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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이상만
EastSideStory
2024.06.13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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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4609466

캘리포니아만큼은 아니지만, 제가 사는 워싱턴주도 지진 다발 지역으로 들어갑니다. 이른바 불의 고리에 속해 있는 곳이지요. 미국 와서 처음 겪은 지진은 꽤 기억할만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곳도 이른바 '빅 원'이라고 하는 큰 지진이 언젠가는 일어날 거라는 경고가 늘 상존하고 있기도 합니다.

시애틀에서 가까운 큰 산들은 지금은 휴화산 상태이지만, 거의 다 사실은 살아 있는 활화산이라고 봐도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광주의 비극이 있던 그 날, 시애틀에서 세 시간 쯤 떨어진 곳에 있는 마운트 세인트 헬렌스 산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고, 당연히 그때 엄청난 지진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이때의 비극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가 '단테스 픽' 입니다. 늘 상존하는 지진의 위험 때문에 지진 보험을 들어놓는 집들도 많습니다.

아무튼, 인간이 참 별거 아닌 존재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게 지진과 같은 자연 재해입니다. 늘 자연 재해로 인해 많은 인명 피해가 나지만, 지진은 한꺼번에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내는 자연재해이기도 합니다. 그때문에 공포스럽고 두려운 일이지요.

우리나라는 지진의 안전지대라고 여겨져 왔습니다만, 최근 들어 빈발하는 지진들은 우리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여실히 실감시켜 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 역사엔 지진에 관한 기록이 꽤 많습니다. 삼국 시대의 기록에도 그렇고, 가까이엔 조선 시대의 기록에도 지진에 관한 것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인명피해도 적지 않았음이 기록돼 있지요.

이번에 부안에서 발생한 진도 4.8의 지진은 제가 이곳에서 겪었던 것들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일입니다. 자연적으로도 힘이 응축된 단층대들이 존재하며, 북한의 핵실험이나 우리의 지열발전 같은 인공적 요소로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백두산은 활화산이고, 이게 다시 폭발할 경우에도 지진은 거대 규모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 지진 뉴스를 들으며, 만일 서울에 이런 지진이 일어나면 어떤 사태가 일어날까 상상해 봤습니다.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편리한 지하철 시스템이 구축돼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구축한다고 하지요. 그렇지만, 지진이 발생할 경우 공동화된 지하로 지상의 구조물들이 무너져내릴 수 있는 위험은 언제나 상존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우리네 건축물들 상당수가 내진 설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대규모 붕괴의 위험이 상존한다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우리는 이런 위험을 늘 무시하며 사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하긴 사회가 늘 불평등과 부의 편재로 인한 붕괴상태에 직면해 있고, 당장 내 삶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이런 현재의 상황 속에서 미래에 닥칠지도 모르는 위험 따위를 경계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겠지요.

아무튼 저도 늘 상존하고 있는 지진의 위험 속에서 사는 주제에 뭘 걱정하겠습니까만, 우리 모두 공멸의 상황을 앞두고 나만 살겠다는 생각보단 서로 걱정하면서 사는 것이 더 인간적이긴 하겠지요. 그것이 자연재해든, 아니면 사회적 재해든 간에. 이미 우리에겐 사회적 재해들이 닥쳐와 있고, 우리는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가장 큰 재난의 원인인 윤석열을 빨리 끝장내는 것이야말로 일단 하나라도 위험을 줄이는 길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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