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다 보고 떠오른 스토커 썰.

한 십년쯤 전에 매장 운영할때임.

자영업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매일 오는 단골손님들 중  10% 이상은

잔잔하면서 다채로운 미친 놈들임. 

생수통 물을 태연하게 들고온 약수통에 받아가는 놈,

업장 한켠에 놓여진 부르스타에

몰래 싸들고온 양미리 굽다가 걸린 놈,

아침부터 짬뽕 배달시켜 쳐먹다가 급발진해서 

테이블 엎고 술주정하다가 쫓겨난 놈

(얘는 좀 알콜중독자였던것 같음

세번쯤 동일사건 반복으로 출입금지)

화장실만 들어가면 변기 중심으로 360도 돌아가며 

벽에다 오줌싸던 놈도 있었고

(방금 청소했는데 노리던 놈이 딱 들어갔다가 발각. 

그러나 어떻게 말하기가 난감하던 어린 시절의 나)

자다가 그자리에 그대로 오줌싸고 튄년도 있었음 -_-

그들의 평범한 일상에서는 누구도 모를 광기를, 특정 장소

특정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발산하는 미친놈들이 꽤 많더라.

그 중, 스토커가 한 명 있었어.

짧은머리, 안경을 쓴 허스키한 목소리의 여자였지.

체크무늬 남방에 검은색 셔츠와 바지를 주로 입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거의 매일 왔어.

자주 <물건>을 주고갔어. 어딘가에서 받아온 볼펜,

초콜릿이나 젤리, 티슈, 달력...

자질구레하고 쓸모없고,  끊임없던 그 선물중 

가장 기억에 남던 것은 맥심maxim이야.

잇님들도 아시는 그 잡지.

나 없을때 직원에게 사장님 드리라고 전해주고 갔었데.

직원도 나도 궁금했어.

누가봐도 내가 맥심 주 타켓층은 확실히 아니었으니깐.

일단 나는 암컷이잖나 ( ´_ゝ`)

어느  휴일, 

직원에게 전화가 왔다.

그 사람이 가게에 와서 암사자는 왜 없냐고 난동을 부리더래.

왔다 나갔다 반복하더니,

급기야는 암사자 어디갔냐! 불러와라! 암사자 내놔라!!

그렇게 난동을 부리고 집기를 부시다가, 신고받고 경찰이 오니, 

뿌리치고 화장실 문을 잠그고 농성을 했데.

한 세시간 걸렸다던가..

119도 오고 -_-경찰도 오고 -_-

어찌어찌 경찰이 데려는 갔는데, 난동과 농성 외에 큰 피해도 없고 해서 그냥 그리 끝났어.

며칠후 왔더라고. 아무일도 없었던듯 어색하게.

< ****님, 며칠 전 일어난 일 들었어요. 매장에서 그러시면 무척 곤란해요. 차후 다시 이런일이 발생하면 저희 매장을 이용하실수 없어요>

알겠다며 멀쩡하게 돌아간 그녀는,

그 후에도 수차례 암사자에게 집착하고,선물을 주고,

암사자 부재시 난동을 벌이며, 그 매장을 철수 할 때까지

주기적으로 암사자를 무섭게 했음.

멍청하게 그 일을 겪으면서 깨달았다.

스토커구나. 하고.. 

진짜 이상한것은 나에게 왜 맥심을 준걸까 ( ´_ゝ`)

나 그때 퇴근할때 쫌 무서웠다 ( ´_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