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이라 바쁘기도 하고 해서 댓글 정도만 달고 주로 눈팅 위주로 살았는데

신장식의 발언과 오늘 오전에 게시판을 달구고 있는 박시영의 발언을 듣고 나니 이제는 참기가 힘드네요.

다들 아시듯 쇄빙선은 그 뒤를 따르는 배들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므로, 공갈을 친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그러나 민주당에게 우군입네, 쇄빙선이 되겠네 하면서 달라붙어 일정 수준의 지분을 확보한 조국당의 행태는

소말리아 해적선의 그것과 도대체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거대한 화물선의 입장에서는 나룻배, 보트 수준의 허름한 배들이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망망대해에서 자칫하면 침몰할 운명이니 그렇게 야박하게 대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겠죠.

그러나 그에 대해 아무런 대비도 않고 있다가 어영부영 접현을 허락하고 저들이 배 위로 뛰어 올라와서

배를 내놓으라고 윽박지르고 칼을 들이대면 그때 가서야 후회하실 생각입니까?

물론 아직 저들이 해적질을 하겠다고 공공연하게 선포한 상황도 아니니 괜한 기우라고 말씀하실 분도 있겠지만

'유사시에 우리가 돌아서면 너희는 죽도 밥도 안 될 텐데?'

'차기 선장은 차, 포 떼고 대표 대 대표, 1대 1로 붙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이렇게 은근슬쩍 발톱을 드러내는 자들을 아직도 우리가 우군이라고 보아야 할 이유가 도대체 뭡니까?

어떤 분들은 우리가 뒤통수 더 맞아 주면서 명분을 쌓으면 저들도 정의당 꼴이 날 거라고 말씀하시던데

우리의 목표가 조국당의 몰락입니까, 아니면 굥 정권을 박살내고 대한민국을 정상화시키는 겁니까?

정의당의 현 상황은 심상정의 캐비닛과 되도 않은 몽니, 그리고 악질 페미니즘에 잠식된 조직의 자멸일 따름입니다.

그걸 기다리면 알아서 사라질 건데 왜 자꾸 날을 세우느냐는 건 너무 나이브한 발상 아닙니까?

정의당이 몰락한 대신, 우리는 굥이라는 되도 않은 괴물이 대한민국을 갉아 먹는 꼴을 목도하는 중입니다.

우리 뒤통수가 무슨 티타늄 합금이라도 되나요? 계속 얻어 맞아도 아무렇지도 않게?

맞고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알고 호구 취급하는 걸 지난 몇 년간 그리 보고도 느끼는 분들이 없단 말씀입니까?

조국을 중심으로 하는 저들의 친목질, 약자를 자처하며 떼를 쓰면서 자기 몫을 내놓으라는 몽니가 성숙한 정당 정치입니까?

그걸 정확히 꿰뚫어 보면서 저들 내부적으로도 이건 아니라고 우리 잇싸처럼 따질 것은 따지는 그런 사람들이 몇이나 됩디까?

'조국과 그 가족에 대한 인간적 연민'과 '정당 정치의 정무적 판단, 정치적 행위'를 구별할 줄 모르는 맹목적 팬덤,

그것이 갈수록 저들을 조국 중심의 이기적 정치 집단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드십니까?

우리가 재정적, 정치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저들을 인내하고 포용할 수 있다면 또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현 상황이 그런 일시적 시행착오를 충분히 후에 만회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 상황이면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지금의 상황은 3년은 그만 두고 1년만 더 두고 보는 것도 함부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잖습니까?

전투가 급하면 대오를 나누지 않는 법이고, 적전에서 갑론을박, 헤게모니 다툼으로 세월을 보내면 아군이 죽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나 정치인들이야 정무적 차원에서 저들과 협력할 여지를 남겨야 하므로 함부로 날을 세우기는 힘들지만

지지자들은 눈 똑바로 뜨고 허튼 짓이 나오지 않도록 저들의 속내를 살피고 김을 빼는 여론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재명에게 칼을 한 번 쥐어 주고 그에게 암세포에 잠식된 부위를 적출할 기회를 제대로 만들어 주려면

각자의 잇속을 따지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일시적으로 정지시켜도 무방하다는 속내를 가진 자들이

옆에서 이래라 저래라, 여차직하면 왼고개를 틀겠다는 식으로 훼방을 놓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맞습니다.

안 그러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만,

조국당은 오늘 아침 자신들이 소말리아 해적선으로 변질할 가능성을 뚜렷이 내비쳤음을 자각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