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부터 바람이 장난아니다.
현관문을 여니 세찬 바람에 물건들이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었다. 아침도 바람이 세차다.
내일은 진보의 광풍이 세차게 불어 무도한 굥거니 정부를 무너뜨리는 모멘텀이 되었으면 한다.
https://youtu.be/QNEPEe6uUE0?si=i0Stt9RRg4C0CXOG
Yuhki Kuramoto - 'In a refreshing breeze'
어둠에 가려 나는 더 이상 나뭇가지를 흔들지 못한다. 단 하나의 영혼(靈魂)을 준비하고 발소리를 죽이며 나는 그대 창문으로 다가간다. 가축들의 순한 눈빛이 만들어내는 희미한 길 위에는 가지를 막 떠나는 긴장한 이파리들이 공중 빈곳을 찾고 있다. 외롭다. 그대, 내 낮은 기침 소리가 그대 단편(短篇)의 잠속에서 끼여들 때면 창틀에 조그만 램프를 켜다오. 내 그리움의 거리는 너무 멀고 침묵(沈默)은 언제나 이리저리 나를 끌고 다닌다. 그대는 아주 늦게 창문을 열어야 한다. 불빛은 너무 약해 벌판을 잡을 수 없고, 갸우뚱 고개 젓는 그대 한숨 속으로 언제든 나는 들어가고 싶었다. 아아, 그대는 곧 입김을 불어 한 잎의 불을 끄리라. 그 나뭇가지 뒤에 몸을 숨기고 나는 내가 끝끝내 갈 수 없는 생의 벽지(僻地)를 조용히 바라본다. 그대, 저 고단한 등피(燈皮)를 다 닦아내는 박명(薄明)의 시간, 흐려지는 어둠 속에서 몇 개의 움직임이 그치고 지친 바람이 짧은 휴식을 끝마칠 때까지. ─ 기형도, '바람은 그대 쪽으로'
댓글 4
댓글쓰기언제 읽어도 기형도 시인의 시는 머리를 허공처럼 비우게 하고,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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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소리도 너무 좋고 기형도님 시도 좋으네요.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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