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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이상만
EastSideStory
2024.05.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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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4005761

제가 재밌게 컨텐츠를 시청하고 있는 어느 유투브 채널에서 최근 게임 관련 토크쇼를 하면서 게임에 참여한 성우 한 사람을 인터뷰했습니다.

 

워낙 그 채널에서 잘 진행하고 있는 컨텐츠고, 그 채널로 인해서 성우들이 관심을 받고 하나둘씩 유투버 겸직을 하면서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물론 게임사도, 유투버 개인 입장에서도 컨텐츠가 잘 되면 이득이 되니 서로 윈윈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에도 그런 목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고, 나름 유쾌하게 인터뷰를 진행한 것 같았습니다. 편집된 영상도 올라왔고요.

 

그런데 별안간 그 영상과 풀버전 다시보기 영상이 내려갔고, 해당 유투버가 새벽에 라이브방송을 켜고 해명을 했습니다.

 

방송을 킨 이유는 "해당 편집 영상에 악의적인 댓글들이 많이 달렸다는 것"입니다.

 

내용을 보니, 제 생각에는 너무나 어이없는 부분에서 일부 사람들이 쓸데없이 열폭한 것이 나쁜 방향으로 간 것 같습니다.

 

해당 내용 문제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인터뷰한 성우가 자기가 맡은 캐릭터의 첫인상에 대해서 "호감형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캐릭터의 첫 인상이) 약간 기분이 나빴다"는 평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거기에 연결된게 바로 해당 캐릭터의 의상이었습니다. 특이하게 셔츠에 "하트가 거꾸로 있는 구멍"이 있는 디자인이었습니다. 

 

화면 캡처 2024-05-17 094621.jpg

 

이 부분에서 해당 유투버와 성우는 "처음에는 호감이 아니었지만 캐릭터 연기를 하면서 호감이 되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마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해당 성우는 실제로 자기가 맡은 캐릭터에 돈을 투자해 소위 "풀돌(최고단계까지 업그레이드)"을 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그래, 그럴 수도 있지. 자기가 맡은 캐릭터가 호감이 아닐 수도 있지. 지금은 좋아하니 됐잖아."라고 넘기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어떤 악플러가 이런 식으로 댓글을 단 걸로 파악이 됩니다.

 

"저 성우가 캐릭터의 저 옷 모양을 보고 혐오를 했다!"

 

이게 좀 영상 댓글창에서 시끌시끌했나봅니다. 거기 뿐만 아니라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시끄러웠다고 하네요.

 

그런데 라이브 풀영상을 보고 "성우가 그런 의도로 말한게 아니다."라고 하는 의견들이 나오고, 그게 해당 악플러들의 오해였다는게 밝혀지니, 별안간 다른 쪽으로 공격방향을 틀었다고 합니다.

 

"유투버가 영상편집을 이렇게 하니 오해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악마의 편집이다!"

 

그러고서는 그 유투버의 잘못이라고 또 악플을 달고 시끄럽게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유투버가 새벽에 라이브 방송으로 해명을 하고 관련된 영상을 전부 내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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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악플러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그 악플러가 왜 저렇게 시끄럽게 굴었는지에 대해서는 옹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만일, 그 악플러가 해당 캐릭터를 너무나 좋아했는데 성우나 유투버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니 기분이 나빴으면 기분이 나빴다고 하면 될 일인데 이걸 "혐오"로 몰아갔다는 것, 이건 분명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넘어 굉장히 악의적인 행동이었다고 봅니다.

 

만일, 그 악플러가 그 캐릭터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성우나, 혹은 해당 유투버가 꼴보기 싫어서 일부러 그런 분탕질을 저질렀다고 하면 말마따나 인성쓰레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둘이 인터뷰를 잘 끝냈고, 그 인터뷰를 처음부터 지켜본 사람들은 아무런 이상함을 못느꼈는데 유독 본인이 뭐에 긁혔는지 지랄한거니까요.

 

정말로 해당 유투버나 성우가 그 캐릭터를 혐오했다고 하면 마무리를 그렇게 지었을까요? 편집방향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결론은 "성우나 유투버나 이 캐릭터에 호감이 있다"는 쪽으로 끝을 맺었는데 이걸 가지고 캐릭터 혐오를 했다고 난동을 피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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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에 "혐오"라는 단어가 좀 중구난방으로 쓰이는 것 같습니다. 단어 자체의 세기가 강하다보니 "극도로 싫어하는 감정상태"를 나타낼 때 혐오한다고 표현하기도 하죠. 그래서 혐오라는 단어를 어느 행동에 붙일 때에는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성적인 사회에서는 내 주장에 적어도 "근거"라는걸 붙이는걸 미덕으로 생각합니다. 내가 무언가를 혐오한다고 하면 그 이유가 있을 때 공감이 되는 것입니다. 뭐, 그냥 "나는 태어날 때부터 이걸 싫어했다"고 하면 할 말 없죠. 하지만 그럼에도 나름 설명을 합니다. 이런게 싫다, 이래서 싫다, 이렇게 말이죠.

 

혐오까지도 아니고 "호불호"를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그냥 좋을수도, 그냥 싫을수도 있겠지만 이유가 있으면 대개 이해를 해보는게 사회에서의 이성적 사람의 할 일입니다. 머리에 든 지식의 수준과 양에 따라서 이해가 안될 수도 있겠죠. "바보일 수록 용감하다"고 합니다. 여러 의미로 쓰입니다만 부정적으로 쓰일 때에는 "뭣도 모르는 사람이 목소리는 겁나 크게 낸다"는 비판적인 의미로 쓰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소위 "내가 좀 아는데"하는 양반들이 누군가의 행동을 "혐오"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게 행위의 주체나 객체나 전혀 혐오행위라고 판단하고 있지 않는데 그걸 가지고 문제를 삼는 것입니다. 어느 행동을 혐오라고 낙인찍는 사람들은 본인들이 소위 "인간에 대해서 잘 안다", "내가 인권을 지키는 사람이다"라고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들이 하고 있는 행동은 과정이나 결과나 전부 "사람에 대한 일말의 존중이나 탐구, 통찰이 없을 때 나오는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즉, 실상은 바보이니 목소리가 크다고 볼 수 있는거겠죠.

 

그래서 우리는 구분해야 합니다. 혐오는 누구나 싫어합니다. 그 혐오를 지적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이성적인 이유를 들어가면서 최대한 존중을 통해 혐오라는걸 들춰내지만 누군가는 혐오를 말하기 위해서 누군가를 조롱하고 헐뜯으며 혐오로 혐오를 주장하는 것을 말이죠.

 

확실히, 인터넷이 발달하고, 인터넷 세상이 구축되고, 거기에서는 자기의 개인정보를 최대한 숨긴 채 자기의 본성을 가감없이 드러낼 수 있으니 시대가 가면 갈 수록 날것의 본성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와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좋게 쓰면 충분히 사회를 좋게 만들어나갈 수 있을텐데... 안타깝습니다.

LA다저스, 아스날 팬입니다.

꼴페미가 전부 멸망해도 민주진영에 아무런 피해도 없거니와 이 지구의 평화에 유익이 될 뿐입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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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17 10:48
    베스트

    매우 매우 공감되는 글이십니다 

  • 2024.05.17 11:47
    베스트

    매우 동의합니다.

    여기 잇싸에도

    스스로 정의의 사도라 생각하는 자들이 있죠.

  • 2024.05.17 12:59
    베스트

    혐오를 말하기 위해서 누군가를 조롱하고 헐뜯으며 혐오로 혐오를 주장하는 것

     

    조심해야 합니다. 정말로. 

    길도르킴 좋은 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