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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2.09.06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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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65397

그 날, 우린 마들렌의  ☕잔을 두드린 게 아니라 🍷잔을 기울였다. 허당이라고 불리운 사내는 '오월'이라는 유명한 커피숍 옆 벤치에서 동동주를 마신 게 아니라 막걸리를 마셨다...나는 명주배롱에서 쓴 에스프레소를 한 잔 했다...오월은 적산가옥을 개조한 커피숍이었다. 허당과 나는 '오월동주(사기)' 같은 사이였고, 때때로 알콜에 취해 하루를 적셨지만 자전거 타기로 협력한 나날이었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이렇게 말했다..."과거는 풍화하여 잊혀져 버리고 마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의 세계에 침전하여 사소한 감각적 경험을 계기로 되살아나고, 예술은 그러한 초시간적 감각을 고정시킴으로써 영원에 접촉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 집착하는 알콜홀릭의 사내는 살아 생전 그의 엄니가 했던 말을 내 귀가 닳도록 강조하며 말했다..."호길아! 짜장면은 원앙루에서 먹어라"...그래서 그날 밤, 알콜홀릭의 사내에게 이끌려 원앙루에서 짜장면을 먹었지만, 그는 엄니가 사기를 쳤다면서 투덜거렸다. 그리고 강릉 시내를 가로질러 오다가 '스완네집'이라는 카페를 보았다. 스완네집 카페 쪽으로 명주배롱, 오월, 봉봉방앗간(홍상수의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의 배경으로 나왔던 카페)이 골목을 따라 위치하고 있었다.

 

FB_IMG_1662411972233.jpg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스완네 집 쪽으로')..."우리 과거도 마찬가지다. 지나가 버린 과거를 되살리려는 노력은 헛된 일이며, 모든 지성의 노력도 불필요하다. 과거는 우리 지성의 영역 밖에, 그 힘이 미치지 않는 곳에, 우리가 전혀 생각도 해 보지 못한 어떤 물질적 대상 안에(또는 그 대상이 우리에게 주는 감각 안에) 숨어 있다. 이러한 대상을 우리가 죽기 전에 만나거나 만나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우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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