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말 최저임금위원회의 화두는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 건이었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자는 주장이다. 이에 경영계는 "차등 적용하자"는 입장, 반면 노동계는 "차등 적용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차등 적용이 좋다고 보진 않는다. 물론 차등 적용하자는 입장도 이해는 간다. 특히 중소규모 자영업자 그리고 영세한 농업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쓰는 경우 이 문제가 현실적으로 긴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본가들은 늘 노동자 임금을 어떻게든 줄이려 발악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경영계가 지금 당장은 영세한 자영업자들을 앞세워 차등 적용을 어떻게든 선례로 남기려 들 것이다. 그렇게 최저임금 차등화라는 문이 일단 열리면, 그 다음 단계는 '적용 업종'이 새로운 관건이 될 것이다. 매년 이 적용 업종이 늘어나는 사태를 마주해야 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차등화'라는 문을 당초에 열어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포괄임금제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숱한 노동자들을 추가 수당도 없이 부려먹고 있는 경영계의 욕망을 잊어선 안된다. 

두번째 문제는 노동자들 간의 분열 야기다. 지금도 어떤 업종에서 일하느냐를 두고 사람을 판가름하는 세테인데, 앞으로 최저임금이 낮은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같은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더 낮은 취급을 당할지 모른다. 과거 조선시대 다 같은 대감집 소작농임에도 불구하고 상머슴이나 마름이 다른 일꾼보다 세경도 더 받고 그 위세로 다른 일꾼들을 업신여기던 꼬락서니를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알량한 권력 관계에도 피아를 나누려는 세태에 더욱 불지를 수 있다고 본다. 또한 똑같은 알바도 최저임금이 적은 업종 알바는 더욱 기피하거나 그곳에서라도 일할 수밖에 없는 분들을 다른 사람들이 업신여기는 꼴을 볼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그럼 경영이 힘든 자영업자들은 어떡하냔 말이냐"라는 질문을 가질 수 있다. 과거 백종원이 말했다. 현재 대한민국에 자영업자들이 너무 많다고. 그 말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많다. 그리고 지나친 출혈 경쟁으로 상점가는 1년도 채 지나기 전에 가게 자리가 몇 번이고 들어서는 꼴을 보곤 한다. 이 자체가 기형적인 구조라고 생각한다. 작은 기업들이 대기업 횡포에 놀아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업의 노동자들이 더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일하기 좋은 기업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갈수록 인구가 줄어든다. 더불어 늘어나는 자영업자들의 공급을 수용할 소비계층이 빠르게 줄어드는 시국에 자영업이 늘어나는 건 위험하다 생각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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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량한 지식과 식견으로 얼마 전 결정 유보된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관한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제가 감히 높아진 최저임금 탓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고통을 알고 떠드는 건 아닙니다. 사실 지금 당장 그분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사연들만 봐도 대략이나마 알 수는 있습니다. 다만 긴 시간을 두고 볼 때,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결국 이 사회에 또 다른 갈등만 낳을 것이란 생각에 이렇게 적어봅니다. 혹여 좋은 의견(반박 포함)이 있으신 분들이 적어주시는 글이 있다면 꼭 읽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