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방학이 끝나고 혼자서 자축하는 의미로 신나고 즐거운, 그리고 음악이 곁들여진 영화한편이 보고 싶었습니다.

세일할때 사둔 호주산 스테끼 굽고 아삭한 열무 김치와 스리라차 소스 그리고 복숭아랑 귤도 까놓고 남천동 보고 산 오미자 에이드 이쁘게 한잔 타 놓고, 고요하고 혼자만의 평화로운 집에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룰루랄라~신명난 포크질 칼질 숟가락 젓가락질 총 동원해 먹으며 영화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영화 중후반 부터...이런 망할...

소스닦던 타올로 눈물을 닦고 있었죠ㅜㅜ

영화 다 보고 나선 3분의 1쯤 남은 식어 쪼라든 고기와 꺼매진 복숭아 그리고 함께 눈물 흘려준 오미자에이드가 반쯤 남아 있었습니다.

아...포스터만 보고 내가 오해했구나 미안해ㅜㅜ

잡설이 길었네요. 

이 영화는 2014년에 만들어진 영화로 작곡가(어쩌면 인기 롹스타??)를 꿈꾸지만 별다른 재능은 없는 존(어바웃타임 남주, 해리포터 빌 위즐리)은 바닷가에서 자살 소동을 벌이고 있는 소론프르프브스밴드의 키보드를 우연히 맡게 됩니다. 이 밴드의 리더인 프랭크는 그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가지고 있는 천재적인 뮤지션으로 존의 눈에 비칩니다. 또한 프랭크는 아주 큰 얼굴 가면을 쓰고 있는데 샤워할때도 벗지 않죠.

프랭크는 존을 마음에 들어 했는지(?) 첫 공연후 함께 키보드연주자로 밴드에 합류하자고 했고 그외 멤버들은 존을 싫어 했지만 매니저인 돈은 존과 함께(?) 밴드의 앨범작업에 참여하게 합니다.

돈이 마련한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산 속 집에서 엉뚱하면서도 기괴하고 하지만 창의적인 그들의 앨범작업이 시작되고 존은 멤버들 모르게 유튜브로 이러한 모습들을 영상으로 공개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점점 관심을 받게 되고 허름한 술집 공연장이 아닌 미국의 음악축제에 초대받게 됩니다.

하지만 밴드 멤버들은 반대를 하고 존은 진짜 축제에 가서 스타가 되자고 합니다. 프랭크는 존을 따르기로 하고 그들은 미국으로 향하며 갈등이 더욱 고조 되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 영화의 장르에 코미디, 드라마, 미스테리라고 되어 있어서 깜박 속아서 본 영화입니다.

웃기고 누군가 죽고 죽이는 치정이 얽힌 인디 밴듴ㅋㅋㅋㅋ뭐 이런거 상상했는데 전혀 아니고 설겆이 하면서도 화장실 청소하면서도 빨래 개면서도 눈물 줄줄 흘리게 만든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마지막에 I LOVE YOU ALL 이란 즉흥곡을 부르는데 참 아름다웠습니다.

마음이 통하는 굳이 표정을 설명하지 않아도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그런 벗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인지를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프랭크도 보노보노도 짱구도 둘리도 그들의 주변과 마음이 통하는... 나와 같은 세계를 공유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진짜 친구가 되고 그 친구와 맘껏 나와 너의, 우리의 세상을 나누고 함께 이야기 할 수 있고 얼마나 행복한지를 보여주는 유니콘 같은 이야기..

모르고 보니 더 감동이였던 영화였습니다.

저에겐 참 희망고문같은 아프지만 소중한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