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뭐 정봉주가 전당대회에서 벌인 일들, 특히나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에 대한 발언만 자기 나름대로 해명했을 뿐이지, "이재명이 최고위원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물론 박원석의 전언이었죠)에 대해서는 해명을 안하고 있습니다.

정봉주 입장에서 박원석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고 하면 고소하면 됩니다. 하지만 고소했다는 기사는 없죠. 도리어 본인이 해명문을 내놓으면서 박원석의 주장이 허위가 아님을 실토했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럼 박원석의 주장을 계속 곱씹어보면 정봉주의 생각, 그리고 정봉주를 전당대회 종료 전까지 띄웠던 스피커들의 "의도"가 드러날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봉주는 결국 최고위원 5인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정봉주를 밀었던 스피커들에게는 실패한 것이죠. 그럼 그들이 이제 어떤 식으로 "복수"를 할지 생각해보면, 또다시 박원석의 주장이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이 민주당을 장악하기 위해 최고위원 선거에 개입했다."

"조그마한 비판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정이라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

벌써부터 스피커들 중에서는 "이재명과 지도부는 이제 민주당원들의 바라보고 정치하지 말라", "민주당 내에서는 이재명을 비토할 사람들이 없으니 우클릭하라"는 식의 발언을 하는 스피커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당대표더러 민주당원들을 바라보지 말라고 하는 사람은 과연 정당시스템에 대한 정의와 이해가 되어있는 사람인지 궁금하긴 합니다.

뭐, 정봉주 스스로가 소위 말하는 "명팔이"라고 불리는 세력의 정체를 밝히지 못하겠다고 하면 그를 옹호하는 스피커들이 "갈라치기 선동해서 정봉주를 떨어뜨린 세력이 누구인지" 밝혀내면 되겠네요.

그런데 제가 볼 때에는 올 해가 가도록 안밝히고 내버려두다가 이재명의 대선가도가 흔들린다 싶으면 바로 "쟤가 갈라치기 선동하는 사람이다, 쟤가 명팔이다"라고 하면서 튀어나올 것 같은데, 한번 지켜보죠.

그러니 현재 그들의 바램은 "정봉주를, 이번 전당대회를 하루빨리 잊어버렸으면 좋겠다"인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저는 "정봉주가 말한 명팔이가 누구인지, 그 스피커가 이야기한 갈라치기 선동세력이 누구인지 듣기 이전"에는 못잊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적어도 기적적으로 최고위원 막차를 탄 이언주를 보면 기억하기 싫어도 계속 정봉주가 생각나지 않을까 합니다. 이언주가 잘했다고 하는게 아닙니다. "정봉주가 생각난다"는 것이죠.

정봉주가 하루빨리 잊혀졌으면 좋겠다는 스피커들이 누구일지 리스트를 작성해둬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당정치의 질서와 정의를 무너뜨리려는 자들에 대해서는 잊어버리는 게 답이 아니라 "주홍글씨를 새겨서 영원히 기억되게 만드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