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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이상만
EastSideStory
2023.01.21 02:42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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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2259300

https://youtu.be/LwBOPwDHCe8 

 

21년 전 K대 교정에서는 개교 **주년 축하 리셉션이 열리고 있었고, 그가 있는 곳은 어둠의 불길함만이 가득한 어느 공사판 안이었다.

 

그 해 추석 하루 이틀 전이었을 거야. 짓다 만 건물 공사장 안으로 누군가 터벅터벅 올라오는 걸음 소리가 들려왔어. 그의 두 눈 속으로 어느 허름한 복장의 노숙자가 자신이 몸소 누울 스트로플 위에 몸을 깊숙이 내던졌어.

 

그는 속으로 자기 자신과 그 노숙자를 향해 빈정됐어, "추석 전야에 궁상맞은 곳에서 동병상련을 느끼는 꼴이라니!"

 

그날 저녁부터 그의 귓속은 학교 교정에서 울려퍼지는 흥겨운 노랫가락에 윙윙거리기 시작했고, 묘해진 그의 감정은 보슬비와 함께 묻히어 미묘한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말았어.

 

그의 눈가에서는 흰 누비 이불 속에 파묻힌 어느 노숙자의 몸뚱아리가 어둠 저편에서 계속 아른거렸어.

 

불쾌하게도 귀耳는 흥겨웠지만 눈目은 어느새 生의 쓸쓸함을 가득 담고 있는 풍경이었어!

 

추석 연휴 때 집에도 내려가지 못하고

난 쓸쓸히 어느 짓다 만 공사장 건물 안에서 

홀로 사흘 밤을 흰 누비 이불과 스티로플을 벗삼아 보냈지.

추석 연휴에 내리는 빗줄기는 추적추적 내 맘을 적셔왔지.

아침 저녁으로 초가을로 접어든 날씨였지만,

각다귀들은 매일밤 마지막 만찬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

내 귓바퀴 주위를 윙윙거리며 속삭(피 좀 줘!)였지.

그 정도의 청승이었으면

추석 연휴이기도 해서 부모님이 생각날 정도로

처량한 신세였건만 오히려 맘이 차분해지는 걸 느꼈지.

왠지 모르겠어!

 

그때까지 삶의 절망과 아픔을 많이 맛보았기 때문일까? 아님 그때 며칠 간 피시방을 전전하며 들었던 닉 드레이크의 'DAY IS DONE'이 내 맘을 아는 듯 위로해줬기 때문일까?

 

https://youtu.be/Y2jxjv0Hkw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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