가를 보면 이해가 되는 것입니다.

"국가의 무한책임... 여기서 한 글자만 빼면 무책임이 됩니다." 벗님의 코멘트는 가슴을 찌릅니다. 여기서 천안함을, 그리고 세월호를, 이태원을 떠올립니다. 국가가 국민들에게 져야 할 책임은 무한대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명이 다시금 떠오릅니다. 비가 와도, 가뭄이 들어도 다 자기 책임인 것 같다고 말한 그런 대통령을 겪어본 우리는 책임지는 것을 무조건 피하려고 하는 자들이 권력을 잡았을 때 어떤 일을 겪었습니까. 지금 윤석열 체제 아래서, 우리는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책임지지 않는 권력이 어떻게 국민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는가를 거의 매일 목도하고 있습니다.

"해병대 채수근 일병 생각이 나네요. 참 비교되는..."이라는 벗님의 코멘트가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합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병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런 지도자를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우리가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나라입니다. 이 나라의 국격에 맞는 지도자, 그런 책임을 질 수 있는 권력, 우리에게 맞갖지 않습니까.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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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20 12:40
    베스트

    뭉클하면서 같이 추모하게 되네요, 유족들도 얼마나 위로가 되겠어요

    아무리 형식이라도 저런 기본이 의식으로  자리잡고 있으면 기꺼이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것이 위대한 일이라 여겨 질텐데..

  • 고양이네마리 작성자
    2024.01.20 23:35
    베스트
    @도대체 글쎄 말이지요. "지키고 싶은 나라"를 만다는 것은 결국 그 국민들에게 그런 마음을 심어준다는 것을 의미할텐데...
오버씨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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