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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4.01.12 18:40  (수정 01.1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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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9626698

어슴푸레한 저녁이 다 돼서야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얀 눈송이가 하늘 가득히 흩날렸던 그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는 놀이터와 동네를 가로지르던 실개천을 전전했다.

 

끝내는 불길함을 가득 안고 집에 들어섰을 때, 엄마는 부엌에서 저녁 설거지를 하고 계셨고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안 계셨다. 엄마에게 심한 꾸중을 듣는 와중에 그 현실을 접하고야 말았다.

 

엄마가 챙겨주는 저녁밥을 마지못해 먹는 도중에 옆집 아주머니가 위로 차 오셨고, 엄마와 대화를 나누시는 얘기를 듣자니 물밀듯이 파고드는 슬픔에 몸 둘 바를 몰랐다. 한 술 밥을 떴지만, 도저히 밥알이 목구멍을 타고 안 넘어 갔다. 텁텁한 모래를 입안 한 가득 물고 있는 느낌이었고 이내 목구멍은 콱콱 막혀왔다.

 

그리고 두 눈망울엔 눈물이 한아름 고였고, 금세 눈물방울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눈물을 떨구는 것이 못내 창피한 나머지, 수저를 밥상에 조용히 내려놓고 내 쪽방으로 향했다. 어둠 속 이불을 뒤집어쓴 채, 입술을 꽉 깨물고 울음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고 말았다.

 

어느덧...그 세월이 40년 흘렀고, 그 때는 1월이었다.

 

https://youtu.be/pTLS5hAQYCY?si=VcV4Ow8anecJil6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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