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글
인기글
정치인기글
유머게시판
자유게시판
정치/시사
라이프
19이상만
EastSideStory
2024.06.02 09:36  (수정 06.02 10:24)
86
11
https://itssa.co.kr/14365025

생애 첫 직장에서 회식이 있던 날

소주 몇 잔을 기울이던 부서장이
누군가에게 손짓을 하더군요.
 
"야  여기 고기하고 소주 더 갖고와 "
 
20 대 중반쯤 되보이던 서빙 직원에게 하는 말이었어요.
 
좋아하지 않던 소주를 몇 잔  마신 탓인지
저에겐 그 말이 거슬렸습니다.
아무리 단골손님이고 설사 나이가 많다한들
이름은 물론 인격도 있는데
야 라고 불러야할까.
 
그 부서장에게 배운게 있다면
함부로 남을 대하지 말자 였죠.
 
아무리 비싼 곳에서 뭘 먹더라도
설사 자식뻘이나 조카뻘이 되더라도
내 자식이나 조카가 아무에게나 하대를 받는다면
아무렇지 않을 수 없을테니까요.
 
명찰에 쓰인 이름을 불러주거나
그럴 수 없다면 절대 반말은 하지 않는 것을
내내 지켜왔으니 다행스런 일이죠.
 
평일 오후에 근무하던 편의점의 알바생과
자주 마주쳤습니다.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이 된다는 게
쉽지도 않고 또 그럴 필요가 없을때도 있건만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친절함과 성실함이 엿보였길래
늘 반가운 마음이었죠.
 
작년 9 월부터 드나들다가
12 월의 마지막날에 한 해동안 수고 많았고
새해에도 늘 건강하길 바란다는 인사를 건네니
정말 환하게 웃는 얼굴이 고마웠습니다.
 
지난 주에 얼굴이 안보이길래 의아해하다
오늘 아침 근무자에게 물어보니
근무표를 찾아본다고 뒤적거리지만
주말 근무자가 확인을 할 순 없었나 봅니다.
 
그만 둔거라면 왜 일까
 
군 입대를 한 것이라면
부모님의 걱정이 얼마나 크실 것이고
본인은 잘 참아내고 견뎌낼 것인지
괜한 걱정의 참견을 해봅니다.
 
아무렇지 않아야 할 일상의 모든 것들이
누군가에겐 엄청난 희생과 비극의 아픔이 되는 시대라서
눈에 보이는 게 걱정투성이 인걸 보면
나도 문제가 많은 듯 하네요.
 
걱정을 해서 걱정이 해결되면 걱정할 필요가 없으련만
걱정이라는 놈의 놀라운 번식력과 변이성이
걱정을 멈추지 않게 합니다.
 
아무래도 내일 아침 편의점 사장님에게 확인을 해야 하겠네요
그만둔 것 인지 ... 혹시 군 입대를 한 것인지
그래야 내 걱정의 무게에서
궁금증이라도 덜어낼 수 있겠지요.
 
새로운 한 주와 6 월을 위해
아무 걱정없이 행복한 일요일이 되시길...
 

길은 멀어도 마음만은 ...

댓글 8

댓글쓰기
  • 2024.06.02 09:49  (수정 06.02 09:49)
    베스트

    피리부는소년님 같은 따뜻한 마음씨의 어른이 계시다는게 참 고맙습니다.  세상을 발게 만드시는 피리부는 소년님 응원드립니다. 저도 배워야겠어요.  따뜻한 말 한마디..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02 10:28
    베스트
    @너와집

    남들 만큼만 착하게 살고싶고 

    남들처럼 똑똑하게 세상을 보고 싶은데

    늘 욕심만큼 따르지 않는 능력과 노력이 부끄러울 뿐이에요...

    오늘도 아무 걱정없이  행복하고 밝은 하루 되세요.

  • 2024.06.02 09:54
    베스트

    드런 정부가 들어설때마다 아무 죄없는 선량한 시민들이 무고하게 희생당하는 걸 보면서 우리들 모두 PTSD에 시달리는 거지예. 다시

    돌아갈수만 있다면 2014년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거라예. 모두들 전날밤 인천항으로 뛰어들어 배가 출항하는 걸 막겠지예. 좋은 세상을 만드는 건 일상에서 만나는 예의 바름, 다정한 마음, 아이들을 위한 배려 우선. 그리고 피리 부는 소년님처럼 남을 대하는 귀한 마음이겠지예, 모쪼록 그 청년이 잘 지내고 있기를예.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군에 가있는 청년들에게 빚지고 살아예. 고맙고 미안합니다🙇🏻‍♀️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02 10:37
    베스트
    @주윤발밀감

    좋은 세상이라는 게 

    정말 어떤 세상인지 갈수록 의문과 의심이 들어요.

     

    내 이웃의 누군가와 다음 세대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하지만

    언젠가는 누군가에게도 좋은 세상이 오리라 믿을 뿐이에요.

     

    남들 쉬는 날 출근도 하신다니...

    이따 점심은 곱빼기로 드세요  화띵!

     

  • 남을 생각하는 님의 마음에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02 10:38
    베스트
    @몰빵🌏전인류👉🏻기본소득

    햇살만큼 따뜻하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 2024.06.02 10:52
    베스트

    삼인행 필유아사네요

     

    다만 그걸 소년님의 자산으로 만든 것이 대단 

  • 피리부는소년 작성자
    2024.06.02 11:05
    베스트
    @올리브햇반

    아니.....

    논어의 가르침을 햇반선생을 통해 되새기게 되다니

    영광이 하늘에 닿고...

    부끄러움은 내 그림자에 미칠 뿐 이로소이다...

라이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