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은 우리 진영의 최대 공신이다. 하지만 그의 실패가 우리 진영의 실패가 되서는 안된다.

김어준이 잘 모르고 관심 없었지만, 표심에 엄청난 영향을 준 이슈. 하나는 부동산이고, 다른 하나는 페미이슈이다. 부동산으로 민심이반이 돌릴 수 없이 심해졌을 때야 겨우 뉴공과 다뵈에서 부동산 이야기를 시작했고, 여전히 사람들의 불안감을 이해하지 못하고, 헛소리하면서 게스트의 말을 짤라 먹었다. 그리고 털보는 여전히 페미이슈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김어준이 내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을 알기가 어려울 것이다. 많은 부침이 있긴 했지만, 현재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성공도 했고, 굴지의 대기업을 자기 발로 걷어 차고 나오고, 정권과 맞설 수 있는 배짱을 가진 사람이 소시민의 불안감을 이해하는게 더 이상한거 아닌가.

페미이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68년의 남성이 80년대 후반출생부터 급격하게 바뀐 젊은 남성들의 세대 경험을 이해하는게 당연히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기가 모르는 문제에 대해서도 사려 깊지 못한 말을 했고, 진영 전체의 실패를 유도했다. 딴게 클리앙에서 아무리 부동산, 페미 문제 심각하다고 민심이반이 돌릴 수 없는 지경이 되는 것 같다고 해도, 김어준이 부동산에 대해, 젊은 남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말 한마디를 하면, 그 즉시 모든 이슈는 정리되었다. 그의 신도들은 부동산과 페미이슈를 말하는 일종의 경보자들을 알바로 몰고, 욕했고, 몰아내었다. 잘못된 정책을 조기에 교정할 기회를 박탈해 버렸다.

그리고 역대 최약체 상대 후보에게 졌다. 가장 열성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던 40대는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고, 민주진영의 전통적 지지자였던 젊은 세대는 성별을 기준으로 반으로 갈라졌다. 20년 집권을 이야기 할 정도로 진보우위의 시대가 열렸다고 했지만, 정권은 5년을 유지했을 뿐이다.

나는 여전히 김어준을 좋아한다. 솔직히 김어준 같은 사람이 세상에 몇명이나 되겠나 그런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가 실패하는 지점에서 우리 진영이 실패해서는 안된다. 그가 문제인가, 그의 신도가 문제인가.