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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4.07.16 00:16  (수정 07.1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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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5481570

 

 

 

 

 

나이 55세에 20년만의 해외여행.
그 첫번째 목적지는 베트남 사파.
30대 후반에 게임과 도박에 손대면서 그때부터 꼬인 인생이 이제야 겨우 매듭이 풀리기 시작하고 여행도 바다건너 가는걸 실행할 만큼 마음의 여유도 생기네요.
도박 이혼 도박지속 신용불량위기 공황장애 치아상실사고등 내인생에  모든 꼬인게 순도 100% 나 스스로 자초한 것.
인생을 내 스스로 꼬으기 전까지 할줄 알던게 주어진 일 몸빵으로그냥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거 그거.
그것이 내가 가진 알량한 능력의 전부인데 지옥 문턱에서 그거라도 몸과 마음이 기억하고 있어서 어찌어찌 하다보니 다행히  인생나락은 면했어요.

 

아무리 조심하고 다짐해도 불가항력적인 면이 있는 사고나 질병 외에 안해도 되는 짓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해서 겨우 정상으로 돌려놓은 삶을 다시 나락으로 보낼 일은 없을 겁니다.

문제는건강을 위한 노력.

 

고협압은 유전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체중 안줄이면 당뇨도 위험할수 있다기에 나이 50에 시작한 등산이 그나마 유일한 취미가 되었어요.

그래서 다시 가보는 해외여행 시작을 가보고 싶었던 베트남에서 취미가 된  등산으로 하고 싶었습니다.

검색으로 정보 긁어모아 인도차이나 최고봉 해발 3143m 판시판산이 있는 사파로 정하고 다녀왔어요.

나보다 먼저 왔던 분들중 본인들 경험을 글로 남겨둔 고마운 분들 덕에 이렇게 오게 됐어요.

 

영어라고는 40년전 중학생때 배운 I am Tom.
You are Jane.이 전부지만 번역어플도 있고 바디랭귀지에 서로 눈빛과 느낌만으로도 통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항공권예약 하고 저질러 버렸습니다.

막상 부딪히니 또 돼요.

 

호텔은 오래된 우리나라 모텔수준인데 적당한 청결 적당한 수압(의외로 온수는 굿) 그걸 커버하는 엔틱느낌.

고풍스런 엔틱느낌은 아니지만 관리안된 불결함과 낡음이 아닌 모든것이 적당한 조식도 먹을만한 가성비 호텔.

 

그런데 당황스럽게 폰이고 보조배터리고 충전이 안되서 카운터에 충전기 빌리러 갔더니 C타입이 없어요.
카운터 직원이 자기것 빌려주려 했지만 하필 그의 폰은 사과폰 이네요 ㅠㅠ.
한참을 카운터 직원과 이리저리 해봐도 내것만 안되길래 문득 전압 물어보니 110v라네요. 
(사실 전압이 문제가 아니라 가져간 충전기가 서거 한거였음)
근처 가게에서 10만동짜리 부터 판다길래 팁 5만동 얹어서 15만동 주면서 미안하지만 사다 줄수 있냐니까 고맙게도 사다 줍니다.
근데 폰은 충전이 되는데 보조배터리는 안되요.
다음에 갈땐  아본에 산 충전기 꼭 가져 가야 겠어요.
USB타입이라 기내 충전도 되니까요.

피곤해 죽겠는데 낯선 환경에 잠이 잘 안와요.
하지만 내일의 등산을 위해 잠을 잤어요.

 

판시판산 등산은 반드시 현지인 가이드와 동행 해야만 합니다.
어느분 블로그에 사파 츄 라고 전화번호 올려 놓으셨길래 왓츠앱 깔고 번역기 돌려서 서로 연락해서 예약 했습니다.

 

아침 6시 30분에 호텔로 픽업하러 왔네요.

같이 택시로 등산로 입구로 가서 간단한 출입신고 하고 7시쯤 등산 시작.
시작고도 1900m.
남한 최고봉 한라산이 1950m인데.
처음 겪을 고도에 살짝 긴장.
비바람 날씨와 시원찮은 충전기 성능 때문에 배터리 문제로 사진도 초반에만 내폰으로  찍고 중반이후엔 가이드 츄의 폰으로 찍고 등산기록 하는  등산앱 램블러도 못켜고.
그래도 기록은 남겨야 겠기에 남은 배터리 쥐어짜서 마지막 정상은 기록 했어요.

3개의 등산로가 있다는데 전 하루코스 최단코스로 편도 12km코스 다녀 왔습니다..

등산내내 비바람 날싸탓에 정상조망도 없었는데 하산때 케이블카 타고 1/3쯤 내려오니 햇빛이 딱.
 
등산의 모든 일정과 행정처리 이동 점심식사는 모두 가이드가 다 알아서 해줍니다.
제경우 제2캠프에 10시쯤 도착 식사후 체력소진과 복통으로 45분 지체.

그러나 다른팀들도 모두 식사하며 최소한 30분은 머물더군요.

고도 적응의 의미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처음 2시간은 먼저 출발한 다른팀도 추월하며 어느덧 선두에 설 정도로 페이스 좋았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추월했던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스페인커플에게 5분만에 재역전 당하고 정상까지  죽 그 순서로 갔습니다.

문제는2시간쯤 후부터 고도가 2500정도 넘어가니까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져서 오르막만 만나면 2분 걷고 1분 쉬고를 반복하며 겨우 2캠프 도착 했어요.

우중산행 거기에 복통에 설사까지.

고산증이 올까도 살짝 두렵고 해서 포기할까도 생각 했는데 올라간 그길로 다시 하산 하는거 보단 어떻게든 정상을 가야 케이블카 타고 하산하는게 더 나으니까 견디자 싶었습니다.

식사는 과일 서너가지와 국수 샌드위치중 택일 입니다. 
몸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져서 못먹겠는데 그래도 억지로 먹는데 국수와 계란후라이는 소금소태.
하지만 과일은 역시 배타고 온것 보다 산지의맛이 진짜죠.
붉은색 용과와 망고와 돌배만한 베트남 배 세가지 과일은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물도 가이드가 준비해서 줍니다.

그렇게 다시 정상으로 go.

 

정상엔 가이드가 미리 여권사본 받아서 입산신고해 놓아서 걸어서 올라온 사람에겐 인증서와 메달을 줍니다.

비바람 날씨에도 케이블카가 정상에서 20분 거리까지 올라오니 꽤 많은 사람들이 왔더군요.

우리나라 덕유산 생각하면 됩니다.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 타고 설천봉 와서 거리 700m  고도 100m만 오르면 정상 향적봉 이니까요 

처음 덕유산 올랐을때 엄마품에 안겨있는 어린아기 보며 살짝 당황했던 기억이.


하산은 케이블카 편도로 했구요.
케이블카에서 보이는 뷰가 정말 끝내 줍니다.
내려오면 가이드가 다시 호텔로 데려다 줍니다.

이모든게 가이드비용에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 일행이 없어 가이드와  1:1로 280만동 지불 했네요.
그래봐야 한국돈 16만원 정도.

사실 16만원이 해와여행을 간 한국인에겐 큰돈이 아니지요.

하지만 남들보다 같은 일정에  더 많이 지불 했다는게 살짝 그랬지만 전혀 아깝지 않은 경험 이었고 가이드 츄 괜찮았어요.
일행이 있거나 모르더라도 다른사람들과 함께면 인원수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용은 내려 간다네요.

 

비바람 때문에 정상뷰는 고작 100여m여서 너무 아쉬웠어요.
삼대가 덕을 쌓아야 판시판산 정상에서 맑고 깨끗한 뷰를 본다는데 우리 조상님들이 덕을 못 쌓으셨나 아님 조상님들 쌓은 덕을 내가 다 까먹었나.

하여간 비바람 날씨와 최악의 몸상태 그리고 겪어 보지 못한 2000m이상의 고도에도 결국은 해내긴 했습니다.

6시간 걸렸는데 판시판산 등산객중 나름 상위권 기록 이래요.

 

베트남 젊은 친구들이 꽤 많이 왔더군요 

베트남 국기들고 열심히들 인증샷 찍더라구요.

평일에 비바람 날씨에도 상당한 인파.

다행히 정상석이 3개라 저도 인증은 5분만에 했습니다.

 

제가 베트남을 와보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자신감.

삭민지지배국인 프랑스와 끈질기게 독립전쟁을 하고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박살내 돌려 보내고 뒤이어 침략한 2차대전이후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대국 미국과 싸워서 이긴 유일한 나라.

그들 입장에서 속에서 울화가 치밀지라도 본인들이 이긴 전쟁이기에 한국의 사과는 필요없다는 자부심.

식민역사를 청산 못하고 세기가 바뀌어도 후세에까지 부끄러운 역사를  물려려줘야 하는 우리와 너무 비교 됩니다 

 

주저리주저리 길게 적은 이유는 20년만의 해외여행을 이왕이면 좋아하는 등산과 함께하면 어떨까 해서 인터넷 정보 긁어 모아서 혼자 다녀 왔거든요.
저도 먼저 다녀온 님들중에서 글로 남겨준 분들이 있어서 도움 받았으니 제경험도 혹시 관심있는 분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길게 써 봅니다.

 

다음에 반드시 다시 한번 갈겁니다.
그때 가면 판시판산 다른코스로 다시  등산 해볼거고 사파주변 소수민족 마을 트레킹도 하고 그 소수민족 마을 가이드 집에서 그들과 같이 식사하고 홈스테이도 할겁니다.

 

처음이라 어설펐고 3박5일 일정에 3000m급 등산과 하노이 사파간 편도 6시깐씩의 버스여행이 있어 너무 힘들었지만 그또한 지나갔네요.

 

전 남들과 취향이 좀 다른가 봅니다.

인공이 너무 지나친 휴양지는 그닥 가고 싶지 않아요.

태국 필리핀은 굳이 가보고 싶지 않아요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가보고 싶어요.

부탄도 꼭 헌번 가보고 싶습니다.

북미 중미 유럽 아프리카도 굳이.

중앙아시아는 가보고 싶죠.

좀 독특하죠?

히말라야나 파미르를 모두 가볼수 없을것 이기에 대표로 카일라스는 꼭 가보고 싶었는데 3100m애도 후달리는데 5 6000m를 보룸정도 일정이라니 안될것도 같고요.

앞으로 조금씩 모아서 1년에 한번정도는 가보고 싶었던 곳 가보렵니다.

첫잘은 이미 뗏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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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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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16 00:30
    베스트

    등반 성공을 축하드립니다 

    뜻한 대로 또 국경을 넘으시길 응원합니다.

    자기 자신을 이긴다는 것이 제일 어려운데

    그걸 해내셨으니 앞으로도 해내실 것입니다.

    건강하세요.

  • 암롤기사 작성자
    2024.07.16 00:35
    베스트
    @미자🐾

    감사합니다.

  • 2024.07.16 07:34
    베스트

    정성 글 잘 보고 갑니다. 힘내시어요. 응원드립니다. 선량하게 생기셨네요.

  • 암롤기사 작성자
    2024.07.16 10:45
    베스트
    @너와집

    선량이라.덩치도 있고해서 주로 깍두기쪽으로 오해 받았었는데요.

    감사합니다.

  • 2024.07.16 08:20  (수정 07.16 08:20)
    베스트

    고생한만큼

    보람찬 여행이었군요!

    응원드립니다.

  • 암롤기사 작성자
    2024.07.16 10:45
    베스트
    @짧은사랑긴이별

    삭제한 댓글입니다.

  • 암롤기사 작성자
    2024.07.16 16:22
    베스트
    @짧은사랑긴이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