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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4.05.15 22:24  (수정 05.15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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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13970425

그럼 우리 외함마니가 백종원 제자라 이말씀임미까?

 

비가 옵니다 술도 한잔 했고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은공으로 오늘 하루 잘~~~ 쉬었는데 내일 일하기 그지같겠네요..

제 튼실한 장딴지를 보셨던 분은 아시겠지만 그거 그냥 만들어지는거 아임미다

어렸을때부터 잘 묵어야 만들어지는 거거등요 허벅지는 더 장난 아닙니다 우리 회사에서 내 허벅지가 1등이라구요

떠올려보면

우리 아부지는 매일 밤 10시가 넘으면 돼지 갈빗대 근처 살을 발라 다른 부위의 고기들과 합쳐 비닐로 둘둘 감싼뒤 냉동실에 넣어 얼린 덩어리고기를 만들었습니다

그걸 세절기에 넣고 얇게 썰면 그게 냉삼이 되는거였죠 저 어렸을땐 그걸 삼겹살이라고 불렀어요 그거 말고 다른 삼겹살은 없었죠

외할아버지께서는 지인에게 임대한 소막 몇칸에서 돼지 10마리와 소 5마리를 유지하면서도

우리 식육점에 납품할 소 3마리는 넓은 강가에서 풀을 뜯기고 야매로 주사도 놓고 수정도 직접 시키고 하셨어요 그러다가 소 뒷발에 차이기도 하시고 밟히기도 하셨죠

어머니는 제 동생을 임신한 상태에서 곱창볶음 주문이 들어오는걸 너무나 두려워 하셨더랍니다

손도 많이 가거니와 겨울 차가운 물에 수십번 밀가루와 소금 뭍혀가며 씻는게 너무나 힘드셨기때문이죠

외할머니께서 한여름 연탄불 앞에서 석쇄에 올린 양념고기를 앞뒤로 구워가며 굽는 냄새는 제가 맡아도 너무 매력적인 향기였습니다

내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임신한 큰딸이 안쓰러워 자기 장사를 접고 건산리로 건너오셔서 합가해서 육아와 사업을 함께 하셨습니다

저는 그런 집에서 큰 외손주였습니다 어렸을때부터 눈이 좋지 않아서 외할아버지께서 직접키워서 납품하는 소 간은 모두 제 몫이었습니다

참기름 소금에 찍어먹는 천엽을 좋아했고 남들은 구경도 못하는 등골은 제가 다 먹었습니다

바깨스 가득 담겨있던 소 피에서 올라오던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던것도 기억나고

유일한 식육식당이었기에 매일 북적거렸던 추억이 있습니다

지방법원, 광주은행, 농협, 축협,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청, 읍사무소, 군청, 우체국...

모든 관공소 직원들이 우리 집에서 회식을 했습니다 전세였던 우리 가게 방이 8개였음..나 어렸을때 겁나 부자였던듯 ㅋㅋㅋㅋ

쬐만한 병에 들어있던 파란색 사카린.. 보해소주

손님들에게 후식으로 나가던 새콤이요구르트 난 그거 10개도 먹을수있었음

매일 찜통으로 한가득 끓이시던 매생이국과 소고기뭇국

메추리알 파절이 깨를 직접빻아 만들던 깨소금은 내 도시락 단골 반찬이었죠

소주한병에 채썰어놓은 오이나 사카린  타서 먹던 사람들.. 은박지깔린 불판들

담배연기 자욱한 방 한켠에서 손님들이 뭘 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벽에 바짝 붙어서 티비를 보던 나 

치매앓으시는 우리 외할머니 지금도 한번씩 말씀하십니다 콜라를 너무 좋아해서 키가 안컸다고... 내생각엔 그거 아닌거 같은데...

밖에서 놀다가 들어와서 물인줄 알고 벌컥벌컥 마셔댄 슬라이스된 오이 넣은 소주가 원인인거 같은데...

그냥 냉삼 보면 국민학교 댕길때 생각나고 그리워서 서글퍼질때도 잇습니다

우시장 열린다고 소 고삐 쥐고 따라가던길 시멘트 바닥에 철푸덕 떨어지면서 부침개처럼 퍼지던 소똥

담배를 입에 물고 앞서 가시던 외할아버지까지... ㅎㅎ 모두가 그립네요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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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1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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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추억이 생각나시 겠어요. 저도 1990년도 에 정육점 에서 늘 냉삼 사다먹은 기억납니다.

  • 2024.05.15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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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집

    우리 너와집성님은 공감을 너무 잘해주셔서 항상 위로받습니다

    싸랑합니다 성님

  • 2024.05.1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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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대통령이재명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2024.05.1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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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끌시끌 추억 속에서는 여전히 그 손님들 북적이고, 형님은 아랑곳하지않고 티비 보고 계시지예? 오늘은 꿈에 꼭 저 시절 가셔서 고단한 어머니 손 한번 잡아드리세예🙇🏻‍♀️

  • 2024.05.1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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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윤발밀감

    울엄마랑 아까 붕어싸만코 나눠먹었음

    우리 외할매랑 엄마 울 아파트 윗층 사셔요 장남이라 모셔야함 ㅠㅠ

    울 짝꿍이 짠함

  • 2024.05.1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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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대통령이재명

    짝꿍님은 형님이 또 챙기실 거잖아예!!

    클때 생각해보면 부부 간에 사랑보다도 큰게

    서로 짠하게 여기고 안쓰럽게 여겨주는 맘 같아예. 

    그러면 서로 더 잘하게 되고. 

    이걸 제 아부지는 못해서 참 미움받았어예

    든든한 손지고, 든든한 아드님이고, 듬직한 남편이시라예!!

  • 2024.05.1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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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윤발밀감

    밀감행님 사랑해부러야쓰것네...

    감사합니데이~

  • 냉삼을 처음 판게 아니고~

    냉삼을 브랜드화 한거쥬~

    그전엔 냉동삼겹이라고 하면 고기가 질이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그런걸 불식시키고 브랜드화 성공

  • 2024.05.1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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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과바람의노래

    형은.....

    T!!!!!

  • @나의대통령이재명

    땡~~~

    이래뵈도 ENFJ - A

  • 2024.05.1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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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과바람의노래

    그냥 한 말이제라...뭘또 그라고 진지하게 받아들인다요

    웃자고 한말인디... 성님도 내일 출근할것인디 좋은 밤 보내십셔

    나는 소주 두병째 다 깠응께 인자 잘랍니다.. 항상 잇싸를 위해 힘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바노성님

  • @나의대통령이재명

    전 퇴근 30분 남았어요~

    좋은밤 되세요

     

  • 2024.05.16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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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과바람의노래

    별바노성님도 사장님이요?

    뭔 퇴근을 새복한시에 한다요?

    뭐 나도 4시간 뒤에 출근이기는 한디....어디 외국사십니까?

  • @나의대통령이재명

    아뇨~ 매장 근무라

    매장 끝나는 시간이 ㅋㅋㅋㅋㅋ

    볼링장 기계실

  • 2024.05.16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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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과바람의노래

    맞다...볼링장까진 들었는데 기계실일줄은....

    거기가 그.. 고니한테 털린 그양반이

    철용이 성한테 볼링핀으로 맞아죽은 장소지요? 소음이 어마어마할텐디...

    저는 ㅠㅠ 내일 출근하기 무스와요 하루 쉬고나믄 일이 두배가 되는 신비한 마법이 펼쳐지는 직종이라

    암튼 별바노성님 우리 모두 행복합시다 스릉흡니드~~~~

  • @나의대통령이재명

    ㅋㅋㅋ 얼렁 주무시삼

  • 2024.05.16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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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과바람의노래

    9분뒤에 마지막 한잔 마시고 잠 ㄱㄱ

  • 2024.05.16 06:10  (수정 05.16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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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종원은...대패삼겹살을 만들거 아님??지금 냉삼은 어릴적 그 냉삼 맛이....안 남 ..주댕이가 고급으 되서 그런거 ㅠㅠ

  • 2024.05.16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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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두번

    옛날 삼겹살이믄 다 냉동에 대패입니다 으르신 

  • 2024.05.16 07:07  (수정 05.1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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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대통령이재명

    그건 암...대패 보다는 살짝 두꺼워심

  • 2024.05.16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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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8656551&memberNo=42044212&searchKeyword=%EB%B0%B1%EC%A2%85%EC%9B%90&searchRank=53

    고기 써는 기계랑 햄 써는 기계랑 두깨게 달라심

  • 2024.05.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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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삼이 먼가했더니 냉동삼겹살이구나.. ㅎㅎ

    글 읽으면서 몽글몽글 추억소환되네요

    그시절 난 어땠나 생각해보니

    엄마가 우유대리점을 하셔서

    우유랑 요거트는 원없이 먹었네요

    그래서 키가 컸나?? 🤣🤣

    지금은 입에도 안대요 ㅎㅎ

    잇모닝이요 나의대통령님 💙

  • 2024.05.1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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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삼아니고 우삼겹만든거 아닌가요?? 냉삼만들었다는 말은 첨듣는데;;

  • 2024.05.1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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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스토텔레스의편지

    대패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