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직장에서 회식이 있던 날
소주 몇 잔을 기울이던 부서장이
누군가에게 손짓을 하더군요.
"야 여기 고기하고 소주 더 갖고와 "
20 대 중반쯤 되보이던 서빙 직원에게 하는 말이었어요.
좋아하지 않던 소주를 몇 잔 마신 탓인지
저에겐 그 말이 거슬렸습니다.
아무리 단골손님이고 설사 나이가 많다한들
이름은 물론 인격도 있는데
야 라고 불러야할까.
그 부서장에게 배운게 있다면
함부로 남을 대하지 말자 였죠.
아무리 비싼 곳에서 뭘 먹더라도
설사 자식뻘이나 조카뻘이 되더라도
내 자식이나 조카가 아무에게나 하대를 받는다면
아무렇지 않을 수 없을테니까요.
명찰에 쓰인 이름을 불러주거나
그럴 수 없다면 절대 반말은 하지 않는 것을
내내 지켜왔으니 다행스런 일이죠.
평일 오후에 근무하던 편의점의 알바생과
자주 마주쳤습니다.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이 된다는 게
쉽지도 않고 또 그럴 필요가 없을때도 있건만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친절함과 성실함이 엿보였길래
늘 반가운 마음이었죠.
작년 9 월부터 드나들다가
12 월의 마지막날에 한 해동안 수고 많았고
새해에도 늘 건강하길 바란다는 인사를 건네니
정말 환하게 웃는 얼굴이 고마웠습니다.
지난 주에 얼굴이 안보이길래 의아해하다
오늘 아침 근무자에게 물어보니
근무표를 찾아본다고 뒤적거리지만
주말 근무자가 확인을 할 순 없었나 봅니다.
그만 둔거라면 왜 일까
군 입대를 한 것이라면
부모님의 걱정이 얼마나 크실 것이고
본인은 잘 참아내고 견뎌낼 것인지
괜한 걱정의 참견을 해봅니다.
아무렇지 않아야 할 일상의 모든 것들이
누군가에겐 엄청난 희생과 비극의 아픔이 되는 시대라서
눈에 보이는 게 걱정투성이 인걸 보면
나도 문제가 많은 듯 하네요.
걱정을 해서 걱정이 해결되면 걱정할 필요가 없으련만
걱정이라는 놈의 놀라운 번식력과 변이성이
걱정을 멈추지 않게 합니다.
아무래도 내일 아침 편의점 사장님에게 확인을 해야 하겠네요
그만둔 것 인지 ... 혹시 군 입대를 한 것인지
그래야 내 걱정의 무게에서
궁금증이라도 덜어낼 수 있겠지요.
새로운 한 주와 6 월을 위해
아무 걱정없이 행복한 일요일이 되시길...
댓글 8
댓글쓰기피리부는소년님 같은 따뜻한 마음씨의 어른이 계시다는게 참 고맙습니다. 세상을 발게 만드시는 피리부는 소년님 응원드립니다. 저도 배워야겠어요. 따뜻한 말 한마디..
남들 만큼만 착하게 살고싶고
남들처럼 똑똑하게 세상을 보고 싶은데
늘 욕심만큼 따르지 않는 능력과 노력이 부끄러울 뿐이에요...
오늘도 아무 걱정없이 행복하고 밝은 하루 되세요.
드런 정부가 들어설때마다 아무 죄없는 선량한 시민들이 무고하게 희생당하는 걸 보면서 우리들 모두 PTSD에 시달리는 거지예. 다시
돌아갈수만 있다면 2014년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거라예. 모두들 전날밤 인천항으로 뛰어들어 배가 출항하는 걸 막겠지예. 좋은 세상을 만드는 건 일상에서 만나는 예의 바름, 다정한 마음, 아이들을 위한 배려 우선. 그리고 피리 부는 소년님처럼 남을 대하는 귀한 마음이겠지예, 모쪼록 그 청년이 잘 지내고 있기를예.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군에 가있는 청년들에게 빚지고 살아예. 고맙고 미안합니다🙇🏻♀️
좋은 세상이라는 게
정말 어떤 세상인지 갈수록 의문과 의심이 들어요.
내 이웃의 누군가와 다음 세대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하지만
언젠가는 누군가에게도 좋은 세상이 오리라 믿을 뿐이에요.
남들 쉬는 날 출근도 하신다니...
이따 점심은 곱빼기로 드세요 화띵!
남을 생각하는 님의 마음에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햇살만큼 따뜻하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삼인행 필유아사네요
다만 그걸 소년님의 자산으로 만든 것이 대단
아니.....
논어의 가르침을 햇반선생을 통해 되새기게 되다니
영광이 하늘에 닿고...
부끄러움은 내 그림자에 미칠 뿐 이로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