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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2.09.0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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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92677

오설상재(吾舌尙在)는...'나의 혀는 아직 살아 있오?' 라는 뜻으로, 몸이 망가졌어도 혀만 살아 있으면 천하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뜻...사마천의 사기(史記) 중에 장의열전(張儀列傳)에서 전하는 구절이다. 뛰어난 언변과 설득력으로 각 나라들의 제후(권력자)들을 찾아가 그들에게 전략을 제공하는 게 변론술이다. 변론술의 스승이 귀곡자였다. 천하를 주름잡고 돌아다니던 장의(연행책의 대가)는 소진(합종책의 대가)와 함께 귀곡자의 제자였다. 이를 테면, 이동형 작가 같은 부류들을 일컬어 변론술가라고 칭할 수 있다.

 

몇 년 전 여름에 원주에서 강화도까지 가서 투파십간체용 사주학의 저자(김남용 씨)로부터 직접 들은 나의 사주 총평은 오설상재(吾舌尙在)였다. 그 명리가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홍경래처럼 난을 일으켜 일찍 죽었을 팔자란다. 어차피, 지금 현생도 알콜로 내 몸에 난을 일으켜 일찍 갈 팔자일텐데. 암튼 타고난 성정은 어찌할 수 없었던지, 한 때는 철 모르고 혁명적 사회주의에 경도되어 한참 골몰하고 몰두했던 적도 있다. 그러니까 일본의 적군파,이탈리아의 붉은 여단, 독일의 바더-나인호프'처럼 말이다. 참, 바더 마인호프(2009)라는 영화가 있는데, 잘 만든 영화이니 잇싸앙(잇싸를 찾는 네티즌들) 중에 호기심 있는 분들은 꼭 보시기 바란다.

 

+

 

자본주의를 무력화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인간의 무한정 이기심을 완화시키는 작용인데...첫째, 상속제 폐지. 둘째,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국가(언어적*민족적*영토적)라는 우산 아래 가족공동체(울타리)가 있는 한, 현실 속에서 실혈된 가망이 전무하기에, 허황된 생각이다.

 

마르크스 曰, 공산주의는 결과적으로 햐향 평준화를 가져왔기 때문에 도래된 것이고 자본주의는 상향 평준화를 추구했기 때문에 발전한 것이다. ==> 맑스의 말을 곰곰이 곱씹자니, 자본주의 속 교육의 본질적 문제가 어디에서부터 비롯됐는지 여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근데 전자(공산주의)의 결과는 달리 해석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공산주의는 (본의 아니게 결과적으로) 개개인의 개성을 무시하고 전체주의로 흘렀기에, 즉 하향 평준화를 가져왔기 때문에 실패한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레닌 曰, 미래의 사람들은 우리들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 것이다. 그들의 삶에는 그토록 잔혹한 일이 많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부럽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 세대는 놀랄 만큼 역사적 가치(러시아 혁명의 성공)가 있는 일을 성취했으니까.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불가피했던 모든 잔혹한 일은 결국 이해되고 변호될 것이다. 모든 것이. ==> 레닌의 말을 곱씹어 보면 레닌은 어진간히도 명예욕에 사로잡혀 있는 인간이지 않을까 싶다.

 

오래 전에 [상도]라는 드라마를 보신 분은 알겠지만, 그 드라마에선 임상옥과 홍경래가 일 대 일로 대면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언급된 것이 아마 솥 鼎이었습니다.

 

솥 정(鼎)자에 세 가지 의미가 있다는 걸 저는 그때 첨 알았습니다. 솥의 세 다리가 바치고 있는 상징은...재물욕, 지위(권력)욕, 명예욕...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솥은 무너지게 되어 있다고 옛날 고사에는 전하나 봅니다.

 

그 당시 방송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임상옥은 재물욕이 있어서 재물을 많이 벌어들이는 데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재물을 통해 水와 같이 평등하게 골고루 쓰이게 하려는 의지를 가진 상인이었나 봅니다. 물론 이것은 전적으로 드라마 상에서 묘사된 임상옥을 전제로 했을 때 말입니다. 실제로 임상옥이 드라마 속에서와 같이 그랬는지는 사료를 더 철저히 검증해봐야 합니다만.

 

우옛든 홍경래는 관리들의 폭정에 못이겨 지위(권력)욕에 불타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권력욕은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에서 출발한 권력욕이었습니다. 그때 그 장면에서 중요했던 것은 역시 그 명예욕의 기(공력) 싸움에서 홍경래가 지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둘 다 그 정신적인 면에서는 상당한 공력의 소유자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분수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임상옥은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홍경래의 대의는 인정했지만, 같이 뜻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순순히 자신의 목숨을 홍경래에게 맡깁니다.

 

홍경래는 마지못해 장검을 높이 치들었지만, 끝내 장검을 임상옥이 벗어 놓은 갓위에 꽂고 말았습니다. 마음 속으로 임상옥을 죽였지만 실제로 그의 목숨을 해치지는 못 하였습니다.

 

그 와중에 임상옥의 말이 걸작이었습니다. "만약 자네가 거사를 성공했을 때 이전보다 더 좋게 모든 이들에게 모든 것을 공평하게 나눠줄 수 있는 자신이 있느냐"고 말입니다. 즉 임상옥의 의중은 바로 이런 것이었을 겁니다. 자네(홍경래)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거기서 더 많은 욕심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정곡을 찌릅니다. 이것을 좀 더 생각해보자면 이렇습니다.

 

만약 그 당대 현실(조선시대의 순조)을 감안해서 보자면 마르크스의 정치적 입장을 갖고 있는 이가 그 시점에 놓인다면, 임상옥(자본가이기에)은 이유가 어찌됐든 타도할 대상이기에 홍경래의 의지를 긍정할 것입니다. 허나 우리는 역사에서 목도했다시피, 러시아 혁명의 성공과 그 이후의 몰락을 뼈저리게 지켜보았고, 그 역사적 사실을 다시 되새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즉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 자신이 재물욕을 추구하든, 권력욕을 추구하든, 명예욕을 추구하든, 그 세 가지가 정도를 걷지 못할 때는 균형(조화)을 이루지 못해 실패하고 만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이 세 가지 욕 중에서 제일 중시 여기는 것이 명예욕입니다. 재물욕과 권력욕을 완급시키는 작용은 바로 명예욕입니다. 이것이 바로 그 사람의 공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분수를 알고 거기서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 말입니다. 물론 그것을 통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려면 자기 자신이 얼마나 그것(재물욕, 권력욕, 명예욕)에 대해 성찰해 볼 수 있느냐가 중요한 관건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제일 추구하는 것은 인식(지식)욕과 명예욕입니다. 그리고 그 두 욕이 올바르게 조화를 이루고 곧추 섰을 때, 권력(지위)을 탐할 것이며 그 다음에는 당연히 약간의 재물이 들어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음 중요한 것은 자신이 뜻하는 바가 모두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자신의 모든 지혜와 명성을 집어던지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그때 당시 임상옥과 홍경래의 기(공력)싸움을 보고 번뜩 스치고 지나가는 단상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블레즈 파스칼의 단상(인간은 정신이 풍부해질수록 독특한 인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보통 사람들은 인간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모른다)입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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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07 12:13
    베스트

    삭제한 댓글입니다.

  • 이지튀르 작성자
    2022.09.07 12:17
    베스트
    @작인

    좋은 고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