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등에 난 상처가
오른손의 존재를 일깨운다
한 손으로 다른 손목을 쥐고
병원으로 실려오는 자살기도자처럼
우리는 두 개의 손을 가지고 있지
주인공을 곤경에 빠뜨려놓고
아직 끝이 아니라고 위로하는 소설가처럼
삶은 늘 위로인지 경고인지 모를 손을 내민다
시작해보나마나 뻔한 실패를 향해 걸어가는
서른두 살의 주인공에게로
울분인지 서러움인지 모를 표정으로
밤낮없이 꽃등을 내단 봄 나무에게도
위로는 필요하다
눈물과 콧물과 침을 섞으면서 오열할 구석이,
엎드린 등을 쓸어줄 어둠이 필요하다
왼손에게 오른손이 필요한 것처럼
오른손에게 왼손이 필요한 것처럼
―이현승(1973∼)
댓글 11
댓글쓰기예쁜글이네여
검색하고 여기저기 사이트 돌아다니다 보니 동감가는 글이라 올려봤습니다
맘이 따뜻해지네여
그러길 바라고 올려봤네요 ^^
검은빛
- 김현승(1913~1975, 평양 출생)
노래하지 않고,
노래할 것을
더 생각하는 빛.
눈을 뜨지 않고
눈을 고요히 감고 있는
빛.
꽃들의 이름을 일일이 묻지 않고
꽃마다 품 안에 받아들이는
빛.
사랑하기보다
사랑을 간직하며,
허물을 묻지 않고
허물을 가리워 주는
빛.
모든 빛과 빛들이
반짝이다 지치면,
숨기여 편히 쉬게 하는 빛.
그러나 붉음보다도 더 붉고
아픔보다도 더 아픈,
빛에 닿은
단 하나의 빛.
현 승 이라는 이름은 참 멋지다요
하나의 빛이라 카아
흑염룡 이야기인줄.
난 썩었어.
썩음의 정의는 누가 정한건지 ,,,,,아닌거 같은디,,
잠시 멈춰 생각을 하게하는
참 좋은 글이네요... 제겐..^^
저도 좋아서 퍼 왔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