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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4.06.0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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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4347632

잇싸 연배도 있고 하시니, 마우스밥 좀 드셨다 하시는 분들 중 린저씨 와우저 분들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안해봐서 모르지만 리니지는 현재까지도 계속 하시는 분들 계실 듯하고. 와우(블리자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2000년대 초 출시 당시에는 센세이션했지만, 현재는 폐장 분위기 가까울 정도라는 소문도 돌고. 여튼 한때 와우저로서 마음이 참 쓰라립니다.

 

한달여 전인가, 늦깍이 결혼 앞둔 친구 녀석이 "나 와우클래식 하드코어 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간 친구들 모여도 공통 관심사도 없고 해서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 않던 우리였는데, 오랜만에 젊은 시절 2~3년을 함께 불태웠던 그 주제가 나왔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마음이 참 뜨거워졌습니다. 아무래도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길게 시간 내서 게임 한다는 게 참 쉽지 않죠. 대학 시절 소위 '먹고대학생'이라 불릴 정도로 놀고 먹던 시절이라, 친구들과 미친듯이 게임하고 지냈던 시절이 참 그립.읍.네요. 그때 생각이 나서 한창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더군다나 걸핏하면 죽고 부활하는 롤플레잉 장르를 단 한번만 죽어도 캐릭터가 사라지는, 그야말로 목숨 걸고 게임하는 모드로 즐긴다니, 

 

하지만 나이도 들고 시간도 예전만큼 충분치 않아 다시 게임을 시작하기까진 망설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재미가 없습니다. 요즘처럼 '자동사냥'까지 하는 게임이 횡행하는 세상에서 와우는 상당히 손이 많이 가는 게임입니다. 마치 캐릭터 육성을 하나의 비즈니스라 생각하고 첫 시작부터 끝까지 기획해가며 키워야 하는 게임입니다. 요즘 계속 업데이트 되는 와우는 비교적 편해졌지만, 과거 클래식 버전 와우는 상당히 유저를 불편하게 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직장 옮긴 이후로 여유 시간도 늘고 해서, '까짓거 한달만 해보지'라는 마음에 '와우 클래식' 결제를 했습니다. 친구가 권유했던 하드코어 모드. 3시간도 안되서 포기했습니다. 캐릭터가 죽고 삭제까지 되면서 그야말로 멘탈이 나갔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을 바꿔, 일반 모드로 계속 진행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답답하고 귀찮은 부분도 있지만, 그 시절 내가 현실을 벗어나 몰입할 수 있었던 게임 속 세계관. 그 세계관에 푹 젖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알다시피 요즘 세상살이 참 팍팍하잖습니까. 제가 게임하던 노무현 대통령님 시절의 그 활기차던 모습이 아닙니다. 연일 뉴스로 접하는 소식들은 경악을 금치못할 수준들입니다. 조금이나마 나의 현실에 대한 도피처가 필요했고, 와우 세계관은 과거 향수까지 끌어와 나를 그 시절로 데려가는 듯했습니다. 미래에 대해 큰 걱정 없던 그 시절, 나의 추억으로 말이죠.

 

와우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특정 서버는 유저간 공격이 막혀있어 게임 진행의 긴장도는 떨어지지만 좀 더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기도 합니다. 저는 '마침 잘됐다. 유튜버 들으면서 할 게임이 좀 필요했는데' 싶어서 그런 서버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이런저런 시사 방송, 뉴스 방송, 음악 방송 들으며 즐기다보니, 다소 갑갑했던 게임 진행이 오히려 즐거워지더라고요. 

 

오늘로 한달간 플레이가 끝나고, 재결제를 앞두고 있습니다. 충분히 즐거웠고 이런저런 추억들도, 무엇보다 다시금 열정이 되살아 나는 듯했습니다. 무엇보다 유튜버 옆에 켜놓고 즐기다보면 그 따분한 진행이 오히려 득이 되기도 합니다. 요근래 하루하루가 별다를 것 없이 흘러가고 있었는데, 비로소 시간이 다시 흐르는 듯도 하네요. 물론 연애나 결혼 같은 것이 삶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도 하겠지만, 아시잖습니까. 그 대가가 어떤 것일지. 이 나이 되도록 그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지 않아 가장이 되는 삶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만. 여하간 그런 제게 무려 15년여 만에 하는 고전게임(?)이 즐거움을 준다니 참.. 색다른 경험입니다.

 

뭔가 가슴 뛰게하는 이벤트를 만난다는 건 살아가며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제 자신이 겨우 이 나이에 벌써 그런 고민을 하게될 줄은 몰랐지만, 어쩌겠습니까. 삶이 그런 걸. 나이 지긋해지신 잇싸님들도 가슴 뛰게 하는 일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학창시절 취미란에 썼던 '독서, 운동, 사색' 이따위 교과서 같은 취미말고, 진짜 삶의 시계추를 움직일 수 있는 그런 것들 말이죠. ^^ 

 

어차피 죽을 때까지만 사는 삶, 하루라도 살아있는 것처럼 살아보죠~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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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0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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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우 클래식을 오픈 때부터 했고, 그 시절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과 인연도 만들어 줬습니다.

  • 2024.06.01 10:52
    베스트

    서부몰락지대 등대에서 와돋이 보던때가 엊그제 같은데...ㅠ

  • 2024.06.01 10:53
    베스트

    재접축하축하축하🎉🎉🎉🎉🎉🎉🎉🎉🎉

    가슴 뛰는 일이 생긴 것만큼 누군가 가슴 뛰는 일로 설레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네예!!!!!

  • 2024.06.0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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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아요~~ 가슴뛰는 무언가....!!
    한참 아기 키울때는 동요 말고 가요가 숨쉴 공간을 만들어 줬고

    한때는 미친듯이 책을 읽었고 요즘은 땅파기가 제 휴식처..... 뭔가 숨쉴 공간이 필요한거 같아요!!

  • 2024.06.0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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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지금도 본섭 하고 있는데요 가끔 ㅋㅋ

  • 2024.06.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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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 베타때 좀 해봤던 기억이 가물가물.. 

    껨에서 동이 트더라구요.. 그리고 내방 창문을 보니까.. 역시 동이 트고 있더라구요.. ㅋㅋㅋ

    그래서 접었죠.. 폐인될까봐 

  • 2024.06.0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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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4.06.0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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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우 재첩. 15년만에 드신줄 알았어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2024.06.0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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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집

    헐 나같은 사람 여기 또있네

    노안이 문제다!

     

     

  • 2024.06.0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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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트리스2 다시

    해보까....

  • 2024.06.0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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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브햇반

    포트리스 진짜 엄청나게 재밌는 게임였죠 제가 예전에 포트리스 벨리 초고수 였습니다 포앤 신청도 엄청나게 받았드랬죠 ㅎㅎ

    그땐 포 잘쏘는것 만으로도 엄청 인기끌던 시절였죠

  • 2024.06.0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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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이야

    IMG_2826.jpeg

     

    추억돋는구먼요 

  • 2024.06.01 11:49  (수정 06.0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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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가 됐든 .... 즐기며 사는 인생이 최고죠 ///

     

  • 2024.06.0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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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오리때  검둥 네파잡고  접었는데  클래식도 네파잡고 접었네요 ㅋㅋ 오리때 못먹은  템 먹고 한번 차보고 접었어요. 몸이 못 따라줘서 ㅎ

  • 2024.06.0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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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우 진짜 오래했죠 2005년부터 시작해서 20대 대선 하기 전까지 했었어요 정치에 몰입하면서 이깟게임 할여유가 없다하고 접었던 ㅎㅎ

    본섭에 골드도 약 2천만골 정도 있습니다  토큰이라고 하죠 1달짜리 계정 이용권 그것도 10개 사 놓았구요 

    평생 와우를 공짜로 할만큼 골드도 있는데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안하고 있습니다 몸은 점점 늙어가는데 말이죠 ㅠ

    와우는 접는게 아니라 쉬는거라 했죠 언제든 다시 돌아갈지도 모르겠네요

  • 2024.06.0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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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회사도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유저도 새로운 세상을 만들던 설레던 시절들, 다시는 오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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