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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4.06.2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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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4940711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지금 현실은

대다수의 보통 사람은 그래도 안전할 거란 심리적 마지노선마저 붕괴된 후다.

사회 해체의 단계다. 19년.

검사로서 19년을 이 붕괴의 구멍이

바로 내 앞에서 무섭게 커가는걸 지켜만 봤다.

 

설탕물 밖에 먹은 게 없다는 할머니가

내 앞에 끌려온 적이 있다.

고물을 팔아 만든 3천원이 전재산인 사람을

절도죄로 구속한 날도 있다.

 

낮엔 그들을 구속하고 밤엔 밀실에 갔다.

그곳엔 말 몇마디로 수천억을 빨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었고

나는 그들이 법망에 걸리지 않게 지켜봤다.

 

그들을 지켜보지 않을 땐

정권마다 던져주는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받아적고 이행했다.

우리 사회가 적당히 오염됐다면

적당히 썩었더라면 난 외면 했을 것이다.

모른척 할 정도로만 썩었다면

내 가진걸 누리며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내 몸에서 삐걱 소리가 난다.

더이상 오래 묵은 책처럼 먼지만 먹고 있을 순 없다.

 

이 가방안에 든건 전부 내가 갖고 도망치다 빼앗긴 것이 되어야 한다.

 

장인의 등에 칼을 꽂은 배신자의 유품이 아니라

끝까지 재벌 회장 그늘 아래

호의호식한 충직한 개한테서 검찰이 뺏은 거여야 한다.

 

그래야 강력한 물증으로서 효력과 신빙성이 부여된다.

 

부정부패가 해악의 단계를 넘어 사람을 죽이고 있다.

기본이 수십, 수백의 목숨이다.

 

처음부터 칼을 뺐어야 했다.

첫 시작부터.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조차 칼을 들지 않으면 시스템 자체가 무너진다.

무너진 시스템을 복구시키는 건

시간도 아니요, 돈도 아니다.

 

파괴된 시스템을 복구시키는건 사람의 피다.

수 많은 사람들의 피.

역사가 증명해 준다고 하고 싶지만

피의 제물은 현재 진행형이다. 바꿔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찾아 판을 뒤엎어야 한다.

정상적인 방법으론 이미 치유 시기를 놓쳤다.

더이상 침묵해선 안된다.

누군가 날 대신해 오물을 치워줄 것이라 기다려선 안된다.

기다리고 침묵하면

온 사방이 곧 발 하나 디딜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다.

 

이제 입을 벌려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키고

장막을 치워 비밀을 드러내야 한다.

나의 이것이 시작이길 바란다.

 

-비밀의 숲 中, 이창준 유서-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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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2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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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 아주 명품이었음.. 현시대를 대변하는 촌철같은 글

  • 2024.06.28 09:34
    베스트

    시즌1은 진짜 명품이었지

  • 2024.06.28 09:38
    베스트

    유재명이 그렇게 잘생겼는지 몰랐음 ㅡ.ㅡ;;;;;; 

    진짜 잘생김을 연기하는 듯.... 수트 입은 모습이 멋졌음 

    도롱뇽아빠가 아니었음

  • 2024.06.28 10:14
    베스트

    시즌 1이 유재명의 저 유서로 망쳤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환타지가 된 느낌. 

    대한민국에 저런 검사가 어딨다고... 그냥 저건 환상임. 

    나쁜 놈도 이유가 있다. 뭐 이런건가. 한국 드라마는 끝까지 악인을 못 만드는게 불만. 

  • 2024.06.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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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작👍👍

  • 2024.06.2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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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인생최고의 명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