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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이상만
EastSideStory
2024.05.23 12:33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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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4144618

 

그이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5년이나 됐습니까. 시간은 참 속절없이 빠르게도 흐릅니다. 그가 만들려 했던 나라는 아직 우리 옆에 도래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사는 세상이 오려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더 필요할 겁니다. 아직도 우리 옆엔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를 죽음으로 몰아 넣은 검찰 권력은 마침내 권력의 중심을 차지하고 검찰 독재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무능하고 무도한 검찰 출신의 윤석열을 가지 말아야 할 자리에 올려 놓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 댓가를 치르고 있는 중입니다. 어렵게 이뤄 놓은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매일 매일의 경제활동마저도 많은 이들이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나라의 국격은 나락으로 가는 중이고, 이뤄져야 할 정의는 법기술자들의 장난 아래서 진실이 왜곡되는 가운데 함께 틀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그가 더 떠오르는 이유는 최근 채 해병 사건을 지켜보면서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릴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중 하나는 자이툰 부대를 찾은 그를 병사가 뛰어올라 끌어안은 장면, 그리고 그를 안아주며 파안대소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입니다. 그 사진을 떠올릴 때마다 저는 눈물이 흐릅니다. 해외에서 나라의 국격과 개개인의 생명을 걸고 활동하는 병사들을 진정으로 걱정하고 그들과 격의없이 소통했던 대통령이 있을 때, 우리 국방력도 그만큼 강했습니다. 일본의 조사선이 독도를 침탈하자 일본 측량선을 단호하게 격침시키라는 명령을 내릴 수 있었던 대통령이 바로 그였습니다. 또 북한의 2차 연평해전 도발을 통한 NLL 무력화 시도를 막아낸 것도 노무현 대통령 때의 군이었습니다.

부대 열중 쉬어.

그 쉬운 말 한 마디를 까먹어서 못하고 군 인사조차 자신과의 친분을 기준으로 하는 대통령, 그리고 아마 그 부인의 입김으로 보이는 채 해병 사망사고 책임자인 해병 1사단장에 대한 원칙을 벗어난 감싸기, 그리고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는 군 수사관에 대한 탄압... 이 모든 상황들은 지금 우리 군이 만일 전쟁이 난다면 과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헌신할 수 있는 군일까? 하는 의문을 들게 합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고, 용장 아래 용맹한 병사들이 있는 법입니다. 그러나 매번 자기 책임을 회피하고 자기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 넘기는 대통령이 있으니 군도 저 모양인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라면 있을 수 없을 일들이 이렇게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저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더욱 미안해지고, 그가 더욱 그립습니다.

아, 오월은 노무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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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씨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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