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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소통이 결여된 사회는 음모론을 양산한다

 

아주 가끔씩 음모론적 관점에서 세계를 본다는 것은 흥미를 떠나 공포와 전율이 느껴지게 만들곤 한다. 그 만큼 인간의 역사는 아름답지만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것은 여전히 확인되지 못한 사실들이지만.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하다. 한반도 대리전에 대한 내용을 다뤘던 '위기의 종말', 911테러가 조작된 거라는 다큐멘터리 'Loose Change', 이를 다뤘던 제작진들이 최근 새롭게 발표한 '오바마의 속임수',  국제투기자본, 세계단일정부, 프리메이슨, 신용화폐시스템의 모순, FRB의 실체, 경제 저격수의 고백 등을 다루는 '시대정신'.... 빌더버그, 이러한 책과 동영상들은 다소 황당한 내용이면서도 사람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어떠한 '힘'이 있다.


사람들이 미디어에 빠지는 원인은 무엇이며, 서스펜스,스릴러에 열광하거나, 세상에 다른 이면에 대한 가능성, 우리가 살고 있는 구조화된 매트릭스의 설계자는 과연 누구일까?라는 다양한 상상들은 꽤나 오래 전부터 있어 왔던 사회적 현상 중 하나일 것이다. 사회가 안정적일 때는 이러한 사람들의 의식들과 문화적 취향들이 하나의 문화적 코드로만 머물게 되지만, 실물경제 혹은 현실정치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닥쳐올 경우에는 이러한 간접적 체험들과 의식들이 보다 더 수면 위로 떠오르고, 구체화되고, 집단적이며,또 하나의 정치적 행동방식의  밑바탕이 되곤 한다.

 

이와 관련하여, 오늘은 잠시 미디어법 통과와 정치, 경제, 문화, 사상, 심리, 사회학적 관점에서 이 문제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라도 다뤄 보자. 최근 들어 아고라의 최대의 이슈 중 하나는 미디어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들의 '양 극단'의 가장 큰 우려들을 몇 가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을 수도 있다.

 

1. 개인과 언론의 자유를 국가적 파시즘의 도구로 몰고 가지 않으리라는 법을 어떻게 장담할 수 있는가?
2. 이것은 단지 MBC 언론 노조들과 MBC를 소유하려는 자본언론간의 밥그릇 싸움에 지나지 않을까?
3. MBC는 과연 좌익미디어인가?
4. 이 안에는 반정부(반 정권) 세력도 포함되어 있을까?
5. 우리 사회 개개인의 목소리는 과연 정치권에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가?
6. 우리 사회는 과연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이를 위하여 역사적 관점에서 미디어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 몇가지 질문을 더 던져보고자 한다.
역사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1.역사는 과연 발전하기만 할까?
2.역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
3.우리는 역사 속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을까?
4.앞으로 정치는 보다 민주적으로 발전해 갈 것인가? 아니면 보다 더 퇴보할 것인가?
5.앞으로 정치는 미디어를 통해 보다 더 심미화되고, 신성시되며, 주지적 관념들이 넘쳐나게 될까?

 

사람들이 현실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과거 괴벨스의 선동 정치가 횡횡하던 것처럼, 21세기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대한민국에서도, 자본의 힘이 미디어를 통해 지배하는 세상이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인간의 근원적 공포심이 정치적 소통부재와 맞물려 짙게 깔려, 나타나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역사학, 심리학, 사회학, 경제학의 개론적 이야기들을 몇 가지 인용하며 글을 써 내려가 보자. 열린 사회는 인류가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는 유일한 사회이다.열린 사회란 사회과학 방법론에서 말하는 '방법론적 개인주의'에 입각한 사회를 말하고, 전체주의에 대립되는 개인주의 사회이며 사회 전체의 급진적인 개혁보다는 '점진적'이고 '부분적인 개혁'을 시도하는 '점진주의' 사회이다. 이에 반해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닫힌 사회는 불변적인 금기와 마술이 지배하는 원시적 사회였으며 이러한 열린 사회에 대한 위기를 칼 포퍼는 자신의 서적 -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통해 전체주의적 정치체제에 대하여 통렬한 비판을 가했다.

 

이에 근거하여, 잠시 남과 북을 생각해 보자. 북에 우리의 동포들은 인권이 무시 당하고, 굶주림과, '주체사상'이라는 주지적 사상에 함몰되어, 세습 체계를 이어가는 독재자의 야망 앞에 수 많은 사람들이 굴종하고 침묵하고 있다고 한다면 , 남에는 과연 모든 이들의 목소리가 지금 이순간에도 제대로 정치권에 전달되고 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자.


오늘날 대한민국의 대의민주주의는 과연 살아 있는가? 아니면 사람 머리수로 승부하는 반쪽자리 민주주의가 되었을까?  이도 아니면 점진적으로 자본의 논리만을 앞세워 사회 구석구석의 목소리들과, 사람들의 다양성과 독창성, 자유로운 생각들이 누군가에게 설득 당하고, 다양한 가치체계들이 오히려 꽃 피우기 보다는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는가? 이에 대해 쉽게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요즘 들어 점점 더 강하게 느끼는 것들은 '경제 살리기'라는 커다란 실용주의 노선 아래, 그 안의 정책들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그 방향도 사실상 제대로 찾지 못한 이상한 정책들이 많으며, 정책적으로도 일관성이 결여된 것들이 많고(예 감세정책과 경기부양), 각 부처간 다른 데이터가 여전히 존재하며, 이에 대한 국민들의 정당한 비판을 단순히 오해로 돌리거나, 혹은 무시되거나(예: 청와대 자유게시판) 거의 상당수의 의견들은 대부분 정책에 그대로 반영되지 않고, 묻혀지고 있으며, 그냥 물 흘러가듯 흘러가고, 또 다른 이슈들이 터질 때 마다, 뒤로 어느 샌가 충분한 국민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체, 누군가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통과된 것들이 많다는 점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점에서, 정치학이 국가 공권력과 그 활용을 연구하는 사회과학이라면, 이러한 정치과정에서 살아 숨쉬는 인간의 구체적인 정치적 태도, 선택, 특정 정치적 가치관 수용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학이 오히려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특정 정치적 이념 또는 가치를 국민들이 수용하여 내면화하는 정치사회화 문제 역시 그러할 것이다. 문제는 정치가 정치학적 인간을 전제로 하면서도 정치학적 인간에 대한 분석과 해명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다.
 

정치학적 인간이란 자기 뜻을 관철하기 위해 남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사회적 존재이다.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권위(authority)라고 하며, 상대방의 반대를 꺾으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권력(power)이라 한다. 정치학적 인간은 바로 권력과 권위의 추구자이다. 베버(M. Weber)는 이 문제를 심도있게 다루었다. 보다 더 발전한 사회는 정치학과 사회학간에 학문적 협조가 그만큼 잘 이루어져 있고, 그렇지 못한 사회는 힘의 논리와 소통의 부재가 발생한다.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아고라 시스템도 찬찬히 뜯어 보자. 사람들이 글을 읽는다. 아니 사실상 요즘은 거의 제목에서 판가름이 난다. 그 아래 추천 반대가 있다. 나와 다른 사람, 나와 다른 생각, 나와 다른 주장에 대하여는 아군과 적군 식의 이분법적 구별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정치는 갈수록 원시화되고 있다. 만일 Daum Agora가 진정한 민주주의의 시스템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면, '찬성 반대' 뿐만 아니라, '찬성, 중립, 반대, 모름, 기타' 같은 최소한 선택의 폭을 다양화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각 의제나 주장들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자아성찰을 이룰 수 있는 건전한 토론의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그러한 글과 그러한 글을 올리는 주체들에 대한 특정 가산 점수 방식의 병행적 시스템이 이루어진다면, 그 글을 읽는 독자들의 보다 이성적인 판단의 근거가 되고, 보다 바람직한 글이 많아지는 시스템적 업그레이드로 진일보하게 될 것이다.

 

이와 반대로 최근의 극단의 글들을 보자. (물론 이러한 형태는 과거부터 있었던 것이며, 이것을 은연 중 방치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 때도 있다.) 게중에는 어떤 사람들은 제목을 아주 선정적으로 단 후 그 글에 추천이 많아지면 글 내용을 살짝 혹은 완전히 바꿔치기하여 아고라에 많은 네티즌들을 파블로프의 개의 반응으로 설명하며 깎아 내리려는 변태적 성향의 글과, 또한 이러한 바꿔 치기 글을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해석하려는 글들, 자신들의 집단적 광기와 폭력성을 정당화하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부류들의 글도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글들에 대해서 여전히 어떠한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에, 점점 더 아고라의 글 역시  폭력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으며, 선정적이고 이에서 나 역시 자유롭지 못하고, 그러한 소통과 타협과 대화가 결여된 힘과 힘만이 충돌하려는 시스템을 간과한다는 점에서 이곳 아고라 운영진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사회학과 경제학의 관계도 이야기 해 보자. 경제학은 재화의 생산·소비 및 분배를 연구하는 사회과학으로, 수요자와 공급자, 시장의 운용 등에 주목하는 학문이며, 인간에 대한 특정한 가정 - 곧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라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시장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선택은 합리성에 기초하며, 이러한 존재가 바로 경제학적 인간이다. 그러나, 과연 인간의 행위란 객관적으로 쉽게 관찰되며 자극(원인)에 따라 반응(결과)이 나오는 단순히 ‘합리적’인 행동만이 아니라, 여기에 α를 더 보태야 한다. 이 α속에는 의지·신념·가치·동기 등 비합리적인 요인들이 듬뿍 들어가 있다. 경제적 현상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 중에는 비합리적인 요소들이 적지 않고, 경제학적 인간의 행위와 태도를 보다 폭 넓게 파악하려면 경제학에서도 사회학적 시각이 필요하며, 이 역시 각 학문간의 상호보완성은 높아진다.  

 
사회학과 심리학의 관계 역시 그러하다. 심리학은 개인의 동기 및 지각·태도·학습·정서 등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간의 성격은 주로 심리학자들이 관심을 갖는다.그런데, 그 성격이 구체적인 정치·사회문제와 연관된다는 점에 주목해 보자. 사물을 선과 악, 흑과 백, 우군과 적군 등으로 이분(二分)하여 보려는 사람의 성격을 권위주의적 성격이라고 부르자. 그것이 권위주의적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는 선에 속하고 상대방은 악에 속한다고 독단하여 상대방을 차별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특정한 성격이라는 심리학적 변수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각 영역에 영향을 주고 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개인심리학과 사회학은 이러한 맥락에서 상호보완적임을 알 수 있다.

 
결국 개인이, 경제가, 정치가 더욱 발전하고, 민주주의가 뿌리깊은 나무처럼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 각 개개인의 진정한 '소통'은 거추장스러운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 발전의 필수조건인 것이다. 이러한 소통이 선행되지 않고, 이러한 고민들이 묻혀지는 사회는 양극단의 논리. 힘의 논리, 폭력적인 구도로 나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정치적 선동이 판치는 사회에서 국민들은 그 사회의 정책들에 대하여 막연한 기대심이나, 극단의 좌절감, 심리적 공포만이 가득한 세상이 된다. 이것은 상대를, 상대의 생각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두려움을 필연적으로 양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통의 부재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것에서 해답을 찾으려 하게 만든다.. 어쩌면 이러한 소통의 부재가 이 사회에 만연한 음모론이 판치는 세상을 만든 원인 제공이 아닐까?

 

소통이 결여된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권위적 사회이며, 불투명한 사회이다. 소통이 결여된 사회는 대화와 타협이 아닌 불신과 원망이 싹트는 사회이다. 소통이 결여된 사회는 힘의 원리가 지배하는 사회이다. 힘의 원리가 지배하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N극과 S극처럼 양극단으로 치닫는 사회이다. 그러한 사회에서 사람들은 문제의 원인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찾게 된다. 때문에 현재와도 같은 소통의 부재가 만들어가는 폭력적 사회의 여러 불협화음과 민주주의의 퇴행적 구도는, 오히려 이러한 음모론적 관점의 책들, 그러한 관점의 동영상들에 대해 흥미와 취미, 또다른 측면의 정보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의미 부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집단적 유행처럼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적 단면이며,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그 부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미국을 위시한 전세계적 집단적 현상은 정치가와 국민의 소통의 부재가 양산하는 필연적 인간 내면의 공포심이며,  현재 많은 사람들의 내면 속에서 어떠한 형태들로 구체화되고 조직화되며 점점 더 강력하게 세력화되고 있는 이러한 상황적인 변화과정들을 하나하나씩 지켜볼 때. 음모론적 시각들에 대한 정치권의 심도 깊은 정치 사회 심리학적 연구와, 통렬한 자기 반성과 사회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충돌들의  시사점에서 바람직한 정치 방향의 해답을 찾기를 바란다.  

 

부디 이 세상에 음모론이 판칠 수 밖에 없는 원시적이고 폭력적이며, 사람들의 쪽수로 밀어 부치는 파쇼적 정치문화가 사라지고, 진정한 열린 사회, 진정한 소통의 시대가 이 땅에 실현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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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관리자님이 베스트에 올려주셨다. 고맙게 생각한다. 내 생각을 전하고 사람들의 댓글을 확인하여, 사람들의 생각을 읽는다. 게중에 글이 하나도 없는 흔히 말하는 댓글족들의 글 중에서 공감하지 않는 글들은 무시하는 성향이 있다. 그 이유는 그들의 정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며, 그 들 역시 누군가를 매도하고 싶어할 뿐, 진정으로 소통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글은 그 사람의 지문과도 같다.

의사 결정을 다수결로 하는 거지

의사 표현을 다수결로 하는 건 아니잖아

딴지야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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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04 19:31
    베스트

    SNS로 시대가 옮겨가기 전 거의 마지막 게시판이 아닐까 아고라는...

    2024년 지금도 마지막 단락을 염원해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 2024.05.04 19:50
    베스트

    멋진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