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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이상만
EastSideStory
2023.10.22 12:10
114
8
https://itssa.co.kr/7195473

https://www.youtube.com/watch?v=TAjFeBDIjJs

 

 

어느새 10월도 중순을 넘어 하순입니다. 할로윈이 다가온 시애틀의 거리도 온통 장식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그렇게 사탕 인심들이 좋은 것 같지는 않네요. 우리 사무실에도 바구니마다 미니 캔디바들이 넘쳐나고 그러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젠 그런 걸 보기도 힘들어요. 세계 어딜 가나 힘든 21세기형 불황 탓이겠지요.

할로윈은 어쨌든 겨울로 넘어가기 직전의 마지막 축제로 여겨집니다. 예전 미국에선 귀신 쫓는 풍습이었다고 하지만, 원래는 가톨릭의 만성절로서 망자를 기리는 그런 날이었는데, 어쩌다가 이게 축제가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캔디 만들어 파는 회사들의 대목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쯤은 할로윈 특수를 노리고 잠깐 등장한 코스튬 샵들도 한참 바빠야 할 텐데, 올해는 영 조용합니다. 진짜 거리가 할로윈 분위기가 안 나고, 장식들은 열심히들 해 놓은 것 같지만 이때쯤이면 생기는 할로윈 파티의 들뜬 분위기는 그렇게 많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실물 경기가 영 난리라서 그런 거라고 짐작은 합니다만.

그런데, 대한민국에서의 할로윈은 전혀 다른, 비극적인 의미가 생겨 버렸지요. 망자를 기리는 날의 축제였던 할로윈에 길거리에서 서서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이들, 그래서 망자를 기리는 축제의 날이 그대로 기일이 되어버린 이들. 아직도 이들이 왜 죽었는지, 그 사고를 막아야 했던 이들은 왜 자기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이 기괴함은 할로윈이란 날이 가진 기괴함보다 현실에서 더욱 기괴함을 느끼게 만듭니다.

미국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OTT 플랫폼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2022년 할로윈에 한국에서 일어난 이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기괴한 참사' 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당연히 가질 수 있는 의문,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가? 우리가 알고 있던 한국이 맞나?" 는 아마 이 다큐멘터리를 꿰뚫고 있는 질문이었을 겁니다.

억울한 유가족들, 되풀이되는 세월호의 기억들. 이런 것들이 왜 이른바 보수 참칭 정권만 들어서면 일어나는 것인지. 공무원들은 그때나 진보 정권이나 같은 사람들이 일하는데, 그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기득권의 오만함으로 무장한 이 땅의 이른바 보수들이 가진 책임감의 부재, 그들의 특권의식이 뭉쳐서 일어난 건 아닐까요? 책임은 네가 지는 거야. 나는 권리만을 누릴거야. 난 돈이 있고 권력이 있으니까, 그런 식의.

어쨌든 이 다큐멘터리가 한국에선 방영되지 않을 모양입니다. 아니, 방영을 아예 막는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뜨끔하겠지요. 그들이 상전처럼 모시는 미국에서 갖는 의문은 이들에겐 좀 아플 테니까. 저 예고편만 봐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세월호의 기억이 다시 겹쳐지고, 그것으로부터 시작해 무너졌던 박근혜 정권처럼 이 정권도 그렇게 무너뜨려야겠다는 본노와 투지가 올라옵니다.

그나저나, 참 멍청합니다. 금지하면 더 하고 싶어하고, 보지 못하게 하면 더 보고 싶은 것이 인간의 심리인 것을. 저것들은 모두 모래속에 머리를 쳐박고 자기에게 안 보이면 누구나 보지 못할거라고 믿는, 그런 닭대가리들만 모인 모양입니다. 그렇게 잘못된 권력을 뽑아 놓았다는 것을 모두 실감했던 그 참혹한 시간이 벌써 1년이 됐습니다. 그리고 마치 당연한것처럼 진실은 아직도 묻혀 있고, 참사에 제대로 책임져야 할 이들은 그냥 숨어 있거나, 아니면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습니다. 진실을 마주대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두려운 자들에게 더 이상 권력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진하게 보여준 그 때가 돌아옵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할로윈 장식도, 그래서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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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25 09:52
    베스트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볼까바 새로운 사람 만나기 겁이 납니다.

  • 고양이네마리 작성자
    2023.10.25 17:47
    베스트
    @RightStone 재작년에만 해도 한국사람이라고 말하는 게 참 자랑스러웠습니다...
오버씨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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