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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3.03.21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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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3190393

정신적인 죽음과 등가라고 생각했던 에드와르 뭉크. 사랑과 관능의 끝없는 추구는 죽음(암컷 사마귀가 수컷과 사랑을 나누면서 수컷의 머리를 아작아작 씹어 먹는 것처럼)을 동반한다. 탐미주의는 퇴폐주의다. 자기 자신에 대한 열정(성실)에 사로잡힌 者는 아름다움에 도취된다. 美에 대한 절대적 추구는 '죽음'. 죽음 그 자체는 현존의 不在, 무아지경(엑스터시)! 루치노 비스콘티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에서 아센바흐가 미소년의 아름다움에 홀려, 기꺼이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

 

다운로드.jpeg

 

위의 한스 발둥의 그림(Three Ages of the Woman and the Death ,1510)을 보면 긴 머리의 윤기나는 머리칼을 반짝이며 거울을 들여다 보고 있는 한 나부의 탱탱한 몸뚱이 위로 모래 시계를 들고 있는 앙상한 해골의 모습, 아마 시간이 흐른 뒤 그녀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잔인한 시간은 흐른다. 그 아름다운 젊음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모르기라도 하는 듯, 젊은 나부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있다. 허나 시간은 가혹하고 잔인한 법! 시간이 무섭고 공포스러운 것은 그 결과(늙고 추한 죽음의 육신)가 나중에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랑이라는 젊음에 도취되고 그것을 붙잡고자 할 때는 당연스레 죽음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아기는 웅크리고 그 젊은 나부를 하염없이 쳐다본다. 땅에는 새빨간 사과만이 덩그러이 놓여져 있다. 아마 그 사과는 젊은 나부의 관능을 상징하는 것이리라.


왜, 뭉크는 '여자의 젊음과 사랑은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죽음'이라고 여겼을까? 뭉크는 여자를 세 가지 像으로 바라보았다고 한다.

*꿈꾸는 여자("유년 시절엔 사는게 정말 수월했소, 다시 툭툭 털고 전진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는 세월과 함께 자신의 꿈 속에 갇힌 것을 깨닫죠." - 영화,데이비드 헤어의 <웨더비> - 중에서)


*삶을 갈망하는 여자(자신의 젊음, 아름다움,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착각하면서 삶을 지탱하기에...)

 

*체념하는 여자('죽음의 기쁨'은 그렇게 모든 걸 덧없이 만들고...)

 

https://youtu.be/XsEUFl6OpRg

 

죽음의 기쁨

                       - CH. 보들레르 -



달팽이 기어다니는 진흙 땅에
내 손수 깊은 구덩이를 파리라
거기 내 손수 뼈를 편히 쉬게 묻어
물 속의 상어처럼 망각 속에 잠들리라

나는 유서를 꺼리고 무덤을 미워한다
죽어 부질없이 남의 눈물을 바라느니 보다
내 차라리 산 채로 까마귀를 불러
더러운 뼈 마디를 쪼아 먹게 하리라

오,구더기! 눈도 귀도 없는 어둠의 빛이여,
너 위해 부패의 아들, 방탕의 철학자
기뻐할 불량배의 사자는 오도다

내 송장에 주저 말고 파고 들어
죽음 속에 죽은, 넋없는 썩은 살 속에서
구더기여, 내게 물어라, 여태 괴로움이 남아 있는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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