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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예전 직장에 흔히 말하는 2찍 형님이 있었습니다

2찍이라는 표현을 제가 안좋아하기는하지만 딱히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단순 보수지지자가 아니라 술자리에서 정치 얘기도 자주하고 진보진영에대한 비난도 서슴치 않고 해서 직원들을 불편하게 했었죠

 

근데 승진을 엄청 빨리 하더라고요 제가 대리에서 과장 달 때 그 분은 차장에서 부사장이 되었으니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직장에서는 정치 무관심층으로 코스프레 하기에 저한테도 많은 전도가 있었지만

"형님 정치 잘아시는거 같은데 여자 정치인 중에 누가 제일 이쁩니까?" 라는 제 질문을 들으시고는 이 새끼한테는 정치 얘기해봤자 계도가 안되는 놈이구나 해서인지 정치 얘기를 안하더라고요

 

분명히 말이나 행동을 보면 꼰대인데 어떻게 저렇게 승진을 빨리 할 수 있었을까 라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다른 팀이라서 제가 잘 몰랐거든요

뭐 사실 업무 능력이야 다들 기본적으로는 가지고 있으니까 저렇게 승진을 빨리 하는 사람은 뭔가 특별한게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다른 사람들에게 2찍 형님의 평가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게 좀 공감이 되더라고요

 

미묘하게 선을 잘 지킨다는 겁니다 

 

업무적으로 마찰이 있을 때도 서로 언성이 높아지다가도 미묘한 시점에 목소리 톤을 바꿔서 화끈해진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면서 상대방을 허탈하게 만들어 더 논쟁이 안생기게 하거나

상대방을 무작정 빨아줘야할 때 (뭔가를 얻어내야하거나) 그럴 때도 그 빨아주는 게 상대방이 '어라? 이 새끼 나한테 뭐 뽑아먹으려나? 왜케 빨아대지? 아니면 지금 나 멕이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선을 기묘하게 지킨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회사에서꼰대 2찍 포지션임에도 두루두루 인간관계도 좋고 평가도 좋은가 보더라고요

오늘 잇싸를 보면서 갑자기 생각난 사람이 바로 꼰대 2찍 형님입니다

 

꼰대 2찍이라는 안좋은 이미지에도 선을 잘 지키면 좋은 인간관계를 가져갈 수 있는데요 우리도 꼭 잇싸 규정이 선이라고 생각하지말고

각자 생각하는 선을 좀 여유있게 낮추면

 

그래도 우리는 같은 방향을 보는 지지자로서 좋은 관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2찍과 1찍도 선만 잘 지키면 인간관계를 맺을수 있는데 우리라고 못하게 뭡니까

 

2찍 형님과 일화가 하나 있는데

 

제가 2찍 형님에게 선 넘는 행동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2찍 형님의 대머리를 놀린 적이 있거든요

2찍 형님은 그게 제가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셔서 그 자리에서는 화내지 않으셨지만 완전히 냉랭하게 저를 대하셨죠

 

저는 어떻게 하면 사과를 드려야하나 고민했지만 다른 팀이어서 기회가 나지 않더라고요

뭐 회사에서 누가봐도 제일 잘나가는 사람한테 찍힌게 불안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불편하기도 했고요

 

몇달 후 저희 본부가 캔미팅을 진행한다고해서 저는 1차 술을 거나하게 먹고 주변 사람들에게 술잔을 돌리면서 2찍 형님 자리 근처로 슬금 슬금 옮겼습니다

그리고 2찍 형님 옆자리에 가게 되었고 2찍 형님에게 귓속말로 지난 번 일은 죄송했습니다 친한 친구에게 하는 장난을 사회에서 만난 선배님에게 해버렸네요 라고 사과를 청했죠

 

2찍 형님은 앞에 있던 술잔을 비우고 잠깐 같이 바람 쐴까? 라고 청하셨고 저랑 같이 나가서 어두운 밤 골몽게 단 둘이 서게 되었습니다

2찍 형님은 사회 선배로서 저한테 해줄 수 있는 말을 몇마디 하시면서 본인도 속좁게 군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한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몇분을 얘기하다가 갑자기 2찍 형님이 저한테 담배 한대 달라고 하시더군요 

작년에 담배를 끊으신걸로 알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조심스레 말을 꺼냈습니다

 

"형님. 제가 실수한 부분은 사과 드렸는데 1년 넘게 금연하시다가 여기서 담배를 저한테 달라고 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형님도 제 사과 받아주셨으면서 담배 달라고 하시면 제가 형님 다시 담배 피우게 만들 꼴이 되지 않습니까"

 

2찍 형님의 1년간의 금연 생활이 무너지실까봐 약간 단호한 어조로 이야기를 했더니 2찍 형님이 갑자기 고개를 푹 숙이시면서 약간 홍조를 띄시면서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러 주절 주절 하시더라고요

 

2찍형님 : ............. 그치만 .................

 

나 : 읭 ?????????????????????????

 

2찍형님 : ....그치만 내가 담배를 피지 않으면 애연가인 후배쿤은 내게 관심도 없는걸!

 

나 : 손나 바카나! 그럴 리가 없잖아! 형님은 내 하나뿐인 2찍 형님이라고 내 주위에 2찍은 전부 시맛타 해버린건 몰라? 그리고 꽤나 귀엽고 말이지......

 

2찍 형님 : 에에.....?혼또.....?

 

나 : 쓰.... 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고, 사람들이 기다리니 얼른 들어가보자고

 

2찍 형님 : 후배쿤~~~

 

하더니 갑자기 팔짱을 끼는 바람에 창피해서 뗴어내려고 했는데 주위에서 갑자기 박수를 치더군요....'

흠... ㅡㅡ; 2찍선배.... 대머리이기는 해도 얼굴은 도내 최상위 랭크랄까?? (어이! 위험하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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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부터 픽션인지는 알아서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 

냐옹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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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04 15:03
    베스트

    아.... 진지하게 읽어나간 2찍꼰대같은 내가 부끄럽다

  • 2024.07.04 15:04
    베스트
    @나의대통령이재명

    분명히 어디까지는 실화가 맞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