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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작문/소설/대본] 인류의 위대한 착각
2023.12.29 23:11  (수정 12.29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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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9136811

인간! 한 평생 길어야 백년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에겐 백 년도 짧게만 느껴질 것이다. 반면에 공상과 망상으로 소일하는 이들에겐 이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우리가 발을 디디고 살고 있는 지구의 나이는 45억 내지 46억 년이란다. 현 인류에 가까운 인종이 지구에 출현한 시기는 약 4만 년에 이른다고 한다.

 

사피엔스의 입장에선 그 기나긴 시간을 버텨냈던 지구가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끈질긴 생명력으로 버텨온 인류의 생존력 또한 마찬가지다. 

 

내 못난 목숨도 살아왔던 날들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았으면 하고 바라지만...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조그만 동네 어구에서는 우리의 충복인 양 개짖는 소리 연실 들려오고, 나른함을 더해주던 햇살기운과 조금은 산산하다 못해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던 어느 초겨울 유년 시절!

 

동네를 가로지르던 조그만 개천의 갈대밭에 서식하고 있던 물새의 둥지를 발견한 우리는, 생명의 신기함에 들떠 물새 새끼들을 그들의 보금 자리에서 우리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저마다 한 마리씩 집으로 가져가 기르려고 작당하였다. 

 

하지만 물새 새끼는 우리의 만족과 호기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사흘을 못 살고 그만 죽고 말았다. 그 이후 우리는 깨달았다. 이 지구상에 살아가는 어떤 뭇생명도 자신들에게 맞는 보금자리를 떠나서는 그 어떤 환경 - 설사 그 환경이 그들이 서식 하고 있는 환경보다도 나을 거라는 우리의 생각- 보다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우리의 기준은 우리가 그렇게 느끼고 싶어하는 호기심에 불과하였고, 절대로 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우리는 그 물새새끼의 죽음 앞에서 고귀한 생명을 우리의 호기심과 신기함에 들뜬 욕심으로 죽이고 말았다는 자책과 함께 물새 새끼의 죽음 으로 인해, 어떤 이름모를 공포심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던 것이다. 

 

내가 어떠한 조직에도 적응하기 어려웠던 점은, 나의 내면적인 기질, 심리적인 활동력은 강하나 일상생활에 대한 깊은 염증, 번잡한 생활, 번거로운 일들의 어수선함을 도저히 견뎌내지 못하는 나의 솟구치는 분노 탓이었다!

 

각각의 존재가 유기체로 생존하며 대타관계를 원만하게 이끌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서로 이유없이 죽이고 죽임을 당해야 하는 걸까?

 

생의 기력소진과 함께 갑작스레 들이닥치는 부조리를 느낄 때면 자기가 아닌 타인의 모든 것들이 지옥으로 변하는 시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연민에서 비롯되는 무기력과 권태감의 산물일 것이다.

 

그리고 일련의 그런 의식은 보이지 않는 세상을 동경하거나 그와 반대로 현 세상에 대한 강한 부정과 불만으로부터 비롯되는 자괴감을 동반하는 동시에 행동장애 콤플렉스로 이어진다. 심하면 반사회적이고 긍정보단 부정적인 측면에 생을 걸고 덤비거나, 생을 포기한 자포자기한 인간으로 전락한다.

 

이런 삶은 일종의 생의 무기력을 동반하기 때문에 살아도 살아있다고 하지 못할 지옥 속의 주검을 연상하게 된다.

 

https://youtu.be/MAMKuks7i2c?si=ifk74T-2rVaMHD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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