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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3.12.05 22:24  (수정 12.06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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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8421429

전역(제대 이후 하릴없이 방황하고 있었을 때, 신경정신과 병동에서 우연히 오장환 시인을 접했을 때) 이후, 시인 오장환이 말한 것에 내 두 눈은 꽂히고 말았다..."시란 그저 아름다운 것, 시란 그저 슬픈 것, 시란 그저 꿈 속에 있는 것, 그때의 나는 이렇게 알았다. 시를 따로 떼어 고정한 세계에 두려한 것은 나의 생활이 없기 때문이었다. 거의 인간 최하층의 생활 소비를 하면서도 내가 생활이 없었다는 것은, 내가 나에게 책임이란 것을 느낀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피곤하기 때문이었다"는 그(오장환)의 말에 의견 일치였다.

 

젊음을 무기로 방황하던 시절, 내가 경제적 활동이나 생활이 없었다는 건 아니다 - 안정적인 생활 내지 직장이 없었을 뿐,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이런저런 육체노동 - 신문돌리기, 우유배달, 일용직 잡부, 전기일, 숯굽는 일, 도로 위에 차선 그리기, 목장일, 농삿일, 고시원 총무, 운전배달, 단청일, 무인도 지킴이 등등- 을 전전하며 여기저기 싸돌아다니기 바빴다. 전국을 싸돌아다니는 데 발이 되어준 건 중고로 처음 차를 산 티코 덕분이었다.

 

그 당시, 정말 경험해 보고 싶었던 일은 원양어선 내지 배타는 거였는데, 신문배달 할 때나 고시원 생활할 때 유경험자의 충고를 받아들여 배는 타질 않았다. 그때 마음 속으로나마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그리고 오장환의 특성이 바로 나의 특성이었다...게으름, 늦잠, 책광, 프랑스 상징주의 애호)...말이다.

 

23(1996년)살부터 자의반 타의반 가족을 등진 채, 2002년까지 난 그렇게 정처없이 쏘다녔다. 꼬박 7년이란 세월동안 이리저리 싸돌아다닌 대가는 혹독했다. 정신적 유랑에 내 삶은 병들었고 빗나간 꿈만이 갈 곳 몰라 허허벌판을 헤맸다. 그 당시 젊음이란 쓰라린 고통과 다를 바 없었다.

 

"내게는 유용한 인간이 된다는 사실이 언제나 더없이 흉측한 것으로 보였기에" - Ch. 보들레르, '벌거벗은 내 마음' 중에서 


https://youtu.be/JD2hOykPNGQ?si=ryXvdjAX4e58i2OO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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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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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20.30.40 대 모두 힘들게 정신없이 지내 온 것 같아요.

  • 미네르바72 작성자
    2023.12.0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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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집 동변상련이네예^!^
  • 2023.12.0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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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72 화이팅입니다.
  • 2023.12.0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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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만장했던 시절이네예

  • 미네르바72 작성자
    2023.12.05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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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루소 파란만장했다기보다 철부지 같던 시절이었지 싶어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