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저스가 5홈런 경기로 화끈하게 경기를 승리했다. 오늘 선발 라인업에 올라온 타자들을 보면 먼시가 빠져 있더라도 이제는 어느 정도 구색을 잘 갖춘 느낌이 들었다. 1번부터 5번까지 상위 타선은 OPS 0.8 이상을 기록해주고 있고 7~9번타선도 로하스의 OPS가 매우 어색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0.7 이상을 기록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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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6번 타자, 개빈 럭스는 OPS가 0.5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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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의 유망주들을 이전부터 관심있게 지켜본 사람들은 럭스가 올 시즌 기록하고 있는 OPS 0.574, 커리어 OPS 0.690은 매우 어색한 수치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선수는 2018~2019년에 마이너에서 OPS 0.9 이상을 기록해준 장타력 있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홈런도 홈런이지만 3루타 생산이 가능했던 선수였기 때문에 배트에 파워가 있을 것이라고 해서 메이저로 올렸더니 현재 커리어 홈런 수가 19개, 265개의 안타를 치는 동안에 장타 수는 77개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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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몰라도 홈런 숫자가 어이없는건 올해 컵스로 보낸 마이클 부시의 89경기 홈런 수가 10개다. 개빈 럭스의 통산 경기수인 324경기에 대입하면 약 36개의 홈런이 나온다. 물론 2년 풀 시즌을 뛰면서 36개의 홈런? 이것도 마이클 부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수치이긴 하다. 하지만 부시의 올 시즌 OPS는 .783이다. 물론 마이너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폭풍 삼진 적립을 하는 중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출루율 .343을 기록하면서 나름 쓸만한 타자가 되어주고 있다. 게다가 아직 풀타임 첫 시즌이기 때문에 앞으로 발전가능성도 분명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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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럭스는 올 시즌이 햇수로 6년차고 부상당한 해를 제외하더라도 5년차가 되는 선수다. 어마무시한 포텐을 가진 선수라고 평가받으면서 전체 유망주 랭킹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던 선수가 현재 타선의 구멍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 기가 찰 노릇이다. 지난 경기 3안타, 오늘 2안타로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때려냈으니 잘하는 것 아니냐 할 수 있지만 그게 그저 평균으로 회귀하는 작업에 불과했다면 그닥 의미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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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저스는 럭스를 계속 써야 한다. 입에서 욕이 나와도 써야 한다.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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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수의 존재로 인해서 타팀에 넘기거나 포지션 변경을 하는 희생을 감수한 유망주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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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생각나는 선수는 세 명, 마이클 부시와 미겔 바르가스, 그리고 요르빗 비바스다. 뭐, 비바스는 마이너 OPS도 감소추세라 별로라고 하지만 부시와 바르가스는 상황이 다르다. 우선 바르가스는 럭스의 부상을 틈타서 주전 2루수로 낙점받았지만 불의의 엄지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인해서 타격부진을 겪고 마이너로 내려갔다. 다 회복한 현재는 경기 출장 횟수는 적을지라도 높은 OPS를 기록중이다. 하지만 다저스의 외야 라인업은 이미 풀로 차 있는 상태다. 지금 바르가스더러 다시 2루수를 봐라? 이건 선수에게 장난하자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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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는 정말 적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마이너로 내려간 뒤 컵스로 트레이드된 케이스인데 부시의 현재 메이저에서의 활약이 그리 좋지 않다 보이더라도 그게 럭스와 비교해보면 어떨까 싶다. 수비에서 안좋은 모습을 보였다고는 하지만 그건 럭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부시도 럭스처럼 수비훈련을 열심히 시킨다면 2루수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럭스를 써야 하는 다저스는 결국 부시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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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찾아보면 프리드먼이 트레이드 직전에 칭찬을 해줬던 제이콥 아마야도 있다. 물론 본래 유격수 자원이지만 유격수가 뭔가. 결국 2루수로 컨버전이 쉬운 포지션이다. 이 선수가 빠따가 안된다고는 해도 수비로는 가능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현재 수비로 높은 DRS를 기록중인 럭스와 뭐가 다르냐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아마야는 "안 써본 자원" 아닌가. 물론 비바스도 마찬가지다. 럭스가 마이너에서 무쌍을 찍고 와서 메이저에서 비실대고 있는건 예상을 했었겠는가. 한번 써봐야 하지 않나. 물론 아무리 최저연봉이라고는 하지만 인건비다. 100명, 200명을 메이저 최저연봉 주고 쓸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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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올 시즌 전에 마이너에서 트레이 스위니와 노아 밀러를 데려와서 마이너에서 열심히 굴리고 있고, 드래프트도 못받고 마이너 계약으로 들어왔던 오스틴 가티에는 올 시즌 스프링캠프 참가에 현재 트리플A에서 OPS .813을 기록하면서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2루수 자원이 메말라진 상황에서 마이너 뎁스를 채우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럭스 입장에서는 본인의 위치를 위협하는 경쟁자가 마이너에서 크고 있다는 것이 그리 유쾌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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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베츠가 유격수에서 힘듦을 호소하고 있는 마당이라 다저스도 공격이 되는 유격수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다저스가 유격수를 구하는 순간 베츠는 2루수로, 럭스는 벤치로 밀리게 된다. 그런데 워낙 멀티 포지션을 좋아하는 다저스의 성향상 2루 원툴인 럭스를 과연 26인 로스터라는 좁은 명단 안에 집어넣을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다. 멀티포지션 수비와 홈런파워가 있는 키케를 뺄 것인가? 아니면 수비는 내야수 어디에 갖다놔도 팀 내 탑을 찍을 것 같은 로하스를 뺄 것인가? 그렇다고 외야 FA자원이 3명에 좋은 성적을 기록중인 파헤스와 바르가스가 있는 외야에서 뺀다고? 파헤스는 못밀어내고 바르가스밖에 없는데 안타 치면 장타인 바르가스를 뺀다? 바르가스에게 또다시 희생을 하라고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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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스가 살아날 방법은 당장의 OPS를 0.7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장타는 별로 못치더라도 출루율과 장타율을 둘 다 .350 이상으로 맞추던지, 아니면 장타능력이 살아나서 낮은 출루율로도 장타율이 .400 이상으로 올라간다면 가능한 수치다. 하지만 올 시즌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장타율 .300 이상을 기록해 본 적이 없는 럭스가 .400를 찍는다라, 차라리 현재 OPS .734를 찍고 있는 로하스더러 OPS를 유지해달라고 요구하는게 더 쉬울 수 있겠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로하스는 해외 유망주 출신이다. 럭스는 무려 1라운드 픽에 최고 유망주 반열에 올랐었던 선수였다. 현재 럭스가 이렇게 못하는건 물론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는 일어나는 일이라지만 정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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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느낌에 다저스는 럭스에게 잘못 코를 꿰인 것 같다. 그래도 벨린저는 신인왕, MVP에 타격 부진 때에도 수비는 해줬었다. 럭스는 뭘 해줬는가. 그럼에도 벨린저처럼 서비스타임 5년차까지 쓸 생각인가? 내년이 5년차 시즌이다. 다저스의 인내심은 어디까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