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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SideStory
2022.09.2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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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tssa.co.kr/651608

한 타자가 있다. 통산 639안타를 치는 동안 홈런을 무려 195개를 날렸다. 안타 중 무려 31%가 홈런인 이 타자가 만일 3,000안타에 성공한다면 홈런 개수는 무려 915개가 되는 무시무시한 장타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역대 3,000안타에 성공한 선수들 중 800홈런을 달성한 선수도 없고, 현재 700홈런을 달성한 4명의 레전드 선수와 비교해봐도 안타 대비 홈런 생산능력이 월등하다. 이 선수의 이름은 "카일 슈와버"다.

  • 베리 본즈(약): 2,935안타 762홈런, 약 26%

  • 행크 애런: 3,771안타 755홈런, 약 20%

  • 베이브 루스: 2,873안타, 714홈런, 약 25%

  • 앨버트 푸홀스: 3,378안타, 700홈런, 약 21%

말마따나 걸리면 홈런을 만들어내는 무시무시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 선수의 통산 bWAR는 10.4다.

내 눈을 의심해본다.

저 성적으로 3년에 만들어냈다 하더라도 평균 213안타에 홈런이 무려 65개인데 bWAR가 평균 3.5밖에 안되는 것도 말이 안되는데 문제는 이 선수가 햇수로 8년차에 접어든 선수라는 점이다. 그래, 이 무시무시한 홈런생산능력이라면 공격기여도인 oWAR는 높더라도 수비기여도인 dWAR에서 많이 까먹었으리라고 본다.

우선 dWAR를 살펴보면 절망적인게 맞다. 메이저리그 대부분의 커리어가 좌익수였던 통산 dWAR는 -6.5, 최고 시즌 성적이 0.0일 정도로 수비에서는 도리어 팀을 방해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통산 평균대비 수비실점억제점수(Rdrs)가 "-26"이라는 소리는 대체선수 대비 슈와버가 팀에 26점의 실점을 안겼다는 이야기다.

그래, 그럼 공격에서는 좀 기여했겠지. 그런데 생각해보면, 통산 bWAR가 10.4인데 dWAR -6.5를 반영해도 oWAR가 16.9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실제 슈와버의 oWAR는 14.0로 얼추 비슷하다. 아니, 걸리면 홈런인 선수가 어떻게 통산 공격기여도가 14.0밖에 되지 않는걸까? 조정 OPS인 OPS+는 통산 120으로 현역 선수들 중 조시 벨, 에반 롱고리아와 같은 공동 34위이고 좌타자 기준으로는 현역 11위에 랭크할 만큼 가공할 타격능력을 보여주고 있는데도 말이다.

타율이 문제일까? OPS가 문제일까? 가장 좋은 비교대상이 있다. 바로 통산 OPS+ 123을 기록하고 있고, 데뷔시즌이 같은 선수, 맥스 먼시다. 공교롭게도 먼시와 슈와버의 통산 타율은 .232로 똑같고, 출루는 먼시가, 장타율은 슈와버가 높아 OPS도 0.002차이밖에 나지 않는만큼 비교대상으로는 제격이다. 우선 겉으로 보여지는 성적으로 비교해보자.

  • 카일 슈와버: 810경기, 2,753타수, 639안타, 195홈런, 437타점, 464득점, 416볼넷, 910삼진, .232/.337/.492, OPS .829, OPS+ 120, oWAR 14.0

  • 맥스 먼시: 703경기, 2,238타수, 520안타, 144홈런, 382타점, 402득점, 401볼넷, 649삼진, .232/.354/.476, OPS .831, OPS+ 123, oWAR 15.6

뛴 경기수가 많은만큼 슈와버가 먼시보다 통산 안타갯수와 홈런갯수, 타점과 득점 모두 먼시에 앞선다. 먼시가 아무래도 2017년을 통째로 날린 경험도 있어서 경기수가 107경기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슈와버도 2016년을 날린만큼 또이또이하다고 볼 수 있다. 한번 먼시의 경기수를 슈와버와 맞춰보자.

  • 먼시의 810경기 환산 스탯: 2,578타수, 599안타, 166홈런, 440타점, 463득점, 462볼넷, 748삼진.

역시, 홈런하면 슈와버다. 게다가 타수에서 차이가 나는만큼 안타와 홈런갯수는 먼시가 슈와버를 따라잡는데 어려움이 있다. 다만 볼넷갯수에서는 슈와버를 앞질렀다. 그럼 경기수가 아닌 타수에 맞춰 환산하면 어떻게 될까?

  • 먼시의 2,753타수 환산 스탯: 640안타, 177홈런, 470타점, 494득점, 493볼넷, 798삼진.

이렇게 맞춰봐도 홈런수는 슈와버를 못따라간다. 다만 안타갯수는 타율이 같으니 동일하고, 타점과 득점에서도 슈와버를 앞질러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경기를 가름할 수 있는 타점과 득점을 더욱 더 생산해줄 수 있는 먼시가 슈와버보다 OPS+가 살짝 높은게 이해가 간다. 그런데 WAR는 대체적으로 누적지표다. 그런데 슈와버가 경기수와 타수가 더 많음에도 먼시보다 oWAR에서 도리어 밀리는 경향을 보이는건 무엇 때문일까? 정확하게 유추해볼 수는 없겠지만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를 통해 왜 슈와버가 oWAR를 못쌓고 있는지를 알아보자.

1) 득점권 상황에서의 부진.

아무래도 1~6번에 위치한 선수들이 7~9번에 위치한 선수에 비해서 공격적으로 높은 기여를 해낼 수 있음을 입증한 선수라고 보여지고, 이 선수들의 앞에 득점권 주자가 놓여질 가능성이 높다. 앞에서 홈런으로 득점권주자를 전부 치우지 않는 이상에는 말이다. 두 선수의 득점권 통산 스탯을 비교해보면,

  • 슈와버: 733타석, 595타수, 134안타, 43홈런(64장타), 239타점, 274득점, 116볼넷, 184삼진, .225/.353/.481, OPS .834

  • 먼시: 696타석, 542타수, 145안타, 32홈런(66장타), 235타점, 253득점, 127볼넷, 154삼진, .268/.407/.509, OPS .916

타수에서 손해를 본 먼시가 도리어 슈와버보다 4푼이 넘는 타율과 0.08 더 높은 OPS를 자랑하고 있다. 득점권 상황에서 슈와버도 OPS가 0.8을 넘기면서 준수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상황에서의 tOPS(상황별 조정 OPS)는 103에 불과하다. 먼시의 tOPS는 122로 통산 OPS+와 비슷한 반면 슈와버는 득점권에서 도리어 OPS+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아무래도 경기의 승리를 좌우할 수 있는 타자가 WAR가 높은 것을 보면 슈와버가 먼시에 비해서 득점권에서 약한 것은 분명하다.

2) 클러치 상황에서의 부진.

베이스볼레퍼런스에서는 득점권 상황 중 특별히 2아웃 상황에서의 득점권 상황을 "클러치 스탯"으로 보고 있다. 즉, 타자가 가장 긴장할 수 있는 순간에 얼마나 잘하는가를 보여주는데, 이 지표를 살펴보면,

  • 슈와버: 335타석, 274타수, 50안타, 17홈런(24장타), 90타점, 102득점, 58볼넷, 91삼진, .183/.331/.398, OPS .729, tOPS+ 79

  • 먼시: 330타석, 253타수, 58안타, 18홈런(29장타), 98타점, 105득점, 75볼넷, 81삼진, .229/.409/.486, OPS .895, tOPS+ 118

2아웃 상황 득점권에 두 타자의 성적은 평범한 득점권 상황보다 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이제 먼시는 슈와버보다 적은 타수로도 누적스탯이 앞서기 시작하며 타율은 두 사람 모두 평범한 상황 대비 4푼이 낮아졌지만 OPS의 감소폭이 슈와버는 0.1이 넘는 반면 먼시는 0.02밖에 감소하지 않는만큼 출루와 장타면에서는 여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점이 먼시의 oWAR가 적은 타석수에도 불구하고 슈와버보다 높은 이유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슈와버에게는 "2년의 어린 나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기 때문에 2년동안 어떤 스탯을 쌓을지에 따라서 먼시를 앞지를 수 있겠지만, 통산 WAR에서는 슈와버가 먼시를 따라잡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먼시의 dWAR는 0.5이고 평균대비 수비실점억제점수(Rdrs)도 +4로 잘 하진 못하더라도 팀에 악재가 되지는 않고 있다.

슈와버가 WAR를 손해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제부터 지명타자를 뛰는 것이 어떨까 싶다.

LA다저스, 아스날 팬입니다.

꼴페미가 전부 멸망해도 민주진영에 아무런 피해도 없거니와 이 지구의 평화에 유익이 될 뿐입니다.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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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6 17:52
    베스트

    믈브 안본지 오래됐네 ㅠㅠ

    커쇼 일요일인가 10승하고 ㅎㅎㅎ

     

  • 2022.09.26 18:30
    베스트
    @강남구갑 그럼에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2022.09.26 19:11
    베스트

    글이 길어도 재밌네요 끝까지 잘읽었어요~~ 좋은정보 감사 ㅎㅎ 잇싸에도 스포츠 소식이 많이 올라와야할텐데요~~

  • 2022.09.26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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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타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2022.09.26 19:55
    베스트

    국내야구였으면 슈와버나 갈로같은 선수들은 2군행일듯

    빌리빈이 추구했던 ops형 타자가 되기에도 낮은 출루율은 심각하네요. 예전 애덤 던 정도는 해야 가치가 있을텐데.

    슈와버는 DH해야겠네요 ㅋㅋ

     

  • 2022.09.26 19:59
    베스트
    @Kogoro

    그래도 슈와버를 1M으로 KBO에서 쓴다면 절하면서 써야죠.
    현재 슈와버는 20M을 받고 있는 중심타자랍니다! <- 내년부터군요. ^^;;;
    물론 같은 팀에서 나이가 같고 7.7M을 받으면서 슈와버보다 더 잘하는 호스킨스라는 존재가 있지만요. ^^;;;;

  • 2022.09.2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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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도르킴 금액적이득은 있겠지만 리그보정이 없다는 가정에
    그 성적 그대로라면 지금 뛰고 있는 A급용병들과 크게
    war차이가 없을것 같아요. 오클랜드에 있었던 크리스 데이비스의 길을 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 2022.09.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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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goro KBO 씹어먹던 에릭 테임즈의 메이저 통산 OPS+가 108인 점을 보면 슈와버가 못할 것 같지는 않아보입니다. 물론 기록으로만 보자면요. 그때 KBO와 지금 KBO가 달라진 것도 분명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그건 그렇고 볼티모어의 크데인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 오클크데 성적 보니까 확실히 연봉을 많이 받은 것이 도리어 커리어를 더 길게 못 끌고 가게 하는 요소가 되는 것 같네요. 많은 연봉에 적응된 선수가 자기 연봉을 디스카운트하기는 쉽지 않을테니까요. 그래도 슈와버는 오클크데(27%)보다도 안타대비 홈런비율이 훨씬 높으니까 30홈런 꾸준히 기록해주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을까 싶어요.
  • 2022.09.27 05:37
    베스트

    와우 정말 좋은 분석글입니다. 잇싸에서 이런 수준높은 피드를 만날줄은 몰랐네요. 항상 슈와버같은 선수들은 팀입장에서 일종의 딜레마를 제공하는데 님의 분석처럼 지명타자로 안뛰고 수비까지할 경우 공격에서 포인트 벌고 수비로 다 까먹거나 아쉬운 선구안으로 삼진비율이 높아서 공격의 흐름이 끊긴다던지 이런게 아쉽죠. 그래도 스탯상 안타수 대비 홈런비율은 정말 무시무시하군요. 이러다 기량이 꽃피면 진짜 로또처럼 폭팔할지도 ㅎㅎㅎ

  • 2022.09.27 08:09
    베스트
    @caruso1978 100안타만 때리면 30홈런이 따라오는 이런 타자, 흔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