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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이상만
EastSideStory
2022.11.01 06:09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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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219998

몇 년 전 페북에서 외국(독일 및 프랑스)에 살고 있는 계신 분(외국인)이 내 페북의 내용들을 읽으며 나를 격려하면서 이렇게 언급했는데, 몸둘 바를 몰랐다..."All the best Arthur."...내 페북이 외국인들에겐 Arthur Rimbaud 로 소개되기에 말이다.

 

솔직히, 나는 핏줄(꼰대 같은 아부지)한테도 인정을 못 받는 처량한 신세인데 말이다. 내가 외계인일까, 아니면 꼰대가 외계인일까? 아부지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난 언제나 패배자일 따름이다. 이젠 아부지도 팔십을 훌쩍 넘긴 늙은이건만, 저보다 오래 사시길!

 

https://youtu.be/r2ANwbmLHgM

 

세대 차이는 단지 안정희구에 대한 변별력일 뿐이다. 작금의 우리네 대다수 가정과 시민사회는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보수자유주의가 팽배해 있다.
 
나이듦에 따라 안정을 추구하는 구세대나, 사회의 변혁을 이끌어 갈 신세대나 세대 차이에서 오는 문화적 정치적 차이는 다소 있을지언정, 윤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자신들의 온전함과 재산(물질적 추구와 안녕)을 최우선하는 가치는 공통관심사이고 분모이다.
 
단지, 신세대보다 구세대가 정치(선거의 투표율로 보자면)에 더 관심을 가지는 건 '안정'에 대한 희구가 더 강렬한 데서 생기는 현상이다.

 

칼 포퍼의 말마따나, "젊어서 마르크스에 빠지지 않으면 바보지만, 그 시절을 보내고도 마르크스주의자로 남아 있으면 더 바보"인 세상이 되어 버린 지금, 내 심정이 맑스의 심정과 다를 바 없다면 너무 거만하고 거창한가. 

 

위대했지만 찌질했던 맑스는 이렇게 고백했다..."저는 영원한 학생으로 남고 싶습니다. 직업을 갖는 것과 누군가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일, 그리고 안정된 생활 따위에는 일체 관심도 없습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 지침으로 삼아야 할 것은 인류의 이익과 자기의 완성입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지만, 상대적으로 사회적 박탈과 경제적 빈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어도 지금까지 견뎌낼 수 있었던 건, 나의 정신적 우월감과 정치적 이상을 만끽하도록 만든 지적 허영심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점점 나이가 들어갈수록 압박감으로 다가오며, 무엇보다 주위에서 못 마땅한 시선(몰이해, 몰취미)으로 바라보는 눈초리들로 인해, 나의 대문자(大想)가 소문자(小想)들에 의해 무시를 당하거나 처참히 짓밟힐 때마다 자괴감이 앞선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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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01 06:57
    베스트

    매우매우 공감합니다....특히 사회적 박탈과 경제적 빈곤을 견딜 수 있는 힘은 지적허영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은 나도 아주 많이 찔리는 부분....그리고 마지막 문단, 나는 스스로 자괴감을 덜 느끼기 위해서 주변인들에게 나의 어줍잖은 통찰을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중. 이지튀르님께도 이 방법을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