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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4.05.0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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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3837398

굳이 기자회견을 다 들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과는 이미 나와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던 것이기에. 이걸 보도한 언론사들의 기사에 달린 댓글만 봤습니다. 그게 훨씬 재밌더군요. 민주진영은 말할 것도 없고, 원래 윤을 지지하던 이들조차 모두 이젠 이거 치워버리고 시작해야겠다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주 초엔 과연 지지율이 얼마나 떨어져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굳이 그 인간 얼굴 보기 싫어 읽어본 몇 개의 기사만으로도 많은 것이 짐작됩니다. 특검은 받기 싫다, 그리고 모든 건 다 전 정권 탓이다. 뭐 대략 이런 톤인데, 지난번 총선 결과를 봐 놓고도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지? 하고 궁금해 하다가 윤석열이란 인간을 우리가 너무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사람을 심리학 수업 때 배운 지식들을 활용해 분석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MBTI 같은 건 뭘 의미하는지도 모르는 구세대이긴 하지만, 아무튼 윤석열이란 사람이 가진 특징을 한 단어로 압축하면 '열등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모두 잘 아시다시피 윤은 사법고시도 9수를 했습니다. 영재 스타일은 아니란 이야기죠. 어렸을 때는 대략 공부도 좀 하고 보스 기질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원했던 공부를 했던 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의 성격은 글쎄요, 늘 칭찬에는 목말라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자식을 제대로 인정해주고 북돋아준 게 아니라 늘 고무호스로 대학생때까지도 갈겨댔을 정도로 엄하다못해 폭력적이었고, 피학과 가학이 그에게 내재되기 시작한 건 그 아비로부터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뭐, 남들을 챙겨주는 의리 같은 건 나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을 추앙했던 그의 아비로부터 "남자는 기리(義理)와 닌조(人情)다" 같은 식의 이야긴 듣고 살았을 겁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나름 베풀기도 했던 것 같고. 그러면서 자기는 무려 사법시험 9수를 하는 동안, 동기와 후배들은 이미 법조계에 진출해 자리를 잡았을 것이고, 그 모습을 보면서 자격지심과 열등감을 착착 장착해 나갔을 겁니다.

이러니 사람관계가 사실 정상적이긴 어려웠을 것이고, 술에는 더 의존했을 겁니다. 어쩌면 연애고자였을지도 모릅니다. 남들보다 10년 가까이 늦게 임관한, 대학 동기나 후배들과는 하늘과 땅 차이가 생겨 버린 상황에서 그는 연수원 동기들에겐 일본 조폭의 '아니끼'가 되어 있었겠죠. 나이도 그만큼 많았을테고. 그가 사람을 쓰는 스타일이 이상한 건 바로 이렇게 꼬여버린 시작이 있었을 겁니다.

한가지 중요한 건, 그가 연애고자였을 거란 겁니다. 하긴 나이 많고 임관도 늦은 초임검사라도 검사는 검사니 중매도 꽤 들어왔을 겁니다. 그러나 그는 의외로 숙맥이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누가 중간에서 소개팅을 주선한다거나 중매를 통해 만난 여성들도 그에게 별로 매력을 못 느꼈을 겁니다. 검사라지만 나이 많은 아저씨같은 검사인데 이제 겨우 초임, 생긴건 불독같고 어디 카페 가서 분위기잡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 성 싶고 어디 족발집이나 곱창집 같은 데 가서 소주 같이 마시자고 들이대며 산통을 스스로 깼을 그에게 연애 실패담은 아마 넘쳐나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을 해 봅니다. 여자들도 뭐 저런 재수없는 게 있냐며 다리를 놓아 준 사람들에게 타박 깨나 놓았겠죠. 그리고 이때 더욱 쌓인 열등감은 그에게 일종의 복수심 같은 걸 심어 놓았을지도.

그렇게 장가도 못 간 그에게 한 피의자가 살랑살랑 꼬리를 치며 그에게 '여성적인 매력'을 보여주며 그를 지배하기 시작합니다. 그게 바로 김건희였을 겁니다. 그렇게 마음을 지배당한 윤석열은 김건희와의 결혼을 선택하는데, 그것은 자기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의 발로였을수도 있습니다. 아마 당연히 그 집에선 반대했겠지요. 그 반대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겠지만, 김건희의 복수심도 아울러 키웠을 겁니다. 그리고 그 복수심이란 면에선 김건희도 절대로 남에게 지지 않을 정도였을 겁니다. 그녀가 어떤 정도의 복수심을 지니고 있었는지를 보여준 장면이 있지요. 윤의 아버지 장례식에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었으니.

아무튼 그렇게 열등감과 복수심으로 어우러진 비뚤어진 인성을 가진 채 그는 참 쉽게 권력을 잡았습니다. 그들 둘 다 그렇지만, 윤석열은 '어른'이 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올라갔습니다. 그 자신이 나라를 이끌만한 실력이 없었음을 누가 제일 잘 알았겠습니까? 바로 그 자신이었겠지요. 불안감은 그에게 내재돼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의 불안감을 잘 알고 있던 건 바로 김건희였지요. 물론 그녀 자신도 불안했겠지만, 그녀에겐 천공이 있었고, 지금껏 그 자리까지 그녀를 이끌어 준 여러가지 사기 기술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건 대통령과 영부인이 되어 만인의 앞에서 스팟라이트를 받게 된 상황에선 결국 밑천이 드러나 버렸지만.

"당신은 하늘이 내려준 사람이야." 손바닥에 왕자를 써 주며 김건희가 이렇게 계속해 말하진 않았을까요? 남들이 그의 실정을 지적하면 그는 불같이 화를 내며 그 말을 무시하거나 질책했다고 하지요. 결국 그것들이 모두 사실은 그에게 내재된 불안감이 구체적으로 발현되는 방식이었던 건 아닐까요. 그런 식의 매우 비과학적이며 철저히 주관적인 믿음 속에서 그는 여론과 실제가 다르다는 것을 지난 두 번의 선거-강서 구청장 선거와 총선-를 통해 깨닫게 된 겁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재명이 바로 그보다 강자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굳이 병원에 입원하는 이재명 대표에게 전화를 건 윤석열의 속내엔 이재명이 강자라는 것을 마음속에서 의식하게 된 상황이 존재하는거죠.

아무튼, 그렇게 실력도 없는 것이 다 드러나고 운빨까지 다 빨린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잘못의 인정, 진정성 있는 사과가 아니라 변명으로 일관하는 것 밖엔 없었습니다. 그의 안에 내재한 두려움은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도록 만들었죠. 이는 대한민국 검찰이라는 조직에서 살기 위해 배워 온 그의 기술과 겹쳐진 것이기도 했고, 아무튼 잘못을 인정하면 그것이 바로 유죄로 가는 길임을 인식하고, 남들에게 유죄를 강요해 온 그가 이제 그에게 그 칼날이 겨누어지자 공포는 그의 목을 옥죄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 오늘의 기자회견이죠.

이제 그에게 남은 길은 명확해 보입니다. 그나마 스스로를 지키려면 하야가 탄핵보다는 덜 모양 빠질 건데, 그런 결단을 내릴만한 강단을 윤석열에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건 전 국민이 다 지켜봤고, 그를 지금까지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옆에서 별 희한한 이유를 들며 그를 실드쳐 줬던 조중동조차 이제 칼을 윤석열에게 돌린 상황입니다. 운명의 폭격기가 그의 미래를 향해 급강하하며 폭탄을 떨어뜨리는 그런 상황이 됐네요.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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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0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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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스크랩ㅋㅋㅋ 좀따가 자세히 읽어볼게요 👍 

  • 고양이네마리 작성자
    2024.05.09 14:11
    베스트
    @새벽달빛🌠

    너무 길어서 죄송합니다 ^^;;

  • 2024.05.09 14:32
    베스트
    @고양이네마리

    캬. 아닙니다 술술 읽어내려 갔습니다ㅋㅋㅋ 확실히 요새 스탠스가 좀 바뀐거 같긴합니다. 

  • 2024.05.0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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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어요 ㅋㅋ

  • 고양이네마리 작성자
    2024.05.09 14:11
    베스트
    @데미지

    감사합니다 ^^

  • 2024.05.0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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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열등감과 복수심이 엄청난 말수와 욕설로 나타나는 가 싶기도 하네요

  • 고양이네마리 작성자
    2024.05.0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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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oly건진Jully

    예... 자기가 잘못한 걸 부정하는 모습, 어렸을 적 애비에게 고무호스로 두들겨맞을 때와 본질적으로 다른 건 없을 거구요

  • 2024.05.0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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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롭 ㅋㅋㅋㅋㅋ

  • 고양이네마리 작성자
    2024.05.0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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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작자

    감사합니다 ^^

  • 2024.05.09 15:48
    베스트

    추천 드립니다~ 잘 읽었습니다

  • 고양이네마리 작성자
    2024.05.14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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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극랑

    감사합니다 ^^

  • 2024.05.0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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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정말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고양이네마리 작성자
    2024.05.14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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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시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버씨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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