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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2.11.30 20:01
228
4
https://itssa.co.kr/1629510

누구나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기 마련이다. 하고 싶은 일은 뭐라고 할까...자신이 좋아서 경제력에 구애받지 않고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것.

 

해야만 하는 일은 뭐라고 할까...해야만 하는 일이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수입이 보장되어 경제적 안정도 도모되기에 금상첨화이다. 하지만 대부분 일정 정도의 경제적 여유를 갖기 위하거나, 생활(먹고 살기 위해)을 영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되어진 것(직업)이 해야만 하는 일일 거다.

 

그렇다면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서 당신이 고민한다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본인은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처럼 해야만 하는 일은 주로 배제한 채, 소극(수동)적 저항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해왔던 게 아닌가 싶다. 필경사 바틀비는 그 대가로 부랑자로 구치소에 수감되고, 거기서 생을 마감했다.

 

문득 맑스의 장밋빛 비전(어느 누구도 한 가지만의 배타적인 활동영역을 갖지 않고 각자가 원하는 어떤 분야에서나 스스로를 도야시킬 수 있는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사회가 전반적인 생산을 조절하기 때문에 사냥꾼, 어부, 양치기, 혹은 비판가가 되지 않고서도 내가 마음먹은 대로 오늘은 이것을, 내일은 저것을, 곧 아침에는 사냥을, 오후에는 낚시를, 저녁에는 목축을, 밤에는 비판을 할 수 있게 된다. - 독일 이데올로기 - 에서)이 머리 속을 맴돈다.

 

경쟁만이 유일한 미덕으로 치부되고 있는 현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진정 자율공동체(코뮌)는 꽃피울 수 없을까?

 

그런 면에서, 랭보의 전언은 내게 많은 위안을 가져다줬다..."나는 모든 직업을 무서워한다. 선생과 노동자는 모두 타성에 젖은 농부(밥그릇)이다. 펜을 쥔 손은 쟁기를 쥔 손이나 마찬가지이다. - 손, 손을 위한 세기 - 난 결코 내 손을 갖지 않으리라. 후에는 비굴(비겁)함이 지나치게 심해진다. 거지의 정직성은 나를 화나게 한다. 죄인들은 환관처럼 기분 나쁘다. 나, 나는 완전하다.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다."

 

랭보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작의적인 악덕은 모든 행태에 대한 무죄와 악을 향한 도시 속으로 자신의 몸을 이끌었지만 기꺼이 자기소외를 즐기며, 그 스스로가 자랑스런(?) 유럽 문명 한복판에 태어났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상식적으론 불온하다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아라비아 남단(아덴)으로의 감행은 그 스스로가 경멸해마지 않은 유럽문명에 대한 강렬한 조소이며, 속물적 인간 사회에 대한 반항이며, 그의 투쟁인 것이다. 그것은 그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했던 우리들 자신의 위선(기만)과 혐오를 설명하는 방식이며 실천인 것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선 먼저 삶을 바꿔야 한다'는 랭보의 테제를 여러분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https://youtu.be/XsEUFl6OpRg

 

"I would prefer not to do."...이 문장은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에서 바틀비가 하는 말이다. 이 문장의 번역(해석)을 놓고서, 소설가 함정임은 어느 월간지에 두 번역서의 예를 들며 논지를 전개한다. 창비의 번역(한기욱)은...“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문학동네의 번역(공진호)은...“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함정임은 두 번역을 비교하며, '생각의 각도와 인식의 깊이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안고 있다.', 면서 문학동네의 번역에 손을 든다. 'Prefer' 동사가 '다른 것보다…을 더 선호하다'는 양자택일적 동사라면 문학동네의 번역이 더 좋지만, 아무튼 글쎄다. 난 창비판으로 '필경사 바틀비'를 읽었지만 말이다.

 

두 번역 중에 어느 것이 부정(否定)의 어법이 도드라진 것일까? 아니면, '안 하는 편이 보다 낫겠습니다'는 어떨까? 굳이 선택하라면, '안 하는 편이 보다 낫겠습니다'가 내겐 근사하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조동사 'Shall'을 잘 활용했다. 이를 테면, 'You shall die'는 'I will kill you'를 함의하고 있다.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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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edu
    2022.11.3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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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튀르 작성자
    2022.11.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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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sedu 삼라만상의 인간의 심리를 꿰뚫고 싶다면
    니체의 저작들을 읽어 보시면 좋습니다.

    아울러, 도스토옙스키의 소설들도 좋습니다.
  • 2022.11.3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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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하는 편이 보다 낫겠습니다. 선택!👍

     

    안하는 편이 좀더 낫겠습니다... 는 어떨까요? 😁

  • 2022.11.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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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하지마셔용. 

    전 "우라말에 가깝게 확 끌어당겨 번역하기"를 

    지지합니다. 

  • csedu
    2022.11.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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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튀르 작성자
    2022.11.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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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sedu

    죽은 시인의 사회, 카르페 디엠, 뇌과학, 최적각성수준, 집중력, 퀴블로스의 곡선, 생태적 에빙하우스 망각곡선, 순행동시역행 간섭, 유동적 지능, 추리, 유추, 추론, 추정, 추즉, 연역, 귀납, 경험주의 학습, 절체적 지능, 시스템 사고, 평생학습...어캐 위 문장 중에 명사(개념어)들이 반이 넘는 수준이니 그 개념을 살펴 이해하자면, 난해한 것은 둘째치고 곧바로 연결이 안 되어 심난합니다...ㅠㅠ

  • csedu
    2022.11.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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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edu
    2022.11.3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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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edu
    2022.11.30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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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edu
    2022.11.30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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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edu
    2022.11.3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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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30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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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sedu 제 2의 사춘기.. ㅠㅠ
    위험한 시기군요.
  • csedu
    2022.11.3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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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30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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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sedu 허엌...
    무서운 말씀은 그만 하시지요. ㅋㅋㅋㅋㅋ
    어릴 때부터 독서가 취미였지만 마흔 직전부터 많이 읽는 편이라 찔린다구요.. ㅋㅋㅋㅋ
  • csedu
    2022.12.0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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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0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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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sedu 그게 그리 쉬이 찾아지면 세상은 성인 천지일겁니다.
    그저 노력할 뿐이지요. 그 노력을 지속하는 것만으로도 벅찹니다. ㅠㅠ
  • csedu
    2022.12.0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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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01 01:04
    베스트
    @csedu 인간인 이상 육체와 정신의 분리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이지요. 데카르트 문제가 아닌 프로이트 문제로 보았을 때 억압된 정신이 신체의 부조화를 일으키게 되니까요.
    다만 그 분리가 너무 극명할 때 사회의 용인 정도에 따라 병리학적 개념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육체와 정신의 분리 정도를 정상 혹은 비정상으로 나누는 것은 그 사회의 포용력 문제에 달려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차별금지법이 필요한 이유는 사회적 포용력을 최대한 빨리 끌어올리기 위한 필요악인 것 같습니다.
    오늘 너무 즐거운 밤시간이었습니다. 푹 주무시고 내일도 공부에 매진하시기 바랍니다.
    csedu님의 공부글을 보며 좋은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 2022.11.30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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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돈 벌고 싶은데 현실과 이상에서 고민이 많습니다 ㅠㅠ

  • 2022.11.3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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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크스의 코뮌은 현대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급속한 기술 발전과 의식주의 공산품화로 자급자족의 코뮌은

    현대적인 기술 문명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가능하며,

    2세대까지 생각한다면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급자족하는 생산적 코뮌이 아닌 감정적 코뮌이 그나마 대안으로 가능할 것 같습니다.

    마을 공동체의 복원이 감정적 코뮌이라고 생각합니다.

     

    모 팟캐스트에서 사람들이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은 '외로워서' 라고 하던데

    윤석열에게 표를 던지신 어르신들을 보니 일정부분 이해가 됩니다.

    선거철이 되면 경로당에 집기나 TV가 바뀐다고 하더군요.

    보수당에서 찾아와서 그때만이라도 얘기들어주고 경로당 살림을 바꿔준다구요.

    민주당을 지지하는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요.

    논리적으로 '이런 면은 이렇고 저런 면은 저래서 1번을 찍어야 한다' 라고 주장하거나

    '어르신들은 투표권을 제한해야한다' 라고 하면서 오히려 그들을 홀대하지는 않았을까요.

    태극기 집회를 나가시는 어르신들의 얘기는 집회에 나가면 술도 주고 노래도 부르고 신난답니다.

    게다가 용돈도 챙겨드리구요.

    그러다 보니 어르신들이 '감정적인' 부채로 국민의 힘 당을 찍을 수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여기서 문제는 '감정적인'입니다. 

    흔히 하는 말로 정치는 공학이고 투표는 감정이다 라고 합니다.

    감정이 움직이지 않으면 투표하는 상대는 움직이지 않는거죠.

     

    우리는 같은 동네에 아니 같은 아파트에 아니 같은 건물에 사시는 어르신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요.

    그 어르신들이 계속 외로우시면 그분들은 높은 확률로 보수당을 지지할 겁니다.

    그렇다고 당장 내일부터 경로당에 쳐들어가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저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식사는 하셨느냐, 날 추운데 조심하시라'

    그렇게 한두마디 더 하는 것으로 시작했으면 합니다.

     

    감정적 코뮌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어르신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마을 공동체는 어르신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젊은 사람들만 모여서 만든 마을 공동체는 서로의 이기심이나 질투로

    와해되기 쉽지만 어르신들이 함께 하시면  갈등을 현명하게 중재하실 수 있고

    세대 간 지혜 전달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급속한 기술 발달로 어르신들의 지식은 고루한 것이 되었지만

    지혜와 경험은 기술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마을 공동체에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또한 윗 세대의 지혜와 이야기를 아래 세대에 전달할 의무 또한 지닌 것이겠지요.

    그렇게 윗세대에서 우리 세대로 아래 세대로 공동체 의식이 내려올 때

    그나마 감정적 코뮌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 모 팟캐스트라고 썼지만 아무래도 출처는 밝혀야 할 것 같습니다.

    홍보는 아니니 오해마시길 바랍니다.

    XSFM의 '요즘은 팟캐스트시대'입니다.

     

  • 이지튀르 작성자
    2022.11.3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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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YDADDY 좋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고견의 글 좀 많이 남겨주시길.ㅎ
  • 2022.11.30 22:07
    베스트
    @이지튀르 고견이라니.. 과찬이 지나치면 놀림입니다. ^^;;;;
    전에 정치철학책에서 파리코뮌에 대해 울컥했던 것과
    팟캐스트 방송에 나온 것을 정리한 것 뿐입니다.
    오히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소재를 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 이지튀르 작성자
    2022.11.3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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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YDADDY

    랭보가 파리코뮌에 기대를 품고서 파리에 입셩했지만
    노동자들의 썩어빠진 행태들을 보고서 실망을 품고서
    파리코뮌이 실패할 것이라고 예감하며 뒤돌아 섰던 아픔이 있었죠.

    이런 게 파리코뮌적 이상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겠죠.
    어느 나라 어느 곳에서나 반복되는 실상이기에 말입니다.

  • 2022.11.30 22:19
    베스트
    @이지튀르 어쩌면 마르크스의 유토피아는 영원히 이뤄질 수 없을지 몰라도..
    그 유토피아를 이루려는 노력이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여 이 댓글 읽으시는 분들 중 오해하실 분들이 있을까 우려되어 말씀드립니다.
    저는 극좌파도 아니고 주사파도 아닙니다. ㅋㅋㅋㅋㅋ
  • csedu
    2022.11.3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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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30 22:15
    베스트
    @csedu 좀 황당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1940년대, 50년대, 60년대의 이야기는 이제 책으로만 존재하고 살아있는 경험의 이야기는 사라져갑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의 이야기도 결국 책의 몇 줄로 남을 것이 아쉬워서 그럽니다.
  • csedu
    2022.11.30 22:19
    베스트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 2022.11.30 22:22
    베스트
    @csedu 다행히 수정해주셔서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인강이면.. 유료겠죠? ㅠㅠ
    혹시 그 인강에 인용된 서적이라든지 참고자료를 알려주시면 저도 좀더 심도 있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csedu
    2022.11.30 22:25
    베스트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 2022.11.30 22:38
    베스트
    @csedu 경기도.. ㅠㅠ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