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지 않고 살아남아

제법 유명한 사람이 된다면,

이 구절은 꼭 들어가야 한다. 

'이 인간은 평소에 돈 욕심이 없고, 돈에 초월하여 모래알갱이 흩어지듯 손에 들어오는족족 돈은 흘러내려 흔적을 감췄다.'

그러나, 뽀는 무엇인가? 뽀는 나의 친구요, 나의 기쁨이요, 나의 빛이요, 소금이고 설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뽀가 없다. 

이쯤에서 종주먹을 휘두른다,

잇싸지기 전잇민보편잇뽀 지급하라✊ 지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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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길게 오래도록 마음에 남은 사람. 

엄마, 아빠. 라고 쓰면 안된다는 건 너도알고 나도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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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 사람은 대학시절, 친구와 같은 학회 사람이었는데

성격이 조금 어렵다고 불편하다고들 그랬는데

그 애는 나만 보면 잘 웃고 인사도 잘 하고, 키도 크고 잘 생겨서. 도무지 나는 그 애가 처음부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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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만나면 무엇을 했나? 그냥 걸었지, 마냥 걸었지. 그래도 좋았다. 아빠! 담배 피지 마라고 마라고 그렇게 아빠랑은 투닥거렸으면서 어느 초여름날 저녁. 

그 애가 피던 그 담배는 하나도 거슬리지 않고 마냥 좋기만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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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러던 그랬던 어느날. 그때, 우리는 또 할 일 없이 그렇게 걷다가 저녁 무렵. 햇살은 점점 내려앉는 초등학교 운동장 한켠에서 그렇게 가만히 눈을 감고. 보드라운 입술로 서투른 인사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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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도무지 해답을 찾지 못하던 그 애는 한번씩 훌쩍 사라지던 시절. 그립다는 나의 문자에, 냉큼 걸려오는 전화. 친구들과 있던 나는 쑥스러워 얼굴만 상기된채 받지 못하고. 니가 남긴 음성을 가만히 몇번이나 들었을까, 나도 보고싶다는 말. 눈 쌓이는 소리 들리냐고. 이 소리 들려주고 싶었다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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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렇게 만나고 걷고, 서투른 진심들은 어색해서 때때로 아프고. 서운하고. 사랑할때는 이쁘고, 미울때는 쌍놈의 새끼가 정신이 있나, 없나 학생놈이 무슨 과일 안주냐며 혀를 끌끌차게 만들던.

나의 예쁘고 아름답던 니가 얼른 떠오르지 않은 까닭이

서운해서 괜히 맥주 한 캔을 따고. 

엄마가 씨씨티비처럼 꽂아두고 간 미스김 라일락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이제는 아빠가 되어있으려나. 니가 사는 그 집은 판교일까? 동탄일까?

나는 여전히 너와 걷던 그 길을 걷지만 니 생각은 나지 않는다.

잘 살아라, 나의 한 시절. 가장 귀했던 사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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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참, 뽀가 뭔지. 뽀 안들어오면 대머리공원에서 뭔 일이나도 날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