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기준 미사용 마일리지 규모가 3조 5,000억 원에 달하며,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5~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항공 운항이 제한되면서 소멸 예정이었던 마일리지의 유효 기간이 최대 3년 연장된 데 따른 결과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6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2조 5,278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9,758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이연수익은 승객이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고 남겨둔 금액으로, 재무제표상 부채로 간주된다.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해 대한항공의 이연수익은 15.2%, 아시아나항공은 38.3% 증가했다. 두 회사는 코로나19 시기에 소멸 예정이었던 마일리지 유효 기간을 연장하면서 이연수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두 항공사는 2008년 7월 이후 적립된 마일리지에 대해 10년의 유효 기간을 적용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추진 중인 기업 결합 과정에서 부채로 인식되는 마일리지 규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마일리지 사용을 촉진하는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매하는 보너스 승객 탑승 거리(BPK)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의 BPK는 41억700만㎞로 지난해보다 8.8% 증가했고, 아시아나항공은 17억㎞로 26.4% 늘어났다.

또한, 대한항공은 GS리테일과 협력하여 GS25와 GS숍에서 마일리지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아시아나항공은 9월 10일부터 마일리지 쇼핑몰을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마일리지의 가치는 항공권 구매 시보다 다소 낮을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한편, 대한항공은 미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통과되더라도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운용 방식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이 확정되더라도 두 회사는 향후 2년 동안 독립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이 기간 동안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의 전환율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3월 민생토론회에서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 과정에서 "단 1마일의 마일리지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