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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4.06.1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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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 검찰개혁 실패사 - 1 (feat. 조국 & 문재인)

 

22대 국회에 들어서며 민주당에서 강도높게 추진하는 검찰개혁(검수완박 시즌2)을 보며 이전 정부에서 검찰개혁이 실패한 이유를 복기해 본다. 당시 발생했던 사실을 근거로 나의 몇몇 추론이 들어간 글이다. 

 

1.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의 핵심공약은 검찰개혁이었고 검찰개혁의 핵심법안은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분리법>이었다. 검찰개혁은 모든 후보자들이 한번씩 이야기 했던 내용이지만 노무현의 죽음이 이명박과 검찰 탓이라고 생각했던 수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 공약에 환호했다.

 

2.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20대 국회 시절에는 민주당 단독 과반이 아니었기에 민주당은 정의당, 바른정당, 민평당까지 해서 이른바 3+1 협상을 통해 검찰개혁 관련한 법안들을 패스트트랙(신속안건)에 태웠다. 

 

3.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 내용은 생략하고 다만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이 여당인 민주당의 검찰개혁법안에 동의한 이유는 지난 4.10 대선까지 뜨거운 이슈가 되었던 (준연동형) 선거법 때문이었다. 

 

4.

그 선거법 협상과정은 매우 치열했지만 지루했는데 놀랍게도 그 결과가 자유한국당의 위성정당 꼼수로 그 취지가 한방에 무너지는 허무한 결과로 이어졌다. 이 선거법 관련한 논의과정과 간단히 파훼하는 꼼수를 보면 나는 정치에 대한 극심한 혐오감을 느낀다 

 

5. 

검찰개혁법안이 국회에서 입법절차를 통해 처리가 된다고 해도 검찰청을 직접 관리하는 주무부서인 법무부가 그 과정을 협조해야만 원만한 개혁이 가능하다. 또한 법무부 자체의 시행령도 꾸준한 제도개선을 해야하고 무엇보다 검찰과 법무부가 그 내용을 저항하지 않고 받아 들여야 개혁이 완성된다. 이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은 인물이 법무부장관으로 지명된 조국 민정수석이었다.

 

6.

그런데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말 예상 밖으로 조국 후보자에 대한 강도높은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첫번째 변수였다. 왜냐하면 윤석열 총장은 이전에 검찰개혁에 순순히 따를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었다.

 

7.

조국에 대한 강제수사는 (스스로도 인정했듯이) 윤석열의 결단이었고 그 이유는 지금와서 여러가지 상황을 복기해 보면 문재인의 신임을 받는 (차기로 강력하게 대두된 이낙연은 논외로 치더라도) 차차기 경쟁구도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합당하다. 

 

8.

즉 누가 문재인의 적자인가를 다투는 영역인데 내가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김어준이 밝혔던 "조국에 대한 강제수사는 문재인을 아버지로 생각하는 윤석열이 아버지를 위해 나쁜 형제를 손 본 것이다"는 취지의 발언 때문이다. 윤석열이 중앙지검장 시절부터 조선일보, 중앙일보 사주들을 만나고 다니고 역술인들에게 자신과 조국에 대한 미래를 묻고 다닌 것도 내 추론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9.

뉴스타파 인터뷰에 따르면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검찰의 이런 강제수사에 대한 움직임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조국에 대한 수십 군데 압수수색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당일 한 시간 전에 비로소 통보 받았다고 한다. 즉 검찰은 학자 출신의 박상기를 바지로 취급했지 장관 대우를 조금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10.

청문회 막바지까지 자유한국당에서는 조국에 대한 사퇴종용을 끈질기게 했으나 그는 사퇴의지를 꺾지 않았고 그 결과 조국의 아내 정경심은 청문회 마감 직전 기소가 되었다. 

 

11.

그리고 조국이 장관직 임무를 수행했지만 그와 무관하게 검찰은 그야말로 조국 일가를 풍비박살 냈다. 법무부 장관이 직계상 수하라고 할 수 있는 검찰에게 물어 뜯기는 앞으로 보기 힘든 진귀한 풍경이었다.

 

12.

검찰에 이러한 안하무인과 조국일가에 대한 인권침해에 분노한 시민들이 서초동에 모였다. 그리고 검찰개혁과 조국수호를 외쳤다. 이른바 조국수호 집회였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집회 이후 가장 많은 시민들이 광장에 모인 것이다. 

 

이 대목이 바로 두번째 변수였는데 곧 이어져 나온 세번째 변수에 비하면 그다지 충격적이지는 않다.

 

13.

조국 법무부 장관은 취임 35일 만인 2020년 10월 16일 전격적인 사퇴를 발표했는데 이 부분은 지금까지도 납득이 되지 않았다. 

 

당시 서초동에 검찰개혁과 조국수호를 외치는 군중은 200만 명이 모였고 그 집회가 서너번 더 이어지면 윤석열과 검찰은 더 버틸 수 없을만큼 코너에 몰렸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사퇴하고 무너지면 이후 검찰개혁은 조직의 저항없이 원만하게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었다.  

 

14.

당시 조국은 "자연인으로 돌아가 상처 받은 가족들을 지키겠다"고 했고 각종 억울한 기소에 대해 "법률적으로 다투겠다"고 선언했었다. 당시에는 끄덕일 수밖에 없는 사퇴의 변이었다.

 

15.

하지만 정경심은 4년 형을 받고 구속되었고, 조민은 부산대 의전원 입학이 취소가 되어 의사면허도 반납해야 했으며 조국의 아들에게 인턴쉽을 시킨 최강욱도 의원직이 박탈되었고, 심지어 조국 스스로도 2심에서 2년 형을 선고 받았고 이제 대법원 상고 절차만 남았다. 

 

16.

나는 이렇듯 조국과 그 일가가 겪은 비극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의 1차적 실패와 맞닿아 있다고 보는데 그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변곡점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라고 이제는 주장한다. 

 

17.

굳이 비유하자면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가 박정희를 암살하고 궁정동 안가에서 나와 본인의 근거지인 남산 중앙정보부로 가다가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의 설득에 차를 돌려 용산 육군본부로 간 것에 비견될 만한 중대한 실책이다. 당시 김재규가 용산이 아닌 남산으로 갔으면 정권은 전두환이 아닌 김재규가 수습해서 진짜 서울의 봄이 왔을 것이다. 

 

18.

그렇다면 조국은 본인의 사퇴의 변처럼 스스로의 의지였을까?

 

나도 당시에는 그렇게 믿었지만 <장하리>를 읽은 현 시점에서는 "절대 그럴리 없다"고 단언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는 전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뜻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한 것이다. 언젠가 때가 되면 조국도 이 문제에 대해 밝힐 날이 올지 모르겠다.  

 

19.

다만 당시에는 문재인도 조국이 사퇴를 하면 윤석열이 이 정도로 조국 일가를 짓밟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도살자 윤석열은 가차없었다.

 

문재인이 가끔씩 보이는 조국에 대한 연민의 감정은 이런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문재인이 조국을 사퇴시킨 순간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와 동력은 이미 꺾여버린 것이지만 말이다. 

 

20.

애초부터 문재인이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 또한 검찰 캐비넷에 무언가 들어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둘 다 일지도 모르겠다는 것이 솔직한 내 현재의 심정이다. 

 

이야기가 길어져서 여기서 일단 끊는다. 다음 내용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이야기로 이어진다. 바로 검찰개혁 실패의 2차 변곡점이 발생한 시기다.  

 

<계속>

댓글 6

댓글쓰기
  • 2024.06.17 22:01
    베스트

    김두일작가님 화이팅입니다 

  • 2024.06.17 22:14
    베스트

    씁쓸하네요

  • 2024.06.17 22:15
    베스트

    생각할수록 미스테리입니다

    다 잡았던 멧돼지를 부활시켜준 이유가

    전혀 이해가 안간단 말입니다 

    대체 왜그랬어요 ?

    망해가는 이 나라를 도대체 어쩌시렵니까?

  • 2024.06.17 22:17
    베스트

    아 좋은 정리글 입니다

  • 2024.06.17 22:39  (수정 06.17 23:02)
    베스트

    당시 개혁 없는 180석 여당을 비판했었는데. 열공에서 고쳐써도 민주당을 말하는 자 를 보고, 이래서는 개혁하긴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22대는 다르길 빌어봅니다만..의구심은 여전해요

  • 2024.06.18 09:38
    베스트

    글을 너무 잘 써.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