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일기를 훔쳐본 것은
어릴적 친어머니를 잃고, 새어머니와
살던 나의 친척 언니가
우리는 왜 엄마가 없냐고, 몇년만에
찾아온 외삼촌에게 서러움을 토해내던
내용을 담은 것이었고.
또 어느 해에는 다른 친척 언니가
누구 오빠를 사랑한다며
절절한 순애보를 기록한
고딩이의 일상과 일탈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것이었고.
또 어느 해에는 이번에는 또 다른 언니의
아들 하나 낳으려고, 위로 딸 넷이나 낳은
가난한 집에서 없는 살림에 딸들 공부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언니들은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그런 실업학교에
가야했던 설움이 담긴 일기였다.
아아, 나는 왜 들판의 떨어진 고깃조각을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도 아닌데
자꾸만 내 손 끝에 남의 일기가 잡히는 것이며.
정작 나 자신은 초등 2학년때,
우리 엄마랑 아빠는 이혼하는데
나는 엄마 아빠 다 선택하지 않고
동생이랑만 살 거라고 눈물의 일기를
적어서 부부싸움 끝에 화해만 남았던
어느 젊은 부부를 화들짝 놀라고 민망하게
만들었던 전력이 있는 위인인 것이다.
그런 인간이 이제 돈까지 주고 남의 일기를
사서 본다😎 또라이가 분명하다.
근데 이 작가도 나만큼이나 이상하다.
돈 걱정하면서 결국에는 지른다, 자꾸 지른다.
가정도 있는 사람이 자꾸 이러니까.. 그래도 내가 낫지 싶다가
그래도 이 사람은 나름 책 잘팔리는데? 생각하네
에라이, 썅. 망한 것은 나구나 싶어서
오늘밤에도 나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내 일기를 적으러 간다.
댓글 10
댓글쓰기쉼표만 봐도 가슴설레는.
남의 일기는 쫌 그런 맛이 있지예? 표지부터 들썩들썩이라예! 특히 사춘기 일기는👍🏼👍🏼👍🏼
저는 남해 독일마을 맥주집이 생각나요~🤭
다꾸 시간~
신상스티커 나왔는데예!!!! 구하기 진짜 어려워예ㅠㅠ 우리 동네만 이러나...😭
이거 나도 도전해볼게여
이거랑 세계여행 시리즈도 나왔어예!!
저 인물스티커 다른 것고 구하면 삐삐쳐드리께예^^
밀감님 지가 안그래도 밀감님 생각나서 밀감님
검색했그등예~ 근데 반갑게도 글 올리셨네요
나도 울언니 일기 엄청 읽었는데~ 일기제목이
(빵차생각)엄청 많았어요
옛날에 언니들이 일기를 참 많이 남겼어예, 요즘 같던 시절도 아니라 설움도 많았을텐데 그걸 일기로 풀었나싶기도 하고예
그시절엔 편지도 많이쓰고 일기도 많이쓰고
라디오도 많이듣고 그랬던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