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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4.08.21 16:23
37
5
https://itssa.co.kr/16084575

1. 와, 다저스의 타선이 정말 강해졌다는걸 느낄 수 있는 경기다(물론 라이브로 보진 않았다). 세상에나, 워커 뷸러를 내서, 4이닝, 10출루, 3실점으로 쳐맞고 시작했는데도 이걸 기어이 홈런으로 이겨내다니, 이러면 할 말이 없는거다. 거기에 마지막 역전 쓰리런 홈런은 대타홈런이었다. 로버츠 감독의 결정이 대박을 친 것이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럭스가 첫 홈런을, 먼시가 뒤이어서 홈런을 때려냈다. 최근 8경기 4홈런에 5경기 3홈런인 럭스는 이번 달에는 그저 미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거기에다 먼시는 홈런과 함께 2볼넷을 추가하는 전형적인 먼시다운 성적을 내줬다. 먼시는 커리어 내내 타율 대비 출루율이 굉장했던 선수로 데뷔년도인 2015년을 제외하면 매 해마다 출루율-타율이 1할 이상이었다. 이런 점이 전성기의 먼시가 2번 타순을 맡아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겠는데 오늘 그런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두 경기에서의 폭발로 시즌 OPS는 복귀 전 .798에서 단숨에 .841까지 올라갔다.

거기에 오늘 경기 승리의 화룡점정을 찍어준건 대타로 나선 제이슨 헤이워드였다. 사실 헤이워드 이전 7회말에도 에드먼이 만들어준 무사 2루의 찬스를 살리기 위해서 선발 중견수 키어마이어를 키케 에르난데스로 교체했으나 뜬공처리되었더랬다. 하지만 투아웃에서 무키 베츠가 좌익수 방향으로 때려낸 2루타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 결국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거기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안타를 때려냈지만 홈으로 달리던 베츠가 우익수 미치 해니거에게 보살로 잡히면서 아쉽게 1득점으로 이닝을 마치게 되었는데 결국 다음 8회말이 되어서 스미스의 사구와 먼시의 볼넷출루로 만든 1, 2루 득점찬스에서 로버츠가 이미 교체출장했던 키케를 빼고 헤이워드를 집어넣는 도박수를 걸었고 이 도박수는 "역전 결승 쓰리런 홈런"이라는 대박으로 결과를 냈다.

안드레스 무뇨스라는 불펜투수가 매리너스에서 낼 수 있는 최강의 불펜이 맞고, 이미 18세이브를 올리면서 가치를 인정받았으니 감독 입장에서는 무뇨즈를 빼기 힘들었을 수도 있겠다. 게다가 키케도 우상바지만 헤이워드도 올 시즌 우완상대 OPS가 .669로 좌완(.846)에 비해 성적이 상당히 떨어지는 우상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무뇨스로 이닝을 마무리하는건 너무나 상식적이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그 상식은 스트라이크 상단 가운데에 들어간 99마일 포심이 헤이워드의 배트에 정확히 맞으면서 무너지게 되었다.

2. 하지만 다저스는 또다시 뷸러로 인해 불펜이 갈려나가게 되었다. 오늘 5명의 불펜을 썼는데, 그 중 있는 좌완 불펜을 전부 다 출동시키면서 내일 경기에서 플래허티가 해줘야 할 책임감이 늘어나게 되었다. 뷸러 잘할거다, 잘할거다 하지만 결국 매번 돌아온건 "쳐맞는 뷸러"밖에 없었다.

적어도 투수라는게 가치가 있으려면 "피안타 억제"가 필수가 되어야 한다. 세상에 잘한다는 투수 중에서 (피안타/이닝)이 1이 넘는 선수를 본 적이 있는가? 차라리 볼넷이 많아서 출루를 시킨다고 하자. 딱 스넬, 시즈 아닌가. 하지만 그들이 볼넷을 주지 않는 경기에서는 엄청나게 강력한 모습을 뿜어내는걸 올 시즌 둘의 노히터 경기로 보지 않았는가. 하지만 뷸러는 5월 18일 한 경기(6이닝 3피안타 0볼넷 7탈삼진 무실점)를 제외하고서는 이닝 이상의 피안타를 허용했다. 44.1이닝을 던져서 57개의 피안타, 그 중 장타는 21개나 허용했다. 차라리 30개의 피안타 중 21개의 장타 허용이면 그러려니 하겠다. 단타와 장타를 골고루 맞는다는 이야기는 결국 타자들이 소위 "갖고 놀았다"고 해도 별반 다르지 않는다.

뭐, 럭스도 이제 다시 살아났으니 투수도 살아나겠지? 그걸 기대하려면 부상 이전과 현재의 모습의 차이가 최대한 적어야 한다. 럭스가 부상 이전에 2루 수비를 개같이 못봤다지만 현재는 1인분은 해내고 있고, 타격에서는 도리어 자신감있게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면서 장타를 생산해주고 있다. 부상 이후에 "타격의 도를 깨달아버린" 럭스는 부상 이전과 차이가 없는 수준이 아니라 월장한 느낌까지 준다. 하지만 뷸러는? 이전 글에서 뷸러가 살아나기 위한 조건으로 나는 "회전수의 회복"을 걸었다. 뷸러보다 더 빠른 평균구속을 자랑하는 밀러도 2,300회를 아주 살짝 넘기는 평균 회전수로 말그대로 얻어터지고 있다. 그런데 부상 이전에는 2,400~2,500회 이상의 평균회전수를 자랑했던 뷸러의 현재 포심 평균 회전수는 2,277회. 부상 이후 회복될 줄 알았는데 정체되어있다.

좋다, 악력이라는게 금방 길러지지 않는 힘이라는 것, 인정한다. 그럼 뷸러가 이전의 모습을 보여줄 시기도 저 멀리 있다는 소리다. 그것도 열심히 악력을 기른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그런데 이런 뷸러를 "살아날테니 계속 데리고 써라"? 다저스의 여러 투수 유망주들은 상위 라운드에 지명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팀내 유망주 랭킹이 낮다는 이유로, 평가가 낮은 이유로, 별별 이유를 갖다대면서 호성적을 거뒀음에도 마이너로 내려가고 심지어는 기회를 더 받지 못한 채 타팀으로 건너간다. 적어도 뷸러는 그들의 희생으로 계속 메이저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 것 아닌가? 살아날 것이라고 했고 실제로 컵스로 건너가 부활에 성공한 코디 벨린저에게 다저스가 서비스타임 5년차에 줬던 연봉은 17M이었다. 이런 벨린저도 가차없이 논텐더를 단행한게 다저스인데 그의 절반도 안되는 6년차 연봉을 받고 올 시즌 이후 FA자격을 얻어 나갈 뷸러를 더 써라? 뷸러로 인해서 뷸러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다른 선수들의 기회는?

내년에 오타니가 투수로 돌아오고 글래스노, 야마모토가 건재하면서 커쇼가 선수옵션을 써 선발진에 남게 된다면 당장 남는 자리는 5인로테 기준 한 자리, 6인로테 기준 두 자리다. 5인로테로 할 시 뷸러를 쓰기 위해서 개빈 스톤을 포기할 것인가? 6인로테로 해서 스톤이 5선발로 간다고 치더라도 밀러, 메이, 곤솔린, 라이언, 프라소, 거기에 급격한 성장을 하고 있는 잭슨 페리스까지 내년에 뷸러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차고 넘치는데 뷸러를 헐값이라도 주고 싸고 길게 연장계약을 줘서 써보자? 다저스라는 팀이 뷸러를 위한 복지기관인가? 언젠가 뷸러는 살아날 수 있다. 그리고 보란듯이 잘 던져줄 수 있다. "언.젠.가." 그 언제는 올 수도 있고, 영원히 안 올 수도 있다. 뷸러를 부활시킬 자신이 있는 팀이 있으면 그 팀이 갖다 쓰자.

적어도 벨린저가 컵스에서 부활했을 때에는 솔직히 배가 살짝 아프긴 했다. 현재 중견수 자원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다저스를 볼 때에는 저 자리에 벨린저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상상을 해보면 또다시 배가 아파온다. 벨린저 뿐만 아니라 같이 컵스로 간 부시가 잘해주고 있는건 더 배가 아팠다. 물론 부시는 수비때문에 쓸 수 없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뷸러? 아, 페피오가 겁나게 그립다. 뷸러와 밀러가 동시에 망가질 줄 알았으면 페피오를 남길걸.

그래, 뷸러가 다치고 싶어서 다친 것도 아니고, 회복 안되고 싶어서 안된 것도 아니니 뷸러라는 인간에 대해서 비난하는건 말이 안된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 굉장히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고, 앞으로 10년간은 그 어느 팀들보다도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많이 들 필요성이 있는 다저스라면 뷸러로 인해서 발생되고 있는 악순환의 고리는 단박에 끊어낼 수 있어야 한다. 뭐, 돈을 줬기 때문에 선수들 사기를 위해서 시즌 종료까지만이라도 쓰자 하면 그렇게 하던가. 하지만 내년에도 뷸러를 쓸 생각을 하고 있다면 제발 그 생각은 쓰레기통에 버리길 바란다. 다저스가 쓸 투수가 없어서 뷸러를 쓰고 있는게 아니지 않는가. 뷸러가 빠짐으로 인해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이점에 대해서는 다저스도 잘 알거라고 생각한다.

LA다저스, 아스날 팬입니다.

꼴페미가 전부 멸망해도 민주진영에 아무런 피해도 없거니와 이 지구의 평화에 유익이 될 뿐입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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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8.21 16:25
    베스트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 길도르킴 작성자
    2024.08.21 16:53
    베스트
    @트릭스터

    네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