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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소설/대본] 나의 유랑캠페인 5
2023.08.16 04:18  (수정 08.16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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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5796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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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위 초등학생 여자 아이는 현재 아이 엄마가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소셜 퍼포먼스 아티스트로 박성수(월담 둥글이) 군은 독보적인 데가 있었다. 아무도 개척하지 않은 길을 홀로 개척하여 몇 년 전까지 둥글이교는 날로 교세를 확장중이었다. 근데 둥글이는 2년 전 속세의 투쟁과 인연을 끊고서 갑자기 잠수를 탔다.

 

아무튼 둥글이의 소셜 퍼포먼스를 보면서, 난 그 조짐을 종로경찰서에서 혈서(용산 참사에 대한 시위를 강제진압하던 경찰의 행태에 대한 사과요구)를 쓰는 멍멍이 군을 보고서 장차 소셜 퍼포먼스 아티스트로 나아갈 거라고 예상했다. 그때 그 영상(자기 피를 뽑아 혈서를 쓰는 퍼포먼스)을 보면서 난 제대로 지렸다. 안국동 종로서ㅜ경찰관을 쩔쩔 매게 하는 멍멍이(박성수) 군의 강단에 찬사를 보냈다. 암튼 그 영상을 보자마자 지독한 놈이라고 여겼다.

 

"있을 수 있는 곳이 아니더라도
있어야 하는 희망이
실현되게 하는 힘.

'과거'와 '미래'를 '현재'와
하나되게 이끄는 힘...
그것이 바로 '의지'이다."     

- 박성수, 자칭 월담 둥글이, 일명 멍멍이 - 

 
자신의 앎과 신념을 알고 있는 그대로 꾸준히 실천한다는 게 쉽지 않은 세상인데 말이다. 우옛든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둥글이(박성수)는 증거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난 23년 전 멍멍이가 방장으로 있던 안티조선 우리모두 커뮤니티 게시판(그때 둥글이의 필명은 '멍멍이'였다. 예전에 우리집에서 키우던 강아지 이름이 멍멍이였기에 반가운 맘에 멍멍이의 '내가 가야 할 길'에 글을 많이 남겼다)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때는 별볼 일 없던 멍멍이가 그새 거물급 인사가 되어버렸던 것이었다. 한편으론 기쁘면서도, 저렇게 커버린 멍멍이를 바라보면서 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멍멍이 군은 틈틈이 안티조선 운동을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현수막이나 전단지를 제작하거나 배포하면서 말이다. 물론 나도 자극을 받았다.

 

위에 링크된 사진은 16년 전 추석 명절이 끝나고 9월 말경에 2박 3일 동안 멍멍이 군을 격려 차 충남 공주에 갔다가 유랑캠페인 할 때의 사진이다. 멍멍이 군이 사진을 찍어줬는데, 망원 렌즈가 달린 사진기로 멀리서 찍었다. 공주 시내를 가로지르는 금강(?) 위의 다리 위에서 시내 중앙 우체국에 배달된 스티커 박스를 들고 터벅터벅 걸어오다가 다리 위에서 멍멍이 군이 배경이 좋다면서 한 컷 찍어줬는데, 박스를 내려 놓으라는 소리를 못 들어 그만 들고 찍었다...ㅠㅠ

 

다음 날 박스 안에 있던 스티커를 배포하기 위해 공주대학교 학생회관 건물의 뒷 공터에다 텐트를 치고 하루 노숙했는데(2박 3일 동안), 밤에 잠을 청하려고 했지만 추운 나머지, 오들오들 떨면서 새벽 내내 뒤척이고 말았다. 더불어 새벽 내내 동아리 밴드 연주 소리에 시달려만 했다.

 

그 다음 날 아침, 공주대학교 근처의 초등학교로 이동해 등교 시간에 발맞춰 멍멍이 군이 제작한 다양한 종류의 스티커를 초등학생들에게 배포했다. 주된 컨셉은 전쟁반대와 자연의 소중함과 환경파괴의 경각심에 대한 내용이었다. 멍멍이 군의 유랑 캠페인을 응원 차 갔다가 역시나 다를까 고생 좀 했다.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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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16 09:51
    베스트

    둥글이님을 이 아침에 보게될줄은... 그것도 이지튀르님 글에서😉 (이지튀르님은 서재에만 계실것 같은 느낌... 둥글이님처럼 다혈질이신 분과는 거리가 먼...^^;;)

    둥글이님 참 반갑네요! 용산참사때 혈서까지 쓰신줄은 몰랐어요. 이루고자 하는 일은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는 그런 분이었군요.

    박근혜 탄핵집회때 둥글이님한테 표창장도 받고(참가한 사람들한테 막 배포하심ㅋㅋ) 잘 둔다고 뒀는데 어디에 있을지...

    2년전부터는 속세와 인연을 끊고 잠수라... 어디에 계시든 건강하시길 빕니다.

    이지튀르님 재미난 경험의 소유자시네요!

  • 이지튀르 작성자
    2023.08.16 12:50
    베스트
    @더따숩 앗! 둥글이를 잘 아시네예?^^
    암튼 골때리는 녀석이에요.ㅋ

    저 때도 2박 3일 동안 세상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데
    자기 세계가 얼마나 강하고 확고한지 설전을 벌였습니다.
  • 2023.08.16 13:42
    베스트
    @이지튀르 잘 아는 건 아니고요^^;;;
    박근혜 탄핵 집회 때 나가면 항상 나오셔서 유쾌한 퍼포먼스 하셨던 유명 인사니까 아는 거죠...
    검찰청에다 개사료 뿌리는 등 항상 유머러스한 저항을 하셨던 분...
    잊고 있었는데 이지튀르님 글에서 만나니 반가웠어요.
  • 이지튀르 작성자
    2023.08.16 13:44
    베스트
    @더따숩 대검찰청에 개똥 뿌리는 바람에 빵살이 했잖아예.ㅠ
  • 2023.08.16 13:51
    베스트
    @이지튀르 아... 개똥... ㅠㅠ ㅋㅋㅋㅋㅋㅋ
    지금 상황을 보면 그 시절 개똥 투척은 정말 시간을 초월해 검찰들의 본질을 꿰뚫는 놀라운 퍼포먼스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