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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4.06.24 19:23  (수정 06.2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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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4863312

젊은 시절 인천 앞 바다의 덕적도라는 섬에서

한 달정도 생활했던 적이 있었어요

가을이 막 시작되던 시기라서  꽃게잡이 배에도 오른적이 있었습니다.
 
네 댓 명이 작업하던 작은 어선에서
그다지 길지않은 어부생활을 하는 동안
쉽지 않은 경험과 고생을 했었죠
 
물 때를 맞춰 투망과 꽃게선별, 어망정리등을 해야하기에 
식사나 수면등이 육지생활과는 딴 세상이었고
육체의 피로도는 상상을 뛰어넘더군요.
 
20 대의 혈기왕성한 나이였기에 그나마 버티었을겁니다
 
같이 생활하던 울산 출신의 형님 한 분이 언젠가 고백을 하더군요.
 
해병대 복무 중 휴가를 나왔다가 술자리에서 사고를 친 후
월남 갈래... 영창 갈래 해서
월남에 파병갔다 관통상을 입고 두 달만에 귀국을 했었고
 
어느 여름 날 광안리에서 놀다가 삼청교육대에 끌려가서
6개월을 개고생하다 나왔던 경험도 있는 자신이지만
그래도 여기만큼 힘들지 않았다 라고요...
 
선주 어르신이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것도 생각납니다.
지금은 흔하고 쉽게 밥상에 오르는 생선도
곧 먹기 힘든 세상이 될거라고 말이죠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기술과 방법만이 발전되어
어족이 고갈될거라는 말씀이었죠.
더군다나 중국 어선들의 노략이 막 시작하던 때라서
어르신의 근심은 확신처럼 들리더군요
 
밥상에 철따라 올라오던 생선들이 언제부터인가
여러 이유들로 사라져갑니다.
가장 큰 이유는 어획량 감소에 따른 가격상승이 주 요인이겠죠.
그 가격상승이 단순하고 어쩔 수 없는 가는 별개이겠지만요.
 
생선 회를 못 먹고 어류를 즐기지 않기에
식생활의 불편함은 감수 할만 하지만
흔하디 흔했던 오징어조차 금징어로 불리기도 하는 세상이
때론 낯설기도 합니다.
 
데치거나 볶거나 혹은 국을 만들기도 하고
잘 말려진 녀석은 국민의 간식으로 곁에있던
친한 녀석이었는데 말이죠.
 
몸통을 앏게 썰거나 다리 하나를 튀김옷을 입혀
달궈진 기름에 익혀내는 오징어튀김을 참 즐겼습니다.
맥주 한잔을 즐기거나 허기를 달랠때 반갑고 고마웠지만
오징어가 아닌 문어 발이나 훔볼트의 몸통을
오징어튀김으로 먹어야 하는 세상이네요.
 
귀가 길에 있는 작은 분식집에서
오징어튀김을 받아 왔습니다.
역시 심해 대왕오징어인 훔볼트의 몸통을
얇게 썰어 튀긴 것이네요
 

20240624_191633.jpg

기름에 신발을 튀겨도 맛이 있다던데
고소한 튀김옷과 오징어와 큰 차이 없는 식감이 제법이네요
맛있어요.
 
별달리 착한일도 못하고 하루를 마감하는 저에겐
부족하거나 넘치지 않는 저녁식사가 될 듯 합니다
 
오늘도 수고하신 만큼 맛있는 저녁 식사와
편안한 휴식이 있기를
그래서 일주일이 무탈하시기를...
 

길은 멀어도 마음만은 ...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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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24 19:25
    베스트

    와 나눠먹어요 저랑 같이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2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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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비

    20240624_193348.jpg

    저런... 진작 말씀하시지 ;;

  • 2024.06.24 19:42
    베스트
    @피리부는소년

    잔여 흔적을

    이리도 섬세하게 올리시네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24 19:50
    베스트
    @올리브햇반

    남았는 데 나눠먹지 않음 

    치사하잖아요 ...

  • 2024.06.2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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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한 수필같은 글 읽다보니  마음이 포근해지네요 감사합니다 행복한 저녁되세요^^ㅎ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2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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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카

    미카님도 저녁식사 맛나게 드시고

    편안한 시간 되세요

  • 2024.06.24 19:31
    베스트

    그러셨군요. 편안한 저녁 보내시어요.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2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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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집

    너외집님도 오늘 하루 수고 많았습니다.

    아 !  지난 번에 화장실에 보내드린 귀신도 잘 있겠죠 

  • 2024.06.2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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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리부는소년

    ☺️☺️☺️

  • 2024.06.24 19:35
    베스트

    간장 콕! 찍어서

    맛저하세예.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2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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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ꈍ。ꈍ✿)

    울 엄니가 보내주신 고춧가루를 푼 간장에

    맛나게 찍어 먹었네요.

    더 맛있는 식사 하시기를 ...

  • 2024.06.24 19:40
    베스트

    오징어 튀김 보믄 어려서 수영장갔을때 먹던 오징어 튀김을 바닥에 떨어뜨렸는데 주워서 걍 먹었던 기억이 나유. 그뒤부터는 떨어뜨린 음식도 잘 주워먹게됐쥬..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2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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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트라고날

    댓글과는 아무 상관없는 얘기지만

    어릴 때 뭘 흘리던 아이는 커서도 자꾸 흘리더라는 ...

  • 2024.06.24 19:41
    베스트

    오징어튀김!! 바삭바삭~ 💙💙💙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2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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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주부

    고소하고 맛 있네요

    동해산 오징어를 튀겼다면 더 좋았겠지만

    세상은 늘 욕심에는 부족한가 봅니다.

  • 2024.06.2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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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 같아요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24 20:15
    베스트
    @동이족

    독거인의 궁시렁이죠...

     

    오늘도 수고 많았습니다 . 편안한 저녁되세요

  • 2024.06.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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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다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2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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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루소

    재미있게 읽혔다면 다행스럽고 고맙습니다.

  • 2024.06.2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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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한 수필 한 편 읽은 느낌이네요 

    감사합니다 :)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2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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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려라보리

    사는 것은 늘 울퉁불퉁한 자갈길이지만

    꽃길을 거닌다 맘 먹고 있답니다.

    좋은 밤 되세요.

  • 2024.06.2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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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었다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2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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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륨UP

    맛있는 저녁식사 하셨는지요.

    좋은 꿈 꾸세요

  • 2024.06.2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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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는 오징어튀김 직접 튀겨서 파시는 사장님들이 많으셨는데 요즘은 찾기 어렵네예🥹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25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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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윤발밀감

    튀김을 직접 튀기는 곳은 제법 있지만

    재료가 예전과는 많이 바뀌었죠

    식빵 튀김이나 햄을 가장한 사각형의 분홍 덩어리...

    물 오징어를 튀기는 곳은 아마 고급 일식집에나 있겠죠

  • 2024.06.2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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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리부는소년

    옛날에 학교 앞 트럭에서 오징어튀김 26개 먹던 기억이 나네예🤧

  • 2024.06.25 02:39  (수정 06.25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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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이 참..제 마음에 잔잔하게 파문을 일으키네요..감사합니다. 그 형님이란 분의 인생도 피리부는소년님의 경험도 뭔가 생각하게 만드네요..☺️ 그나저나 훔볼트라는 거 첨 알았어요 그렇구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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