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글
인기글
정치인기글
유머게시판
자유게시판
정치/시사
라이프
19이상만
EastSideStory
[작문/소설/대본] 칭찬과 겸손 그리고 정직 4
2022.12.17 21:21
172
6
https://itssa.co.kr/1838264

라 로슈푸코(La Rochefoucauld)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로슈푸코에 대해 말하자면, 속류적으로 도통한 심리학자라고 볼 수 있다)...겸손이란 탈을 쓸 때만큼 멋지게 사람을 속일 때가 없다. 겸손한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서 칭찬받는 일을 거부하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좀더 직접적이고 강렬한 칭찬을 받고 싶은 욕망에 지나지 않는다. 찬사를 거부하는 것은 다시 한번 칭찬을 받고자 하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우린 교만하고 정직하지 못 했기에, 누군 양심이 깨끗해 못 견뎌 자살하고 누군 뻔뻔한 데도 잘만 살아가는 게 세상사다. 이것이 다수의 인생이란 게 아이러니다. 죽음을 부끄럽게 만드는 건 우리의 비겁함이요, 죽음을 두렵게 만드는 건 뻔뻔함이다. 살아있다는 그 이유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우린 교만하고 정직하지 않기가 이를 데 없다. 

 

최고의 겸손은 정직함에 기인한다. 최고의 겸손이 왜 정직함일까? 왜냐하면 정직함은 위선이 결부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가장된 겸손은 기만이나 다를 바 아니다. 우리가 착각하는 것 중에 자신을 그저 낮추는 것이 겸손으로 취급받고 미덕처럼 찬양받는데, 남의 선의를 빼앗는 친절이나 가장된 겸손만큼 위선적인 것은 없다.

 

솔직함에 기반한 정직성이 왜 겸손인가, 하는 의문에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정직함이 어떤 형태이든, 정직 그 자체는 상대방에 대한 최고의 배려이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릇된 인식과 판단을 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때때로 남한테 잘 보이기 위한 그릇된 칭찬과 겸손이 위험한 지경에까지 이르는 것은 이러한 데서 연유한다. 사기당하지 않으려면 감언이설을 잘 가려서 들어야 한다.

 

그럼에도 인간사나 세상사는 듣기 좋은 칭찬과 보기 좋은 겸손에는 흐뭇해 하지만(역설적으로 전도된 칭찬과 겸손은 아첨일 수밖에 없다. 왜냐면 속마음은 전혀 그렇지 아닐 수도 있기에), 듣기 싫고 보기 싫은 정직함에는 왜 그토록 불편하고 외면하는가? 그것은 상대방의 정직함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최상의 정책이 정직이란 격언도 있지만, 솔직히 이런 격언도 가릴 때가 있는 게 세상사의 이치다.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칭찬(친절)과 겸손, 그리고 정직이 상충되지 않을 때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댓글 4

댓글쓰기
  • csedu
    2022.12.17 21:24
    베스트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 csedu
    2022.12.17 21:36
    베스트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 2022.12.17 21:42
    베스트

    동의 합니다

    최동석소장님의 성취예측모형에서도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정직성실이 나쁘면 

    공적역량은 마이너스가 된다고 했죠 ㅎ

  • 2022.12.18 00:11
    베스트

    맞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