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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3.06.01 07:03
86
3
https://itssa.co.kr/4200337

https://youtu.be/hgRA6aQEOMo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가 짊어진 슬픔과 고독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젊은 베르테르는 자신의 감성을 이해해줄 수 있는 진정한 수신인(빌헬름)이 필요했기에 서신의 형식(물론 괴테가 그럴 필요성을 느꼈겠지만)을 취했습니다. 그의 편지는 항상 나로부터 출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나'란 바로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존귀한 자아나 삶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베르테르의 편지가 보내질 수신자인 '너'를 항상 전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베르테르의 일인칭 서술 편지는 나로부터 출발하는 고독과 슬픔을 항상 누군가와 대화를 통해(로테나 알베르트) 나누고 싶어하는 베르테르의 이중적인 감정의 표현이 아닐까요? 우린 누구나 홀로 이 세상에 던져진 고독과 슬픔을 숙명적으로 안고 살아갑니다. 그 고독과 슬픔의 본질은 각자마다 다를 수 있을지언정, 누구나 죽는 것은 혼자해야 하는 운명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느끼는 고독과 권태, 슬픔 같은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고자 할 때, 어떤 사람을 선택하거나 자기 자신이 됐든, 베르테르 역시 빌헬름을 수신자로 선택합니다. 빌헬름은 그런 베르테르가 자신의 감정을 거리낌 없이 표출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역할을 하지만, 결국 베르테르의 그 본연적 슬픔과 고독은 로테와의 사랑을 성취할 수 없(결국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로테에게서 사랑을 얻지 못해 그랬지만, 그의 고독과 슬픔의 본질은 오로지 자신이 선택한 자살에 의해서만 이해되어질 수 있다는 걸 웅변적으로 말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는 데서 오는 좌절로 인해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고독과 이름모를 슬픔과 우수에 대한 짙은 감성을 지닌 사람일수록 자기를 이해해 줄 진정한 한 사람의 마음을 갈망합니다. 그럼 그렇게 순수한 인식에 바쳐진 의식(인식)적 삶은 진정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결코 아닙니다. 오로지 자기를 배반하고 자학하며 회의하게 만들 뿐, 그 절멸적 의지에서만 그것이 성취될 수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낍니다. 상식적으론 납득이 가질 않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베르테르의 열정이 왜 그런 자의적인 파멸(생의 절멸)을 선택해서라도 자신의 자살을 설명하는 것일까요?

 

제가 위와 같은 회의(냉소)적인 시각을 갖게 되는 것은, 항상 자기 자신은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강한 자기최면(정열), 아님 타자에게 평가받고 싶은 지배(인정)욕구, 그런 자의식이 구축한 어떤 초월적 세계(그것이 자살이 됐든, 뭐든지 간에 생을 끝장 낼 때 모든 욕망이 사라지는 죽음을 통해)에다 자신을 내맡겨서라도 그 정당성을 확보하고자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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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튀르 작성자
    2023.06.0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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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폴레옹 같은 정복자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그토록 심취했던 건 무엇 때문일까요?^^;;

  • 2023.06.01 07:17
    베스트

    롯데 신격호 회장도 '젊은 베르터의 슬픔'에 푹 빠져서 '롯데'라는 기업 상호도 여주 '샤롯데'에서 따온 거라고 주워 들음~

  • 이지튀르 작성자
    2023.06.01 07:20
    베스트
    @용탱이~🙋🙆

    그렇다고 하네요^^;;

    돈 버는 데만 열중할 것 같은 기업가가 말입니다.
    아무튼 신격호 회장은 돈도 벌면서 로맨스로 바람 잘날 없었나 봅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