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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4.06.23 08:04  (수정 06.2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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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4822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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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 첫번째 이미지는 제가 중대 최고참 선임병(93년 8월 군번)이던 시절에 내무반에서 찍은 겁니다. 흰 티셔츠를 입은 녀석이 동기였고, 뒤에 두 후임병은 94년 11월과 6월 군번의 일병들이었습니다. 제가 일병 후임병 시절에 내무반에서 침상에 드러눕는 건 최고참을 제외하고 취침 시간 전까지 불가능했습니다. 근데 제가 중대 최고 선임이 되고부터 자기 맡은 일과가 끝나면 내무반에서 맘대로 드러눕게 했습죠^!^ 

 

그때 다른 내무반은 어떠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또한 아침 조회가 끝나고 나면 상병감에 의한 집합(후에 구타가 )도 다 없애버렸죠. 그박에 선임병에 의한 후임병들 집합을 싹 금지시켰습니다. 신병이 들어 오면 서열 외우는 것은 물론이고 이런저런 불합리한 것도 다 금지시켰죠...물론 제 바로 밑 후임들은 그러는 절 미워했죠. 본전 생각이 나니까 말입니다...암튼, 저의 3개월 선임 93년 5월 군번(13명)들이 모두 전역했을 때, 저희 8월 군번들이 주도적으로 병영생활을 혁명적으로 이끌었습니다.

 

본인이 30년 전 계룡대 근처에서 군복무할 당시, 일등병이었을 때였다. 밀목재(육본 계룡대'와 공주 36(?)사단 사이에 있는 고개의 정상)란 곳이 있었는 데, 대대에서 파견한 각 중대의 소대가 돌아가면서 한 달간 초소 근무를 서던 곳이었다.

 

솔직히, 이곳은 고참들한테는 지상낙원이었지만 쫄다구들한테는 그야말로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왜냐하면 부대와 떨어져 생활하는 곳이라, 그리고 초소 근무라서 시간이 널널하였기에 고참들이 후임병들 군기를 잡는다고 온갖 별지랄을 다 떨었다. 

 

특히, 그 중에 다리 찢기(저희 부대가 부대인지라 후임병들은 허구한날 개구리처럼 일자로 다리 찢거나 특공무술을 훈련한다. 이거 겪어보지 못한 분들은 모르겠지만 산고의 고통과 맞먹는다고 보면 된다. 한 번 다리를 막무가내로 찢으면 온갖 구멍에서 물이 다 나온다. 눈에서는 눈물, 코에서는 콧물, 입에선 침, 심하면 오줌까지 재린다. 오죽하면 다리 잘못 찢고 나면 어떤 병사는 사타구니 안쪽부터 종아리 안쪽까지 시커멓게 멍이 들어 제대로 걷지 못하고 오리걸음 마냥 뒤뚱뒤뚱 걸어다니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그 중에서 본인이 제일 곤혹스러웠던 것은 바로 도롱뇽 날 걸로 먹는 것이었다. 어느 날, 체력단련 한답시고 뒷산을 오르는 구보를 하게 되었는데, 고참들은 소대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이 있다면서 하산하는 도중에 계곡에 고여 있는 조그만 물웅덩이의 돌밑을 뒤져 도롱뇽을 여러 마리를 잡아 비닐 주머니에 담아 초소로 내려와 후임병들에게 강제로 먹이는 것이었다. 그때 우연찮게 후임병들 중에 본인이 제일 선임이었기에, 고참들이 잡은 도롱뇽 중에 제일 큰(새끼 손가락만한) 것 두 마리를 꺼낸 다음, 들이밀며 입 안에 넣고 삼키라는 것이었다.

 

본인은 비위가 약해 인상을 찌푸리고 반울먹이면서까지 거부했는데, 한 고참은 자신이 후임병일 때는 도마뱀의 꼬리까지 날로 먹었다면서 다짜고짜로 먹으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못 먹겠다고 완강히 버티자, 소대장까지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고참들은 그럴 수 없다고 하면서 입을 벌리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새끼 손가락만한 도롱뇽을 마지 못해 입안에 넣었지만 도저히 삼킬 수가 없었다. 이내 안절부절하자, 고참들은 낼름 삼키라고 압박을 가했지만, 미끈매끈한 감촉이 목을 틀어막아 도저히 삼킬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자 소대장은 안타까운 나머지, 물을 갖다 주라고 해서 물을 들이키고 두 눈 딱 감고 삼키고 말았다. 그리고 줄줄이 내 후임병들 또한 도롱뇽 한 마리씩 먹었던 아픈 추억이 있다. 그 이후에, 93년 8월 군번이 최고 고참이었을 때부터 그런 전통은 소리없이 사라지고 말았는데...여튼 그때부터 아침 점호 이후 상병감에 의한 집합부터며 모든 악습은 서서히 사라졌고, 내무반 내 스트레이트 군번은 거진 친구 같은 분위기였다. 물론 그 이후 어떻게 변했는지는 모르겠으나...군대 내무반 생활 내 악습 같은 것은 철폐돼야 한다. 

 

그 때 당시 자대 배치를 받고서 이등병일 때 생존훈련 가운데 일환으로 실내 교육훈련 하다가 비디오 시청각 자료를 보여주는 데, 부대 창설 선임병들이 날뱀을 잡아 껍데기 벳기는 방법과 먹는 모습을 낱낱이 보여주는데, 그거 보고 기겁하는 줄 았았다. 설마 생존훈련 하다가 저런 거 실제로 할까봐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른다. 하기사 극한의 굶주림 속에서 불도 못 피는 상황에서 저럴 수 있다고 치지만, 나는 절대로 굶어 죽었지 날뱀을 못 먹었을 것 같다.

굥거니 탄핵은 12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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