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 원내대변인 서면브리핑

■ 엉뚱한 반박으로 의혹만 커졌습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이태원 참사 조작세력을 밝히십시오

“이태원 참사는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되었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이 말을 직접 들었다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폭로에 설마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반박으로 의혹은 더 커졌습니다.

대통령실은 김진표 전 의장의 세세한 상황 설명 어느 것도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못한 채 ‘왜곡’으로 치부해 버렸습니다.

대통령실은 “언론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 지시했다”는 엉뚱한 내용도 덧붙였습니다. 혹시 음모설의 근거를 확인하고 싶어 조사 지시를 했다는 말입니까? “최근에는 이태원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고 하니 “그래서 뭐?”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그럼 특별법 거부했을 때는 음모론을 믿고 있었다는 말입니까?

김진표 전 의장의 회고록에서 무엇이 왜곡됐는지, 대통령이 말한 ‘특정세력’은 누구이고 ‘조작 가능성’은 무슨 의미인지, 우리가 상식 수준에서 가질 수 있는 의문들 중 그 어떤 것도 해명이 되질 않습니다. 

대통령실에 묻겠습니다. 김 전 의장의 기억 중 어떤 부분이 왜곡돼 있습니까? 대통령이 말한 특정세력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어떤 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까?

극우 유튜버 방송에서 나올 법한 음모론이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면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민적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음모론을 통해 위안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닌지 대통령이 밝히십시오.

국민은 이태원 참사 당시 희생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매도와 유언비어가 쏟아졌는지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극우단체와 일부 가짜뉴스가 희생자와 그 유가족들을 혐오의 칼날로 난도질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마저 그 난도질에 합세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개탄스럽습니다.

대통령의 이러한 태도는 채해병 사망 등 국민의 죽음 앞에 일관되게 드러납니다. 사단장을 구제해 주기 위해 수사단장을 집단항명의 수괴로 몰아가고, 얼차려를 받다 사망한 훈련병의 영결식 날에는 국민의힘 워크숍에 가서 술을 마시고 어퍼컷을 날렸습니다. 이태원 참사는 특정세력의 조작이라고 합니다. 

국민의 죽음을 폄훼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인식이 이 정부에 팽배한 것이 아닌지 우려됩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정부는 그 어떤 책임도 인정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분노하는 민심을 정부와 여당만 외면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의 발언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십시오. 그리고 대통령의 참담한 현실 인식에 또 한 번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에게 사과하십시오.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을 왜곡하고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하려는 어떤 시도도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2024년 6월 28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