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스프리입니다.

세계 각 나라의 수도의 어원과 현재 표기명 / 원어명 / 제안 표기명을 작성해보겠습니다.

각 대륙 별로 권역을 구분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아시아: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2) 유럽: 서유럽, 중부유럽, 북유럽, 남유럽, 동유럽
(3) 아프리카: 북아프리카, 서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 동아프리카, 남아프리카
(4) 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카리브, 남아메리카
(5) 오세아니아: 오스트랄라시아, 멜라네시아, 미크로네시아, 폴리네시아

*번외: 미승인국가

이번 글에서는 남아시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표기명 / 원어명 / 제안 표기명입니다.

1) 인도 - 뉴델리 / नई दिल्ली (Naī Dillī) (힌디어), New Delhi (영어) / 나이딜리

뉴델리의 문장. 뉴델리의 깃발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 '뉴델리'는 '새로운 델리'라는 뜻이고, '델리'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습니다.

a) 기원전 50년 경 이 위치에 도시를 세운 왕 '딜루 (Dhillu / Dilu)'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의견
b) 프라크리트 (Prakrit, 기원전 3세기-서기 8세기 사이 인도 아대륙에서 쓰인 인도-아리아계 언어 중 하나) 단어 dhili ('느슨한')에서 유래했는데, 델리의 철 기둥 (Iron pillar of Delhi, 굽타 제국의 찬드라굽타 2세 (Chandragupta II) 시기 세워짐)이 기초가 약해 옮겨야 했기 때문에 델리 주변을 다스렸던 토마르 왕조 시기 이 이름을 사용했다는 의견
c) 오래된 힌디어 표현 dil ('명성')에서 유래한 dilli가 dihli/dehli가 되었다는 의견

델리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조금씩 시가지의 위치가 바뀌면서 건설되었고 현재까지 총 8곳의 도시가 있어왔습니다 (델리의 여덟 도시 (Eight Cities of Delhi)라고 하며, 뉴델리를 제외하고 델리의 일곱 도시 (Seven Cities of Delhi)라고도 합니다.)

a) 랄코트 (लालकोट,  Lal Kot)/킬라 라이 피토라 (किला राय पिथौरा,  Qila Rai Pithora): 라지푸트 계열인 토마르 왕조가 1060년 '랄코트' 라는 요새를 건설하여 수도로 선포하였고, 뒤를 이은 차우한 왕조가 1180년 랄코트를 확장하면서 '킬라 라이 피토라'라는 명칭으로 바꿨습니다.

b) 시리 (सीरी, Siri): 델리 술탄국의 2번째 왕조인 할지 왕조의 술탄 알라 웃 딘 할지 (علاءالدین خِلجی (Alauddin Khalji), 1266?-1316)가 1297년 몽골의 침입을 막기 위해 건설하였습니다.

c) 투글루카바드 (तुग़लक़ाबाद, Tughlaqabad): 델리 술탄국의 3번째 왕조인 투글루크 왕조의 술탄 기야스 알 딘 투글루크 (غیاث الدین تغلق (Ghiyath al-Din Tughluq), ?-1325)가 1321년에 건설했지만, 물 부족으로 인해 얼마 안가 버려졌습니다.

d) 자한파나 (جهان‌پناه (Jahan Panah), '세계의 안식처'): 투글루크 왕조의 술탄 무함마드 빈 투글루크 (محمد بن تغلق (Muhammad bin Tughluq), 1290?-1351)가 1326년에 랄코트와 시리 사이에 건설했습니다.

e) 피로자바드 (फ़िरोज़ाबाद, Firozabad): 투글루크 왕조의 술탄 피루즈 샤 투글루크 (فیروز شاہ تغلق (Firuz Shah Tughluq), 1309-1388)가 1354년에 건설한 도시입니다.

f) 딘파나 (Din Panah) / 셰르가르 (Shergarh): 무굴 제국의 황제 나시르 앗딘 무함마드 (نصیرالدین محمد (Naṣīr al-Dīn Muḥammad, 1508-1556; 통상 왕호인 '후마윤 (همایون (Humāyūn))'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이 1533년에 '딘파나'라는 이름으로 건설했다가, 수르 왕조의 술탄 셰르 샤 수리 (شیر شاہ سوری (Sher Shah Suri), 1472?1486?-1545)가 후마윤을 몰아내고 1540년에 '셰르가르'라는 이름으로 바꿔 건설했습니다. 후마윤은 수르 왕조의 내분을 기회로 삼아 1555년에 이 도시를 수복하여 무굴 제국을 재건합니다.

g) 샤자하나바드 (شاه جهان اباد (Shah Jahanabad)): 무굴 제국의 황제 샤 자한 (شاه جهان‎ (Shah Jahan), 1592-1666)이 1638년에 무굴 제국의 새 수도로 삼기 위해 건설한 도시로, 오늘날의 올드델리 (पुरानी दिल्ली (Purānī Dillī), Old Delhi)입니다.

h) 뉴델리 (New Delhi): 영국령 인도 제국의 황제 조지 5세 (George V, 1865-1936)가 1911년에 델리 더르바르 (Delhi Durbar, '델리의 궁정'; 영국 국왕이 인도 황제위에 즉위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델리에서 치렀던 행사)에 참석하여 인도 제국의 수도를 캘커타 (Calcutta, 오늘날의 콜카타 (কলকাতা (Kolkata)))에서 델리로 이전할 것이라고 선언하여 기존의 올드델리 (샤자하나바드)를 대체할 뉴델리의 초석을 놓았습니다. 실제 건설은 1차 세계 대전 이후 시작되어 1931년에 완료되었습니다.

뉴델리는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에도 인도의 수도로 남아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힌디어 발음에 가까운 표기는 '나이딜리' 이므로, '나이딜리'로 부르는 게 좋을 것입니다.

2) 파키스탄 - 이슬라마바드 / اسلام‌آباد (Islāmābād) (우르두어), Islamabad (영어) / 이슬라마바드

이슬라마바드의 랜드마크 파이잘 모스크 (فیصل مسجد (Faisal Masjid)). 파키스탄에서 가장 큰 모스크이자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큰 모스크입니다. 이슬라마바드의 깃발/문장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 '이슬라마바드'는 파키스탄의 국교인 이슬람 (الإسلام (al-Islām)) + 페르시아어 آباد (-ābād, '장소', '도시')의 합성어로 '이슬람의 도시'라는 뜻입니다.

파키스탄이 1947년 독립한 직후에는 남부의 항구 도시이자 현재까지도 파키스탄의 최대 도시인 카라치 (کراچی (Karāchi))가 임시 수도였습니다.

하지만 카라치는 파키스탄 남쪽 끝에 치우쳐 있었고, 사막 기후인데다가, 항구 도시여서 아라비아 해로부터의 외세 침입에 노출되어 있었으며, 비즈니스 중심지로서 기업들이 정부 사무에 개입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부적합하다고 간주되었습니다.

한편 파키스탄이 독립한 이래 파키스탄군 육군 본부는 북동부의 라왈핀디 (راولپنڈی (Rāwalpinḍī))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치, 기후, 병참, 방어 등의 특성에 중점을 두고 라왈핀디 근처에 새로운 수도를 선택하기 위한 위원회가 구성되었습니다.

이후 1960년부터 1966년까지 이슬라마바드가 건설되었고, 건설되는 동안에는 라왈핀디가 임시 수도로 기능했습니다.

이슬라마바드는 1967년부터 파키스탄의 수도가 되었고, 1981년에는 펀자브 주에서 분리되어 별도 행정구역인 이슬라마바드 수도권 (وفاقی دارالحکومت (Vafāqī Dār-alhakūmat))의 일부가 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3) 방글라데시 - 다카 / ঢাকা (Ḍhākā) (벵골어) / 다카

다카의 랜드마크 랄바그 요새 (লালবাগ কেল্লা (Lālabāga kēllā)). 무굴 제국 아우랑제브 황제 시기 지어지다 미완성으로 남은 건축물입니다. 다카의 깃발/문장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 '다카'의 어원은 확실하지 않지만, 몇 가지 의견이 있습니다.

a) 이 지역에 세나 왕조 (সেন (Sena))의 발랄라 세나 (বল্লাল সেন (Ballāla Sena))가 12세기에 다케쉬와리 (ঢাকেশ্বরী (Ðhakeshshori)) 사원을 건립한 것에서 유래. 다케쉬와리는 힌두교의 여신인 두르가 (दुर्गा (Durgā) - 힘과 전쟁, 보호를 관장하는 여신으로 파르바티 여신 (पार्वती (Pārvatī))과 동일시되기도 함)의 다른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b) 벵골 지역에서 유래한 전통 악기인 ঢাক (Ḍhāka)의 이름에서 유래. 이 악기는 무굴 제국의 장군이었던 이슬람 칸 1세 (Islam Khan I, 1570-1613)가 1610년에 벵골 총독으로 취임했을 때 그의 명령에 따라 연주되었다고 합니다.

c) 이 지역에 한때 흔했던 팔라쉬 나무 (Butea monosperma)의 힌디어 명칭 중 하나인 ढाक (dhaak)에서 유래

d) 프라크리트 (Prakrit, 기원전 3세기-서기 8세기 사이 인도 아대륙에서 쓰인 인도-아리아계 언어 중 하나) 방언 Dhaka Bhasa 또는 Dhakka (모두 '망루'라는 뜻)에서 유래

이 지역은 힌두 계열의 가우다 왕국, 불교 계열의 팔라 제국의 지배를 받았으며, 12세기에 이르러 힌두 계열의 세나 왕조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세나 왕조 이후에는 델리 술탄국이 이 지역을 지배했고, 이후 벵골 술탄국이 이 지역을 지배했습니다.

다카가 벵골 지역의 중심지로 부상한 것은 무굴 제국이 벵골 술탄국을 정복하고 1610년에 '벵골 수바 (সুবাহ বাংলা (Bengal Subah))'라는 행정구역을 만들어 이 지역을 중심지로 삼은 뒤입니다.

당시 이 도시에는 무굴 제국의 황제 자한기르 (جهانگیر (Jahāngīr))의 이름을 따서 '자한기르나가르 (জাহাঙ্গীরনগর, (Jahangirnogor), '자한기르의 도시')'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무굴 제국이 약해지면서 벵골 지역에는 여러 군벌들이 난립하여 무굴 제국으로부터 사실상 독립하였고, 서양 열강들이 벵골에 진출하여 침략의 전초 기지를 세우기에 이릅니다.

서양 열강 중 영국의 동인도 회사는 벵골 일대의 군벌들을 제압하고 벵골 일대를 중심으로 인도 아대륙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1858년부터는 인도 제국이 선포되어 영국 국왕이 인도 황제를 겸하게 됩니다.

인도 제국이 1947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구 인도 제국의 벵골 주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나눠 가졌습니다.

이때 다카가 속한 동벵골 지역은 파키스탄의 동벵골 주 (পূর্ব বাংলা (Purbô Bangla))가 되고, 다카는 동벵골 주의 주도가 되었습니다.

이후 1955년에는 동벵골이 동파키스탄 (পূর্ব পাকিস্তান (Pūrba pākistān))으로 개칭되었고, 종교 외에 인종, 언어, 생활 양식이 모두 달랐던 서파키스탄과 갈등이 벌어져 방글라데시 독립 전쟁이 발발합니다.

다카는 방글라데시 독립 전쟁 이후 1971년에 수립된 방글라데시 인민 공화국의 수도가 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4) 스리랑카 - 스리자야와르데네푸라코테 / ශ්‍රී ජයවර්ධනපුර කෝට්ටේ (Śrī jayawardhanapura kōṭṭē) (싱할라어), ஶ்ரீ ஜெயவர்த்தனபுர கோட்டை (Śrī jeyavarttaṉapura kōṭṭai) (타밀어), Sri Jayawardenepura Kotte (영어) / 슈리자야와르데네푸라코테

스리자야와르데네푸라코테의 문장. 스리자야와르데네푸라코테의 깃발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 '스리자야와르데네푸라코테'는 싱할라어 ජයවර්ධනපුර (jayawardhanapura, '초월적 승리의 도시') + 타밀어 கோட்டே (Kōṭṭē, '요새')에 싱할라어 존칭 ශ්‍රී (Srī)가 붙은 형태로, '초월적 승리의 거룩한 요새 도시' 정도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싱할라 계통의 감폴라 왕국의 귀족 가문인 알라가코나라 가문 (අලගක්කෝනාර (Alagakkōnāra))에서 남인도 지역에서의 침략을 막기 위한 요새를 지으면서 '코테'라는 이름을 가지게 됩니다.

감폴라 왕국은 1411년에 명나라의 정화 (鄭和, 1371-1434)의 원정대와 알력을 빚어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이때 정화의 원정대가 승리하여 감폴라 국왕 위자야바후 6세 (ගම්පොල VI විජයබාහු (Gampola VI Vijayabāhu) ,?-1411)가 폐위되어 명나라로 압송됩니다.

이 전쟁에서 정화 함대의 편에 섰던 감폴라 왕국의 왕족 파라크라마바후 6세 (කෝට්ටේ VI වන පරාක්‍රමබාහු (Kōṭṭē VI Vana Parākramabāhu), ?-1467)는 1412년에 코테를 수도로 하여 코테 왕국을 개창합니다.

코테는 파라크라마바후 6세의 아들 사푸말 쿠마라야 (සපුමල් කුමාරයා (Sapumal Kumārayā), ?-1477)가 1450년에 타밀 계통의 자프나 왕국을 공략한 뒤에는 코테는 '스리자야와르데네푸라' 라는 별명을 얻게 됩니다.

코테 왕국은 16세기 초에 들어 중남부의 시타와카 왕국과 대립하였는데, 이 와중에 포르투갈이 개입합니다.

포르투갈-코테 연합군은 시타와카 왕국에게 승리하기도 했지만 1559년에 시타와카 왕국에게 결정적인 패배를 당합니다.

결국 코테 왕국의 다르마팔라 왕 (ධර්මපාල (Dharmapāla), 1541-1597)은 수도 코테를 버리고 포르투갈의 거점 콜롬보 (කොළඹ (Koḷam̆ba))로 이동하여 포르투갈의 보호를 받게 되며, 1597년에 서거한 뒤 영토를 포르투갈 국왕에게 넘겨 포르투갈령 실론이 성립합니다.

코테는 스리랑카가 영국의 식민지가 된 19세기에 이르러서야 다시금 개발되기 시작했지만, 이때도 콜롬보가 스리랑카의 중심지였습니다.

스리랑카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스리랑카 정부는 이 도시를 행정 수도로 만들 계획을 수립하고, 1985년을 기점으로 스리랑카의 새로운 수도인 '스리자야와르데네푸라코테'로 선포되어 오늘날에 이릅니다.

5) 아프가니스탄 - 카불 / کابل‎ (Kābol) (다리어 -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용하는 페르시아어), کابل‎ (Kābəl) (파슈토어) / 카볼/카벌

카불의 문장. 카불의 깃발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 '카불'은 이 도시 주변으로 흐르는 '카불 강 (کابل، درياى (Daryā-ye Kābul) (다리어); د کابل درياب (de Kābul Daryāb) (파슈토어))'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이 강의 이름은 산스크리트어 कुभा (Kubhā)에서 유래하는데, 이는 힌두 경전인 리그 베다 (ऋग्वेद (Ṛgveda))에 언급되는 강 이름입니다.

다른 전설에 따르면 이 도시에는 가운데에 섬이 있는 호수가 있었는데, 왕의 명령으로  '밀짚 (페르시아어 کاه (kāh))' 으로 지은 '다리 (페르시아어 پل (pol))' 를 만들면서 kāh + pol이 합쳐져 이러한 지명이 붙었다고도 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Κωφήν (Kōphḗn)으로, 당나라의 승려 현장 (玄奘, 602-664)은 高附 (Kaofu)로 이 도시의 이름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카불은 역사가 매우 오래된 도시로 힌두 경전인 리그 베다에서 언급될 정도이며, 아케메네스 왕조, 헬레니즘 제국, 마우리아 제국, 쿠샨 제국, 사산 왕조, 에프탈 등 다양한 세력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그 뒤 이슬람 제국의 침공으로 이슬람화가 진행되며, 13세기에 이르러 몽골 제국의 침공으로 초토화되었고, 몽골 제국이 쇠퇴한 뒤에는 티무르 제국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이후 카불은 티무르 제국을 계승하고자 했던 자히르 알딘 무함마드 바부르 (ظهیرالدین محمد بابر (Ẓahīr al-Dīn Muḥammad Bābur), 1483-1530; 흔히 '바부르'로 알려져 있습니다.)에게 점령되어 무굴 제국을 건설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굴 제국이 쇠퇴하자 튀르크계 아프샤르 왕조의 나디르 샤 (نادرشاه (Nâder-Šâh), 1688-1747)가 1738년에 카불을 정복하였고, 그는 무굴 제국을 격파하여 무굴 제국의 수도 델리를 약탈하기도 했습니다.

나디르 샤가 죽은 뒤에는 아프샤르 왕조가 분열되었는데, 나디르 샤의 부장이었던 아흐마드 샤 두라니 (احمد شاه دراني (Ahmad Shāh Durrānī), 1720?1722?-1772)가 아프가니스탄을 중심으로 두라니 왕조를 세웁니다.

두라니 왕조는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민족 국가 (파슈툰족 중심)로, 처음에는 칸다하르가 수도였으나 1776년에 카불로 천도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의 수도가 됩니다.

두라니 왕조를 이어 등장한 바라크자이 왕조 (아프가니스탄 아미르국 (1823-1926)으로 건국되었다가 아프가니스탄 왕국 (1926-1973)으로 전환됩니다.)는 영국과 3차례에 걸쳐 전쟁을 치르며 영국의 보호국이 되었다가 1919년에는 완전히 독립합니다.

바라크자이 왕조 시기에 카불의 근대화가 추진되었지만, 1973년에 모하마드 다우드 칸 (محمد داود خان (Mohammad Daoud Khan), 1909-1978)의 쿠데타로 아프가니스탄 공화국이 세워지면서 카불의 고난이 시작됩니다.

카불은 이후 공산 쿠데타, 소련의 침공, 내전, 미국의 침공, 탈레반의 공세에 시달리며 피폐해졌고, 2021년 8월 15일 이래 탈레반이 재건한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의 수도가 되어 오늘날에 이릅니다.

6) 네팔 - 카트만두 / काठमाण्डौँ  (Kāṭhamāḍauṁ) (네팔어) / 카트만두

카트만두의 깃발/문장

--> '카트만두'는 이 도시의 광장에 있는 목조 전각인 카스타만답 (काष्ठमण्डप (Kāṣṭhamaṇḍapa), 산스크리트어로 '목조 전각'을 의미)가 와전된 것에서 유래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이 도시가 위치한 카트만두 계곡은 원래 뱀이 들끓는 크고 넓은 호수였는데, 문수보살 (मञ्जुश्री (Mañjuśrī); 文殊菩薩)이 검으로 이 호수의 물이 빠지게 하여 도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인도-갠지스 평원에서 이주한 리차비 왕조가 이 도시를 만들었는데, 문수보살의 검인 찬드라라하사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고 합니다.

리차비 왕조를 이은 타쿠리 왕조의 구나카마데바 왕 (गुणकामदेव (Gunakamadeva), 재위 949-994)은 앞서 언급했던, 이 도시의 어원이 되는 목조 전각인 카스타만답을 건립하였습니다.

타쿠리 왕조를 이은 말라 왕조 시기에는 무역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카트만두의 많은 고전적인 건축물이 건립되었지만, 여러 부족 국가들이 할거하여 왕조라고 하기보다는 '연맹'의 상태였습니다.

구르카 계열의 프리트비 나라얀 샤 (पृथ्वीनारायण शाह (Pr̥thvīnārāyaṇa śāha), 1723-1775)이 1768년에 네팔의 여러 부족 국가들을 통일하여 네팔 왕국을 세우고, 카트만두를 수도로 삼습니다.

카트만두는 네팔 왕국을 이은 네팔 연방 민주공화국 시기에도 수도가 되어 오늘날에 이릅니다.

7) 부탄 - 팀부  /    (Thimphu) (종카어) / 팀푸

팀부의 문장. 팀부의 깃발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종카어를 입력하면 글자 크기가 너무 작아지는 현상이 생겨 부득이하게 이미지로 삽입했습니다.

--> '팀부'는 이 도시에 있는 사원인 '데첸푸 라캉 (Dechenphu Lhakhang)' 앞에 있는 가라 앉은 돌에서 유래합니다.

현지어로 thim과 phu는 각각 '가라앉다', '날아가다'라는 뜻이 있는데, 전설에 따르면 굴복한 괴물이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그 위에 돌을 얹어 놓았다고 합니다.

이 지역은 1960년까지는 작은 마을로 구성되어 있었고, 당시까지 부탄의 수도는 푸나카 ( (Punakha))였습니다.

왕축 왕조의 3대 국왕 지그메 도르지 왕축 ( (Jigme Dorji Wangchuck), 1928-1972)은 농노제를 폐지하고 토지를 재분배하는 등 많은 개혁을 이뤘고, 행정/입법/사법 개혁을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수도를 푸나카에서 팀부로 옮기기로 결정하였고, 1961년부터 팀부는 부탄의 수도가 되어 오늘날에 이릅니다.

'팀부'도 좋지만, 현지 발음에 가까운 '팀푸'로 표기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8) 몰디브 - 말레 / މާލެ  (Maale) (디베히어) / 말레

말레의 문장. 말레의 깃발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 '말레'는 섬나라인 몰디브의 중심이 되는 말레 섬에 위치하며, 산스크리트어 महा (mahā́, '큰') + आलय (ālay, '집')에서 유래한 표현인 'mahaalay (큰 집)'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이 지역의 전설에 따르면, 이 지역에 처음 정착했던 타밀족 어부들은 바다에서 참치를 잡은 뒤 손질하기 위해 말레 섬 남쪽 끝에 있는 큰 모래톱으로 가곤 했다고 합니다.

참치를 손질하면서 다량의 혈액, 내장이 버려져 모래톱 주변의 물은 거대한 피 웅덩이로 보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코이말라 (ކޮއިމަލާ (Koimalaa))라는 인도 아대륙의 왕자가 북쪽에서 큰 배를 타고 도착했는데, 이 지역 주민들은 그가 모래톱에 정착할 수 있게 허락했고, 중심이 되는 지도자가 없던 그들은 이내 코이말라의 통치를 수용했습니다.

말레 섬에는 궁전 ('큰 집')이 지어졌고, 공식적으로 މާލެ  (Maale) 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중세 모로코의 탐험가 이븐 바투타 (ابن بطوطة (Ibn Battuta), 1304-1369)가 1343년에 이 지역을 방문했을 때는 이 지역을 '마할 (المَحَل (al-Maḥal)'이라는 이름으로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말레는 몰디브를 지배했던 왕조들의 수도였고, 공화정으로 전환된 뒤에도 몰디브의 수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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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 나라의 수도 (1) 동북아시아: https://itssa.co.kr/living/14553544
세계 각 나라의 수도 (2) 동남아시아: https://itssa.co.kr/living/14576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