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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https://itssa.co.kr/14076793

<울 아버지, 어머니 제사를 지내며>

그날 이후 나는
이 땅에 와서 익숙했던 
그 모든 것을 버리기로 했다

아침에 뜨는 태양도
꽃피고 푸른 잎사귀 넘실대는
찬란한 이 세상의 희망도
더는 기대하지 않기로 했다

나를 낳아준 어머니도 아버지도
천지를 만들고 주관해주신다는
전지전능한 하눌님도
천국도 지옥도
더는 믿지 않기로 했다
더는 사랑하지 않기로 했다

아니 대공포가 나에게 주어진다면
포신 깊숙히 증오의 포탄을 넣고
내가 믿고 사랑했던
그 모든 것들을 정조준해서
한 방에 무한 허공으로
날려 부셔버리고 싶었다

아무것도 더는 믿을 수 없는 세상에서
나 또한 무한 허공으로 가루가 되어
영원히 스러져 사라져버리고 싶었다
내 아이가 하늘에서 사라져버린 날
영원히 지상에서 
다시는 껴안을 수 없게 되어버린 
그날 이후

그러고 십년이 다가오는 오늘
5월에 산화해버린 넋들을 
추념하고 돌아가는 오늘
아버지 제사를 지낸다는 소식에
몇년만에 겨우
나주에 사는 아우집에 들러
눈물을 참고 제사를 지낸다

아버지, 어머니
자식을 먼저 보낸 나는
당신들 앞에 절할 자격도 없습니다.
내 자식 하나 지켜주지 못한 하눌님
더는 믿을 곳이 없는 나는
그저 헛 것처럼 살아간답니다.

허공에 날리는 비닐봉지처럼
날리면 날리는대로
밟히면 밟히는대로
슬프면 눈물 흘리고
기쁘면 허허 웃으며
하눌님, 어무니 아부지
난 이렇게 한 세상 살다 갈랍니다.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pfbid02inBgXuSe8oAFdgYZLDEE5ffgTJVWNiKP9XGHjxMx2fF6qHWcUnFgMvq7ETpd3AdTl&id=1261089967

 

 

 

잇베라는 새끼는 분리가 답이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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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1 01:39
    베스트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을 어찌 헤아릴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