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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사진/디자인/포토샵] 냥이와 슬픈 배암의 콜라보. 2
2022.09.30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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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71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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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

검은 냥이가 담배 피던 시절에

배암을 희롱하며 놀던 시절에

냥이의 쥔장은 식겁하고 말았다.

 

https://youtu.be/cqZc7ZQURMs

 

17년 전 가을, 횡성 섬강 뒷산의 단풍을 카메라에 담을까 해서 올라갔지만,

역시 명산에 있는 단풍에 비해 빛깔이 맘에 들지 않아 한 장도 못 찍고,

옆 등성이를 타고 내려오다가 산 중턱의 어느 민가를 지나치는데,

문이 트인 집앞 문턱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검은 고양이를 카메라에 담았다.

 

줌 인을 해도 피사체가 너무 작게 보여 앞으로 더 다가갔다.

고양이가 경계의 눈빛을 보이더니만, 뒷걸음질 치며 도망갔다.

근데, 바닥에 뭔가 길쭉한 게 놓여 있길래, 고양이 줄인가 했더니만,

살모사(?) 종류의 새끼 뱀이 쭉 뻗어 있길래, 카메라에 담았다.

 

아마도 고양이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뱀을 잡았나 본데,

뱀이 신기한 나머지 고양이가 입으로 툭툭 치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난 고양이가 뱀을 갖고서 장난치는 순간을 카메라에 더 담을려고 기다렸다.

고양이가 잠시 뜸을 들이더니만, 늘어진 뱀쪽으로 다가와 입으로 물고서 위로 내치며 장난을 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을려는 결정적 순간에 힘껏 셔터를 눌렀는데, 눌러지지 않는 것이었다.

 

속으로 제기랄 하면서 열심히 계속 셔터를 눌러 보았지만 요지부동이었다.

그러다 허공에 대고 셔터를 가볍게 누르는데, 셔터가 찰각거렸다.

 

암튼 그 순간을 놓치고 만 것이 아쉬워, 뱀을 물고 있는 그 검은 고양이에게 다가가

다시 초첨을 맞추는 순간, 집안에서 중년의 할머니가 나오면서 날 보고, 뭐하시냐고 묻는 바람에

카메라에서 눈을 떼며, 계면쩍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고양이가 뱀을 잡았나 봅니다" 하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랬더니, 할머니가 다가와 뱀을 보더니만,

"나비야, 얘가 미쳤나봐, 물리면 어떡할려고, 저리 안 가" 하면서 고양이를 내쫓았다.

 

그러더니, 뭔가를 찾더니만 우산을 갖고와 뱀을 길가로 내쳤다.

그 중년의 할머니는 날 힐끗 바라보며, "아직 살아 있어요." 하면서

뱀을 향해 여러 번 인정사정 할 것 없이 우산 꼬챙이로 힘껏 내려쳤다.

 

난 그 광경을 뒷걸음질 치며 바라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아니, 살아 있으면 그냥 살아가라고 풀숲으로 던져주면 될 것을 저렇게 아작을 내시는 건,

무슨 심보람...설마 고양이가 저 작은 뱀에게 물려 죽을라고...'

 

그리고 그 뱀은 뭐하러 길가로 나왔다가 그런 봉변을 당하는지,

그냥 푹 겨울잠이나 일찍 자러 땅속으로 들어갈 일이지...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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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30 07:49
    베스트

    사진상으로는 누룩뱀이네요

  • 이지튀르 작성자
    2022.09.30 20:30
    베스트
    @자유로운영혼 누룩뱀이 맞는 거 같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